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막
폭풍
(사랑의 열병을 앓는 차루다타가 등장하여 앉아 있다.)
차루다타: (위를 올려다본다.)
때아닌 폭풍이 몰려오고 있구나. 저기를 보라! 공작들이 눈을 들어 깃을 높이 세우고, 백조들은 떠날 목적지조차 잊었으며, 때아닌 폭풍이 검게 물든 하늘과 그리움에 잠긴 연인의 마음을 할퀴고 있구나.
또한 이르기를,
젖은 황소의 배보다 더 깊은 빛깔을 띠고, 번뜩이는 번개의 황금 망토를 두른 채, 나팔수 같은 학들이 하늘을 즐겁게 하니, 제2의 비슈누인 구름이 하늘로 솟아오른다.
또 다른 구절을 보면,
비슈누의 모습처럼 어둡고, 나팔 소리 대신 그를 알리는 학들이 맴돌며, 번개의 비단 옷을 입고, 이제 비를 예고하는 전령이 다가온다.
번개의 등불이 켜지면, 은빛 강물이 구름의 태에서 격렬히 쏟아지고, 하늘을 뒤덮은 어둠에서 잘려 나간 레이스처럼, 순식간에 빛나다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나 수줍은 돌고래처럼, 혹은 하늘의 둥근 천장을 향해 날아오르는 백조들처럼, 짝을 이룬 암수 홍학처럼, 높이 솟은 거대한 첨탑처럼. 굴러다니는 구름은 수천 가지 형상으로 서로를 껴안고, 바람에 찢기면서도 다시 모여 얽히며, 하늘의 넓은 캔버스를 색칠한다.
하늘은 드리타라슈트라의 얼굴처럼 검고, 쿠루족의 용사처럼 오만하다. 거만한 공작은 기쁨에 겨워 울어대고, 유디슈티라의 슬픈 처지가 된 뻐꾸기는 죽지 않으려면 방랑해야만 한다. 백조들은 판두의 아들들처럼 숲속 보금자리를 떠나 이름 모를 곳을 찾아 날아가야 한다.
(회상하며) 마이트레야가 바산타세나를 찾아간 지 오래되었는데도 아직 돌아오지 않는군. [마이트레야 등장]
마이트레야: 그 창기의 탐욕과 무례함이란, 젠장! 그 짧은 대화로 상황을 정리하다니! 자기가 느끼는 애정에 대해 거듭 말하더니, 군말 없이 목걸이를 챙겨버리더군. 충분히 부유한 여자가 적어도 친절한 마이트레야님, 잠시 쉬었다 가세요. 차라도 한잔하고 가셔야죠.라는 말 정도는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창기란 정말! 다시는 얼굴도 보기 싫어. (지친 기색으로) 속담이 틀린 게 하나 없어. 뿌리 없는 연꽃, 속이지 않는 상인, 훔치지 않는 금세공사, 싸움 없는 마을 잔치, 그리고 탐욕 없는 창기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래, 친구를 찾아가 이 창기와는 다시는 엮이지 말라고 설득해야겠어. (차루다타를 발견할 때까지 주변을 서성인다.) 아, 내 좋은 친구가 과수원에 앉아 있군. 가서 인사를 해야지. (다가가며) 축복을!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
차루다타: (위를 올려다보며) 아, 내 친구 마이트레야가 돌아왔군. 정말 반갑네, 친구. 어서 앉게.
마이트레야: 고맙네.
차루다타: 내 친구여, 다녀온 일에 대해 말해 주게.
마이트레야: 다 망쳐버렸어.
차루다타: 뭐라고! 그녀가 목걸이를 받지 않던가?
마이트레야: 그런 행운이 우리한테 있을 리가 있나? 그녀는 연꽃처럼 부드러운 손을 이마에 갖다 대더니 그것을 받아 챙겼지.
차루다타: 그런데 왜 망쳤다고 하는 건가?
마이트레야: 사해(四海)의 자랑이던 목걸이를 잃어버리고 싸구려 황금 상자만 얻었는데, 그나마 마시고 먹기도 전에 도둑맞았으니 어찌 안 망쳤다고 하겠나?
차루다타: 그렇지 않네, 친구.
그녀는 우리에게 보물을 맡김으로써 신뢰를 보여주었으니, 믿음의 가치 또한 그에 못지않네.
마이트레야: 이보게! 불만스러운 게 하나 더 있어. 그녀는 친구에게 눈짓하더니 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를 보며 웃더군. 그래서 나는 비록 브라만이지만, 자네 앞에 엎드려 빌겠네. 이제 그 창기랑은 더는 엮이지 말게.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면 피해만 입을 뿐이야. 창기란 신발 속의 조약돌 같은 존재지. 빼내기 전까지는 계속 아픈 법이니까.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창기, 코끼리, 서기, 탁발승, 사기꾼, 그리고 당나귀가 머무는 곳에는 악당조차 태어나지 않는 법이라네.
차루다타: 오, 친구, 험담은 이제 그만하게! 내 가난 자체가 이미 그걸 막고 있으니. 생각해 보게.
말은 기꺼이 여기저기로 질주하고 싶겠지만, 숨이 차올라 다리가 말을 듣지 않네. 인간의 헛된 바람도 어디든 헤매다니지만, 결국 지쳐 자신의 마음으로 돌아오는 법이라네.
게다가 이런 말도 있지.
부유하면 여인을 얻으리니, 여인은 황금으로 얻어지기 때문이지.
(혼잣말로 차가운 덕행 따위로는 안 되지. 큰 소리로)
하지만 나에겐 이제 재산이 없으니, 그녀를 품에 안을 수 없겠군.
마이트레야: (아래를 내려다보며, 혼잣말로) 그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 쉬는 걸 보니, 내 위로가 오히려 그 마음을 더 부추긴 모양이군. 격언이 틀린 게 없어. 사랑에 빠진 자에게 이성은 통하지 않는다. (큰 소리로) 글쎄, 오늘 저녁에 이곳으로 와야겠다고 자네에게 전해달라 하더군. 아마 목걸이로는 성이 안 차서 다른 걸 찾으러 오는 모양이야.
차루다타: 오라고 하게나, 친구. 그녀가 실망해서 돌아가는 일은 없을 테니. (쿰빌라카 등장.)
쿰빌라카: 들어보시오, 여러분.
비는 억수같이 쏟아져 내려, 내 몸은 점점 젖어드네. 차가운 바람은 더 세게 몰아쳐, 나는 떨며 안달이 나네.
(그는 웃음을 터뜨린다.)
제5막. 폭풍: 나는 일곱 개의 구멍에서 달콤한 피리 소리를 내고, 일곱 개의 현에서 웅장한 류트 소리를 내노라. 노래할 때면 당나귀 흉내도 내보는데, 그가 노래할 때면 어떤 신도 내 음악을 당해낼 수 없지.
내 여주인 바산타세나께서 말씀하셨지. 쿰빌라카, 가서 차루다타님께 내가 가고 있다고 전해라. 그래서 지금 그분의 집으로 가는 길이다. (그는 돌아다니다가, 안으로 들어가며 차루다타를 발견한다.) 저기 차루다타님이 과수원에 계시는군. 그리고 저 얄미운 녀석도 함께 있네. 좋아, 그들에게 다가가야겠어. 뭐지? 과수원 문이 닫혀 있잖아? 잘됐군! 저 녀석에게 신호를 보내야지. (그는 진흙 덩어리를 던진다.)
마이트레야: 이봐! 울타리 안의 사과나무라도 되는 줄 알고 진흙을 던지는 놈이 누구냐?
차루다타: 정원 별채 지붕에서 노는 비둘기들일 게야.
마이트레야: 기다려라, 이 고약한 비둘기 녀석! 이 막대기로 아주 잘 익은 망고를 따듯 지붕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려 줄 테다. (그는 막대기를 들어 올리고 달리기 시작한다.)
차루다타: (그의 성스러운 끈을 잡아당기며) 진정하게, 친구. 무슨 짓인가? 가엾은 비둘기가 짝과 함께 있게 그냥 두게.
쿰빌라카: 뭐라고! 비둘기는 보이는데 나는 안 보인다는 거야? 좋아! 진흙 덩어리를 하나 더 던져서 맞춰야겠군. (그는 그렇게 한다.)
마이트레야: (주위를 둘러보며) 뭐야! 쿰빌라카? 곧 나가마. (그는 다가가 문을 연다.) 그래, 쿰빌라카, 들어오게. 만나서 반갑구먼.
쿰빌라카: (들어오며) 인사드립니다, 나리.
마이트레야: 이 비바람과 어둠 속에서 어디서 오는 길인가?
쿰빌라카: 아시다시피, 그분이 오셨습니다.
마이트레야: 그분이라니? 누가 왔다는 건가?
쿰빌라카: 그분요. 알겠어요? 그분.
마이트레야: 이봐, 이 종놈의 자식아! 굶주린 늙은 거지처럼 그분, 그분 거리며 한숨만 쉬는 이유가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