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의 말을 하며 양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입도가 가엾다고 겐지는 생각했지만, 다른 젊은이들의 눈에는 우스꽝스러워 보였을지도 모른다.
세상을 버리고 이곳에서 소금물에 젖는 몸이 되어, 여전히 이 기슭을 차마 떠나지 못하겠구려
아이를 위해 최소한 국경까지는 동행하겠습니다."
라고 입도는 말하고 나서,
"주제넘은 말씀입니다만, 혹여 저를 떠올려 주실 때가 있다면 부디 소식 전해 주십시오."
등의 부탁을 했다. 슬픈 듯 눈가가 붉어진 겐지의 얼굴이 아름다웠다.
"저에게는 당연히 해야 할 의무가 있으니, 제가 결코 정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머지않아 다시금 깨닫게 되실 날이 올 것입니다. 다만 저는 이 집과 떨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울 뿐입니다. 어쩌면 좋겠습니까."
라고 말하고는,
도읍을 떠나던 봄날의 탄식보다 덜할까, 오래 머물던 포구와 이별하는 이 가을이
라며 눈물을 소매로 겐지는 닦고 있었다. 이를 본 입도는 정신이 아득해진 듯 시들어 버렸다. 그 뒤로 거동조차 휘청거리는 모양새였다. 아카시노 기미의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밖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자신의 박복함이 슬픔의 근본이 되어, 버리고 떠나는 원망스러운 겐지가 다시 그리운 모습으로 보이는 순간의 괴로움은, 울어서 간신히 쏟아내는 것밖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머니인 부인도 달래지 못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고생 많은 결혼을 시켰을까. 고집불통인 그 사람 말만 따라 나까지 따라온 것이 잘못이었어."
라며 부인은 탄식하고 있었다.
"시끄러워, 이대로 끝날 일이 아니니 분명 생각이 있으실 거야. 탕이라도 마시고 우선 진정하게나. 아아, 괴로운 일이 생기고 말았군."
입도는 아내와 딸에게 이렇게 말한 채 방 한구석으로 물러나 있었다. 아내와 유모는 입을 모아 입도를 비난했다.
"아가씨를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어 얼마나 오랜 세월 기도를 드려 왔는지 모릅니다. 이제야 그것이 이루어지나 보다 하였는데, 이런 안타까운 경험을 하시게 되다니요. 첫 결혼부터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며 한탄하는 사람들도 가엾게 여겨져, 이런저런 일로 입도의 마음은 예전보다 훨씬 혼미해져 갔다. 낮에는 종일 누워 있다가도, 밤이면 일어나 나가곤 했다.
"염주 둔 곳조차 잊어버리고 말았구나."
하며 두 손을 비비며 절망적인 탄식을 내뱉곤 했다. 제자들에게 핀잔을 듣고는 달밤에 나와 미도 주위를 돌다가 연못에 빠지기도 했다. 풍류 있게 꾸민 정원의 바위 모서리에 앉으려다 헛디뎌 다쳤을 때는, 그 통증이 있는 동안만은 번민하지 않고 있었다.
겐지는 나니와에 배를 대고 거기서 액땜을 했다. 스미요시의 신에게도 무사히 교토로 돌아오는 날이 되었음을 보고하고, 몇 가지 서원을 실천하겠다는 뜻도 사자를 통해 전하게 했다. 자신은 직접 참배하지 않았다. 도중 구경도 하지 않고 곧바로 교토로 들어갔다.
니조 원에 도착한 일행과 교토에 있던 사람들은 꿈결처럼 만나고, 꿈결처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기쁨의 울음소리로 시끌벅적한 니조 원이었다. 무라사키 부인 또한 살아갈 보람 없던 목숨이 오늘까지 이어져 겐지를 맞이하게 된 것에 만족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아름다웠던 이가 더욱 완성된 모습으로 변한 것을 2년 반 만에 겐지는 볼 수 있었다. 쓸쓸하게 지내는 동안 숱 많던 머리카락이 조금 줄어든 것조차 이 사람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이렇게 이 사람과 영원히 살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겐지의 마음이 놓임과 동시에, 다시금 별리를 슬퍼했을 아카시의 여인이 가엽게 여겨졌다. 겐지는 연애의 괴로움이 끝까지 따라다니는 사람인 듯하다. 겐지는 부인에게 아카시의 여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왕은 어떻게 느꼈는지, 원망하는 말도 없이 '잊히는 내 몸이야 생각지 않지만, 맹세했던 그대의 목숨이 아까울 따름이라오'라며 덧없게 말하는 것을, 겐지는 아름답고 가련하다고 생각했다. 보아도 보아도 싫증 나지 않는 이 사람과 떨어져 지내게 만든 것은 대체 무엇이었던가 생각하니 새삼 또 원망스러웠다.
머지않아 겐지는 본관에 복귀함과 더불어 곤다이나곤을 겸임하는 칙명을 받았다. 시신들의 관위도 각각 원래대로 돌아갔다. 마른 나무에 봄 새순이 돋아난 듯 경사스러운 일이었다.
부름을 받아 겐지는 참내했다. 상어전에 오르자, 더욱 아름다워진 겐지의 모습에 사람들이 저 모습으로 시골 생활을 그리 오래 했단 말인가 하며 놀라워했다. 전대부터 궁중에 봉사해 온 나이 든 여관들은 슬퍼하며 새삼 또 눈물을 쏟고 있었다. 제 또한 겐지를 만나는 것을 성대하게 여기시어, 옷차림 등을 각별히 정갈히 하시고 나오셨다. 줄곧 병환 중이셨기에 쇠약함이 보였으나, 최근 들어 폐하의 기분은 좋으셨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밤이 되었다. 십오야 보름달이 아름답고 고요한 아래서 옛일을 그리워하며 제는 마음을 적시고 계셨다. 쓸쓸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요즘은 음악을 시키는 일도 없구나. 네 거문고 소리도 들은 지 꽤 오래되었구나."
라고 말씀하셨을 때,
바닷속에 가라앉아 울적하게, 태어난 아이처럼 제자리에 서지 못한 채 여러 해를 보냈나이다
라고 겐지가 아뢰니, 제는 형님다운 연민과 군주로서의 과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정을 부드럽게 내보이며,
궁궐 기둥 둘러 다시 만날 때가 있으니, 헤어졌던 봄날의 원망은 남기지 마오
라고 말씀하셨다. 매혹적인 모습이었다.
겐지는 인을 위해 법화경 팔강을 행할 준비를 시키고 있었다.
도구께 알현하니, 훨씬 몸이 커 계셨고, 모처럼의 겐지 출사를 기뻐하시는 모습에 겐지는 한없이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학문도 뛰어나 보위에 올라도 손색없으리라 여겨질 만큼 총명함이 엿보였다. 며칠 지나 마음이 좀 가라앉았을 무렵 방문한 입도의 궁에서도 감개무량한 회담이 있었을 것이다.
겐지는 아카시에서 온 사자에게 편지를 들려 보냈다. 부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여인에게 섬세한 마음을 적어 보낸 것이다.
매일 밤마다 슬퍼하고 있소?
탄식하며 아카시 포구에 아침 안개 피어오르는가, 그대 생각에 마음을 보내오
이런 내용이었다.
다이노의 딸인 고세치는 혼자 앓던 마음의 고통도 해소된 듯 기뻐하며,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없게 사자를 보내 니조의 저택으로 시를 전했다.
스마의 포구에 마음을 두었던 뱃사람이, 그대로 썩어버린 소매를 보여주고 싶구려
글씨는 예전보다 훨씬 능숙해졌으나 고세치임에 틀림없다고 겐지는 생각하여 답장을 보냈다.
돌아와서는 원망이나 하려나, 마음을 기대어 남은 흔적에 소매가 마를 날 없었거늘
겐지는 무척이나 아끼던 여인이기에, 유혹하듯 건네온 편지를 보고 있자니 무척이나 찾아가고 싶었으나 당분간은 경솔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될 듯싶었다. 하나치루사토에게도 편지만 보낼 뿐 차마 만나러 가지 않았기에, 오히려 겐지가 교토에 없었을 때보다도 여인은 더욱 쓸쓸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