"좋아, 그럼 꿈의 나라로 데려가지. 놀라지 마, 주지육림이라는 게……"
"카페야?"
"그래."
"가자!"
그런 대화 끝에 둘이 시영 전차를 탔고, 호리키는 신이 나서,
"나는 오늘 밤 여자한테 굶주렸어. 여급한테 키스해도 될까?"
저는 호리키가 그런 주정을 부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호리키도 그걸 알기에 제게 거듭 확인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알겠지?키스할 거야.내 옆에 앉은 여급한테 분명히 키스해서 보여줄 거야.알겠지?"
"상관없겠지."
"고마워! 나는 여자한테 굶주렸거든."
긴자 4초메에서 내려 그 소위 주지육림의 대형 카페에 쓰네코를 유일한 희망으로 삼아 거의 무일푼으로 들어갔습니다. 비어 있는 박스석에 호리키와 마주 보고 앉자마자 쓰네코와 다른 여급 한 명이 달려왔고, 그 다른 여급은 제 곁에, 쓰네코는 호리키 곁에 털썩 앉는 것을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쓰네코가 곧 키스를 당할 것이다.
아깝다는 기분은 아니었습니다.저는 원래 소유욕이 희박했고, 가끔 은근히 아쉬운 기분이 들어도 그 소유권을 과감히 주장하며 남과 다툴 기력이 없었습니다.나중에 저는 제 내연의 처가 범해지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기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인간의 다툼에 되도록 엮이고 싶지 않았습니다.그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이 두려웠습니다.쓰네코와 저는 하룻밤 사이일 뿐입니다.쓰네코는 제 것이 아닙니다.아깝다는 식의 오만한 욕심을 제가 가질 리 없습니다.그렇지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제 눈앞에서 호리키의 격렬한 키스를 받을 쓰네코의 처지가 가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호리키에게 더럽혀진 쓰네코는 나와 헤어져야만 할 것이고, 그렇다고 내게 쓰네코를 붙잡을 만한 긍정적인 열정도 없으니, '아, 이제 이걸로 끝이구나' 하고 쓰네코의 불행에 일순간 가슴이 철렁했으나 곧 물처럼 순순히 체념하고 호리키와 쓰네코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히죽거렸습니다.
하지만 사태는 정말 뜻밖에도 더 나쁜 쪽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그만뒀어!"
하고 호리키가 입을 비틀며 말했고,
"아무리 나라도 이런 빈티 나는 여자한테는……"
질렸다는 듯 팔짱을 끼고 쓰네코를 빤히 쳐다보며 쓴웃음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술 줘. 돈은 없어."
저는 작은 목소리로 쓰네코에게 말했습니다.그야말로 퍼붓듯이 마시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소위 속물의 눈으로 보면 쓰네코는 술 취한 놈의 키스 값도 안 되는 그저 초라하고 빈티 나는 여자였습니다.의외랄까, 뜻밖이랄까, 저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었습니다.저는 지금까지 없었던 만큼 마시고 또 마시며 술에 흠뻑 취해 쓰네코와 얼굴을 마주 보고 슬프게 미소 지었습니다. 과연 그 말을 듣고 보니 이 여자는 묘하게 지치고 빈티 나는 여자일 뿐이구나 생각함과 동시에, 돈 없는 사람끼리의 친화(빈부의 불화는 진부해 보여도 드라마의 영원한 테마 중 하나라고 저는 지금 생각합니다만)가, 그 친화감이 가슴에 차올라 쓰네코가 사랑스러워졌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 적극적으로, 비록 미약하나마 연심이 움직이는 것을 자각했습니다.토했습니다.정신을 잃었습니다.술을 마시고 이렇게 자신을 잃을 정도로 취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머리맡에 쓰네코가 앉아 있었습니다.혼조의 목수 집 이층 방에 누워 있었던 것입니다.
돈 떨어지면 인연도 떨어진다는 말, 농담인 줄 알았더니 진심이었어?안 와주잖아.참 까다로운 인연이네.내가 벌어다 줘도 안 되는 거야?
"안 돼."
그 후 여자도 잠시 쉬다가 새벽녘에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습니다. 여자도 인간으로서의 삶에 완전히 지친 듯 보였고, 저 역시 세상에 대한 공포와 귀찮음, 돈, 그놈의 운동, 여자, 학업 같은 것들을 생각하면 더는 버티며 살아갈 자신이 없어 그 사람의 제안에 쉽게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실감 나는 '죽자'는 각오는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어딘가에 '장난기'가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날 오전, 우리는 아사쿠사 6구를 배회했습니다.찻집에 들어가 우유를 마셨습니다.
"당신, 계산하고 와."
저는 일어나 소매에서 지갑을 꺼내 열어보았습니다. 구리 동전 세 잎. 수치심보다 더한 참담한 기분이 밀려왔습니다. 곧바로 뇌리에 떠오른 것은 센유칸의 제 방, 제복과 이불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을 뿐 나머지는 저당 잡힐 만한 물건 하나 없는 황량한 방, 그리고 지금 제가 입고 다니는 무늬 있는 기모노와 망토뿐이었습니다. 이것이 제 현실이구나, 더는 살아갈 수 없구나 하는 사실을 똑똑히 깨달았습니다.
제가 머뭇거리자 여자도 일어나 제 지갑을 들여다보며,
"어머, 겨우 이것뿐이야?"
악의 없는 말이었겠지만, 그것이 뼛속까지 사무칠 정도로 아팠습니다.제가 사랑한 사람의 목소리였기에 처음으로 아팠던 것입니다.많고 적고를 떠나 구리 동전 세 잎은 애초에 돈이라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그것은 제가 일찍이 맛본 적 없는 기묘한 굴욕이었습니다.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굴욕이었습니다.결국 그때의 저는 아직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종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바로 그때, 저는 스스로 죽기로, 실감 나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날 밤, 우리는 가마쿠라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여자는 이 오비는 가게 친구에게 빌린 거니까, 라고 말하며 오비를 풀어서 개어 바위 위에 두었고, 저도 망토를 벗어 같은 곳에 두고 함께 입수했습니다.
여자는 죽었습니다.그리고 저만 살아남았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학생이었고, 또 아버지의 이름에도 어느 정도 이른바 '뉴스 가치'가 있었던 탓인지, 신문에도 꽤 크게 문제로 다뤄진 듯했습니다.
저는 해변의 병원에 수용되었고, 고향에서 친척 중 한 명이 달려와 온갖 뒤처리를 해주었으며, 그러고는 고향에 계신 아버지를 비롯해 온 집안이 격노하고 있으니, 이제 본가와는 의절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제게 남기고 돌아갔습니다.하지만 저는 그런 일보다는 죽은 쓰네코가 그리워, 훌쩍훌쩍 울기만 했습니다.정말로, 지금까지의 사람들 중에서 그 빈티 나는 쓰네코만큼은 좋아했었으니까요.
하숙집 딸에게서 단가를 오십 수나 적어 내려간 긴 편지가 왔습니다."살아주세요"라는 이상한 말로 시작하는 단가들, 오십 수였습니다.또한 제 병실에 간호사들이 밝게 웃으며 놀러 오기도 했고, 제 손을 꽉 쥐고 돌아가는 간호사도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제 왼쪽 폐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게 제게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 되었고, 머지않아 저는 자살방조죄라는 죄명으로 병원에서 경찰로 연행되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저를 환자 취급해 주었고, 특별히 보호실에 수용해 주었습니다.
심야, 보호실 옆 숙직실에서 밤을 새우며 지키던 나이 든 순경이 사이에 있는 문을 살며시 열고는,
"어이!"
하고 저를 불렀고,
"춥지? 이리 와서 불 좀 쬐어."
하고 말했습니다.
저는 일부러 시무룩하게 숙직실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 화로에 불을 쬐었습니다.
"역시 죽은 여자가 그리운 거지?"
"네."
일부러 금방이라도 꺼질 듯 가느다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게 바로 인지상정이라는 거지."
그는 점차 거드름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그 여자와 관계를 맺은 건 어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