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등 입도에게 자주 말하곤 했다. 입도는 은밀히 혼례의 길일을 역법으로 알아보게 하고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듯 말하는 아내를 무시한 채 제자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스스로 여러 가지 준비를 했다. 그리하여 딸이 사는 집의 설비를 아름답게 정돈했다. 열사흘 달이 화려하게 떠올랐을 무렵, 그저 "저물어가는 달과 꽃을 즐기는 이 아까운 밤, 마음 통하는 이와 함께 보고 싶구려"라고만 적은 마중 편지를 해안 별관의 겐지에게 가져다주게 했다. 풍류를 아는 남자라 생각하며 겐지는 노시를 단정하게 갈아입고, 밤이 깊어진 뒤에 길을 나섰다. 좋은 가마도 준비되어 있었으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말로 향하는 것이었다. 고레미쓰 정도만 한두 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갔다. 산 쪽의 집은 다소 멀리 떨어져 있었다. 도중의 후미에 비친 달밤의 풍경이 아름답다. 무라사키노 우에가 겐지의 마음속에 그리웠다. 이 말을 탄 채로 교토까지 가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가을밤의 달빛 닮은 저 말이여, 내가 그리워하는 하늘가로 달려가 주렴, 잠시라도 볼 수 있게."
하고 혼잣말이 나왔다. 산 쪽 집은 정원의 아름다움이 해변 저택보다 뛰어났다. 해변 저택은 화려하게 지었고, 이곳은 고요하고 깊숙함을 위주로 했다. 젊은 여인이 머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쓸쓸했다. 이런 곳에 있으면 인생의 모든 일이 사무치게 느껴질 것이라며 겐지는 여인을 가엾게 여겼다. 삼매당이 가까워 그곳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솔바람 소리와 어우러져 애처로웠다. 바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들의 모양도 모두 훌륭했다. 정원 속에는 온갖 가을 벌레가 모여 울고 있었다. 겐지는 저택 안을 한참 이리저리 거닐어 보았다. 딸의 거처인 건물은 유난히 잘 지어져 있었다. 달빛이 비치는 아내문이 조금 열려 있었다. 그곳 툇마루에 올라 겐지는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이렇게까지 가까이 다가가 만날 생각은 없었던 여인이었기에, 서먹하게만 대답했다. 귀족답게 도도한 여인이었다. 더 높은 신분의 여인이라도 지금까지 이 여인에게 보낸 열정만큼 보여주었다면 모두 호의를 보였을 것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이 여인은 지금의 자신을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닐까 하며, 조바심 속에 겐지는 그런 생각도 했다. 강제로 취하는 것은 처음부터 본의가 아니며, 여인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한 겐지가 점점 달아오르는 말들은, 아카시의 포구에서 하기에는 조금 격에 맞지 않아 아까울 정도로 고상한 것이었다. 기초의 끈이 움직여 닿았을 때, 십삼현 거문고 줄이 울렸다. 그 소리로 방금까지 거문고 등을 연주하던 젊은 여인의 아름다운 실내 생활이 상상되어 겐지는 더욱 달아올랐다.
"지금 소리가 조금 났군요. 거문고라도 제게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까?"
라고 겐지가 말했다.
나누는 밀어 속삭일 사람 있었으면, 덧없는 세상의 꿈도 반쯤 깨어날까 싶어.
밝지 않는 밤에 그대로 헤매는 마음에는, 무엇을 꿈이라 구별하여 말하리오.
앞것은 겐지의 노래이고 뒤것은 여인이 답한 것이다. 희미하게 말하는 모습은 이세노 미야스도코로를 쏙 빼닮은 사람이었다. 겐지가 그곳으로 들어오리라고는 여인이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에 갑작스러운 일이기도 해서, 여인은 일어나 가까운 방 하나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문은 다시 열 수 없게 빗장을 걸어 잠갔다. 겐지는 억지로 들어가려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겐지가 주저한 것은 아주 잠깐의 순간이었고, 결국은 갈 데까지 가버린 셈이었다. 여인은 키가 좀 컸고 기품 있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겐지 자신도 큰 충동을 느끼지 않은 채 이렇게 된 것도 전생의 인연이리라 생각하니, 그 일로 인해 오히려 사랑이 솟아오르는 듯했다. 겐지의 입장에서 보면 갈수록 더 좋아지는 사랑이라 할 만했다. 평소라면 고통스럽게만 느껴지던 긴 가을밤도 금방 밝아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성의 있는 약속을 나누고 겐지는 아침이 되기 전에 돌아갔다.
다음 날은 편지를 보내는 것이 이전보다 남의 눈치가 더 보였다. 겐지의 마음속에 있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입도 쪽에서도 공공연한 일로 만들고 싶지 않아, 혼인 이튿날 사자도 그 일로 유난을 떨며 처리하지는 않았다. 이런 점에서도 여인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은 듯했다. 그 후로 때때로 겐지는 찾아갔다. 거리가 좀 있는 곳이라 마을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도 생각하여 간격을 두곤 했지만, 여인은 미리 근심했던 일이 사실이 된 것처럼 받아들이고 번민하는 모습을 보고는 아버지인 입도 또한 불안해져서, 극락왕생의 염원도 잊은 채 불공 드리는 일도 게을리하고 겐지 공이 찾아오는 것을 중대하게 여겼다. 입도 입장에서는 일이 성취된 셈이지만, 그 상황에서 새로이 고민에 빠진 딸의 모습이 가련했다. 니조원의 무라사키노 우에에게 이 소문이 전해져서는, 연애 문제로 질투할 가치가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비밀로 하는 자신의 태도를 원망하는 듯한 기색에 괴롭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던 겐지가 무라사키노 우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이것만으로도 상상할 수 있다. 여왕 또한 겐지를 사랑하는 만큼 다른 연인과의 관계에 불쾌한 기색을 보였던 때를 지금 떠올리며, 왜 하찮은 일로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 했는지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는 겐지였다. 새로운 연인을 얻어도 여왕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위로받을 수 없었기에, 평소보다도 더 애틋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겐지는 교토로 썼는데, 그 말미에 이번 일을 적었다.
과거 제 행동이긴 하나, 당신을 불쾌하게 했던 하찮은 여러 사건을 떠올리면 가슴이 저려옵니다. 그런데도 또 여기서 불필요한 꿈을 하나 꾸었습니다. 이 고백을 통해 제가 당신에게 얼마나 숨김없는 마음을 품고 있는지 헤아려 보아 주십시오. '맹세한 것도'(잊지 않겠다 맹세한 것을 어긴다면 미카사 산의 신께서도 굽어살피시리)라는 노래처럼 저는 믿고 있습니다.
라고 적고는 다시,
모든 것이,
"가슴이 미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구려. 잠시 맺은 인연은 해녀의 심심풀이일지라도."
라고 덧쓴 편지였다.
교토에서 온 답장은 무구하고 가련한 것이었으나, 그 속에는 겐지의 고백에 대한 감상이 적혀 있었다.
"말씀하지 않고는 못 배기실 만큼 현재 마음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셔서 잘 알겠습니다만, 저에게는 새로운 연인에게 기울어 계신 모습이 예전의 여러 경우와 겹쳐 상상이 갑니다."
"변함없으리라 믿었건만, 약속한 거문고 줄의 가락은 결코 소나무보다 파도를 넘지 않으리라."
표면적이지만 억울하다는 마음도 분명 스쳐 지나가며 적힌 것임을 겐지는 가엾게 여겼다. 이 편지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후 며칠 동안은 산 쪽 집으로 갈 기분도 들지 않았다. 여인은 긴 소식 끊김을 보며 이 예감은 이미 처음부터 있었던 일이라 탄식했다. 모녀 사이에는 마지막에는 바다에 몸을 던지면 그만이라는 말을 예전에도 곧잘 나누곤 했는데, 정말 그러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 늙은 부모들만을 의지하며 언제 남들처럼 행복한 딸이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던 과거는 지금에 비하면 번민의 그림자조차 모르던 시절이었다. 세상일은 이토록 괴로운 것인가, 연애도 결혼도 처녀 때 생각했던 것보다 슬픈 일이라 여인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도 겐지에게는 평온한 모습을 보이며 불쾌함을 살 만한 언동은 하지 않았다. 겐지의 사랑은 날이 갈수록 깊어갔으나, 최애의 부인이 홀로 교토에 남아 지금의 여인과의 관계를 여러모로 상상하며 원망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하는 괴로움 때문에, 해변 저택에서 혼자 잠을 청하는 밤이 더 많았다.
겐지는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리고 그 당시의 마음을 글로 덧붙였다. 교토에 있는 이에게 호소하는 심정으로 그리는 것이었다. 여왕의 답장을 이 그림책에서 얻고자 하는 기대로 만드는 것이었다. 감상적인 문학이자 회화로서 뛰어난 작품이다. 마음이 어찌 통했는지 니조원의 여왕도 세상사가 사무치게 슬픈 때마다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생활을 일기처럼 적어두었다. 이 두 그림책의 내용은 필시 흥미진진할 것이다.
봄이 되었으나 제에게 병환이 있어 세상도 뒤숭숭했다. 현 제의 아들은 우다이진의 딸인 조쿄덴의 뇨고에게서 태어난 황자였다. 겨우 두 살이라 당연히 동궁에게 위를 물려주어야 하겠으나, 조정의 후견인이 되어 정무를 총괄할 인물을 누구로 정할지 고민하던 제는 결국 겐지 공을 불운 속에 방치하고 기용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손실이라 생각했다. 태후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겐지에게 사면령이 내려지게 되었다. 작년부터 태후 또한 모노노케 때문에 앓고 있었고, 그 외에도 하늘의 경고 같은 일이 빈번히 일어났으며, 기도와 정진으로 한때 좋았던 안질도 요즈음 다시 악화되어가는 것을 불안하게 여긴 끝에, 7월 20일경에 다시 사면령이 내려져 겐지는 교토로 돌아오라는 명을 받았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리라 겐지도 예상하고 있었으나, 무상한 인생인지라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몰라 불안이 없지는 않았다. 갑작스러운 선지로 귀경이 결정된 것은 기쁜 일이었으나, 아카시의 포구를 버리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은 겐지를 꽤나 괴롭게 했다. 입도 또한 당연한 일이라 여기면서도 가슴을 꽉 막은 듯 슬픈 기분이 들었지만, 겐지가 순조롭게 성공하지 않으면 자신의 오랜 이상도 실현되지 않으리라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 무렵 겐지는 매일 밤 산 쪽 집으로 향했다. 올해 6월경부터 여인은 임신 중이었다. 이별이 다가옴에 따라 얄궂다고 할 정도로 겐지는 여인을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끝내 사랑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인가 싶어 겐지는 번민했다. 여인은 더할 나위 없이 마음이 어지러웠다. 당연한 일이다. 뜻밖의 여행으로 교토를 버렸으나 다시 돌아올 날이 없다는 사실 따위는 겐지가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있었다. 이번에는 행복한 도읍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이곳과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겐지는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가신들에게도 행운은 나누어져 다들 들뜬 마음이었다. 교토에서 온 마중 일행도 그날부터 곧바로 내려온 자들이 많았고, 그들 또한 인생이 즐겁기만 하다고 여기는 듯했으나 주인인 입도만이 울고 있었다. 그러다 7월이 8월이 되었다. 빛깔이 사무치는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자신은 지금이나 예나 연애 때문에 끊임없는 괴로움을 짊어지고, 생각다 못해 죽기까지 해야 하는가 싶어 겐지는 고민에 잠겼다. 여인과의 관계를 아는 자들은,
"반감이 생길 거요. 평소의 나쁜 버릇이지."
라고 말하며, 곤란한 일이라 생각했다. 겐지가 오랫동안 이 관계를 비밀로 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다녔던 사실이 최근에야 사람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에,
"여인 입장에서 보면 평생의 근심을 짊어지게 된 셈이지."
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나곤이 자주 이야기하던 여인이라고 그 무리들이 말할 때, 요시키요는 조금 분했다.
출발이 모레로 다가온 밤, 겐지는 평소보다 일찍 산 쪽 집으로 향했다. 그때까지 제대로 얼굴을 본 적 없던 여인은 귀족다운 기품이 느껴졌고, 이 신분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떠나기가 아쉬워진 겐지는 어떻게든 여인을 교토로 데려오겠다는 마음을 먹고는, 그런 말들로 여인을 위로했다. 여인 또한 겐지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기는 오늘 밤이 처음이었다. 오랜 고생 탓에 겐지의 얼굴에는 수척함이 보였지만, 그것이 오히려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넘치는 애정을 담아 눈물 흘리며 장래를 약속하는 겐지를 보며, 이 정도 행복을 누렸으니 더 바랄 것 없이 단념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인은 겐지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자신의 낮은 가치가 느껴져 슬펐다. 가을바람 속에 듣는 파도 소리는 유독 쓸쓸했다. 소금을 굽는 연기가 하늘 앞에 엷게 떠 있는, 감상에 젖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이번에 헤어진다 해도 소금 굽는 연기는 같은 방향으로 나부끼겠지요.
겐지가 이렇게 말하자,
겹겹이 쌓아 올려 해녀가 굽는 해조의 생각처럼, 이제는 부질없는 원망조차 하지 않겠어요.
라고만 말하고는 가련하게 울기만 할 뿐 더는 말이 없었으나, 겐지에게 가끔 대답하는 말에는 정의 깊이가 보였다. 겐지가 줄곧 듣고 싶어 했던 거문고를 오늘까지 여인이 연주하려 하지 않았던 것을 언급하며 겐지는 원망했다.
"그럼 나중에 당신이 나를 떠올려 줄 수 있도록 나도 연주하기로 하겠소."
겐지는 교토에서 가져온 거문고를 해변의 저택으로 가져오게 하여, 훌륭하고 어려운 곡의 한 대목을 연주했다. 깊은 밤의 맑은 공기 속이라 무척 아름답게 들렸다. 입도는 감동하여 딸에게 권하듯 자신이 직접 13현 거문고를 휘장 안으로 밀어 넣었다. 여인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이끌린 듯 낮은 음으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매우 뛰어난 솜씨였다. 입도노미야의 13현 연주가 오늘날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화려하고 맑은 소리로 듣는 이의 마음을 밝게 하고 연주자의 아름다움마저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게 하는 점이 대단한 명수임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이는 더할 나위 없이 맑은 기예이며, 진정한 음악으로 평가하자면 한 단계 위의 기량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겐지는 생각했다. 겐지 같은 음악의 천재가 처음 맛보는 묘미라고 느낄 정도의 연주였다. 실컷 듣기 전에 그만두었지만, 겐지는 왜 진작 억지로라도 연주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겐지는 열정을 담은 말로 장래를 여러 번 맹세했다.
"이 거문고는 다시 둘이서 함께 연주할 날까지 기념으로 두고 가겠소."
라고 겐지가 거문고 이야기를 꺼내자, 여인은,
대충 부탁해 둔 그 한마디를, 끝없는 거문고 소리에 실어 그리워하려나
말할 것도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겐지는 원망하며,
만날 날까지의 징표로 약속한 거문고 줄의 가락은 결코 변하지 않으리라
라고 말하고는, 아직 이 거문고의 가락이 흐트러지기 전에 반드시 만나러 오겠다고 달래기도 했다. 신뢰하고는 있어도 눈앞의 이별이 그저 여인에게는 슬픈 것이었다. 당연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출발하는 아침이 되어, 더욱이 마중 나온 사람들도 많이 모여 있는 소란 속에, 시간과 사람들의 눈을 피해 겐지는 여인에게 편지를 써 보냈다.
버리고 떠나는 것도 슬픈데, 포구의 파도마저 떠나기가 얼마나 아쉬울까
답장,
해를 넘긴 초가집도 황폐해지고, 괴로운 파도가 돌아가는 곳으로 내 몸도 따라가야 하는가
이는 실감 그대로 적었을 뿐인 노래이지만, 편지를 바라보고 있던 겐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와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거처에서 일 년 넘게 머물다 떠나면서도 그토록 아쉬워하는구나 하고 단순하게 동정하고 있었다. 요시키요 등은 꽤나 마음에 든 여인이었을 것이라며 미워하기도 했다. 시종들은 마음속의 기쁨을 억누르며, 오늘로 떠나는 아카시의 포구와의 이별에 젖은 노래를 짓기도 했으나, 그것은 생략해 두기로 한다.
떠나는 날의 향응을 입도는 화려하게 베풀었다. 모든 사람에게 전별로 훌륭한 여행 복장 한 벌씩을 내주기도 했다. 언제 이런 준비를 했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겐지의 의복은 말할 것도 없이 최고급으로 정선하여 조제해 두었다. 몇 개의 의복 상자가 행렬에 더해지게 되었다. 오늘 입고 갈 사냥옷의 한 구석에 여인의 노래가,
밀려오는 파도에 겹쳐 입은 여행복, 바닷물에 젖어 눅눅하다고 당신은 싫어하시나요
라고 적힌 것을 발견하고는, 떠나는 길이었지만 겐지는 답장을 적었다.
기념으로 바꾸어 입어야겠구려, 만날 날까지의 날짜만큼 떨어져 있을 속옷을
라는 내용이었다.
"정성껏 보낸 것이니."
라고 말하며 그것으로 갈아입었다. 지금까지 입고 있던 의복은 여인에게 보냈다. 추억을 되살리는 사랑의 기교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향기가 밴 옷이 얼마나 유효한지를 겐지는 잘 알고 있었다.
"이미 버린 세상입니다만, 오늘 배웅하지 못하는 것만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