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그녀가 부정했다."난 그 사람 본 적도 없는데.""그 사람은 개인 전용 칸을 타고 내려왔어."
"글쎄, 그 사람은 당신을 안다고 했어.""루이빌에서 자랐다고 했고.""아사 버드가 마지막 순간에 그를 데리고 와서는 자리가 남는지 물어봤지."
베이커가 미소 지었다.
"아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공짜 여행을 했던 모양이네.""나한테는 자기네 예일대 학급 회장이었다고 하던데."
톰과 나는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았다.
"빌록시라고?"
"우선, 우린 학급 회장 같은 거 없었는데―"
개츠비의 발이 짧고 초조하게 바닥을 두드렸고 톰이 갑자기 그를 쏘아보았다.
"그런데 개츠비 씨, 당신 옥스퍼드 출신이라면서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 네. 옥스퍼드에 다니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네, 다녔습니다."
침묵이 흘렀다.그러고는 톰의 의심스럽고 모욕적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빌록시가 뉴헤이븐에 다녔을 즈음에 당신도 거길 다녔겠군."
다시 침묵이 흘렀다.웨이터가 노크하고 들어와 민트 가루와 얼음을 내려놓았지만, 그의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와 문이 부드럽게 닫히는 소리로도 이 침묵은 깨지지 않았다.이 거대한 의문점이 마침내 풀리려 하고 있었다.
"거기 다녔다고 말했잖습니까." 개츠비가 말했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다녔는지 알고 싶군요."
"1919년이었고, 5개월만 머물렀습니다.""그래서 스스로 옥스퍼드 출신이라고 부를 수가 없는 겁니다."
톰은 우리도 자신처럼 그를 믿지 않는지 둘러보았다.하지만 우리 모두는 개츠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종전 후 장교 몇몇에게 주어졌던 기회였습니다." 그가 이어 말했다."영국이나 프랑스에 있는 대학 어디든 갈 수 있었죠."
나는 일어나서 그의 등을 탁 쳐주고 싶었다.이전에 경험했던 것처럼 그에 대한 완전한 신뢰가 다시 샘솟는 것을 느꼈다.
데이지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일어나 탁자로 다가갔다.
"톰, 위스키 좀 따줘요." 그녀가 명령하듯 말했다. "민트 줄렙을 만들어 줄게요.그럼 스스로가 그렇게 멍청해 보이지는 않을 거예요... 저기 민트 좀 봐요!"
"잠깐만." 톰이 쏘아붙였다. "개츠비 씨에게 질문 하나만 더 하겠어."
"말씀하시죠." 개츠비가 정중하게 말했다.
"도대체 내 집에서 무슨 소란을 피우려는 건가?"
마침내 그들은 속내를 드러냈고 개츠비는 만족스러웠다.
"이분은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에요." 데이지가 절박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소란을 피우는 건 당신이라고요. 제발 자제 좀 해요."
"자제라고!" 톰이 어이없다는 듯 되풀이했다."가만히 앉아서 어디서 굴러먹는지도 모르는 듣보잡 인간이 자기 아내한테 수작을 부리게 내버려 두는 게 요즘 유행인가 보군.뭐, 그런 거라면 난 빠지겠어... 요즘 사람들은 가정생활과 제도를 비웃는 것부터 시작하더니, 이제는 모든 걸 내던지고 흑백간의 결혼까지 하려고 들겠지."
열변을 토하며 흥분한 그는 자신이 문명의 마지막 보루에 홀로 서 있다고 여겼다.
"우린 다 백인이에요." 조던이 중얼거렸다.
"내가 인기가 없다는 건 알아. 성대한 파티도 열지 않으니까. 현대 사회에서 친구를 사귀려면 집을 돼지우리로 만들어야 하나 보지."
나를 비롯해 우리 모두 화가 났지만, 그가 입을 열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다.난봉꾼에서 고결한 척하는 위선자로의 변신이 너무도 완벽했기 때문이다.
"할 말이 있소, 이봐요―" 개츠비가 말을 꺼냈다.하지만 데이지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제발 그러지 말아요!" 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며 가로막았다. "제발 우리 다 집에 가요. 그냥 다 같이 집에 가는 게 어때요?"
"좋은 생각이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고, 톰. 아무도 술 안 마셔."
"난 개츠비 씨가 나한테 할 말이 뭔지 알아야겠어."
"당신 아내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소." 개츠비가 말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소. 그녀는 나를 사랑하오."
"너 미쳤군!" 톰이 반사적으로 소리쳤다.
개츠비가 흥분으로 가득 차서 벌떡 일어섰다.
"그녀는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단 말이오, 들었소?" 그가 외쳤다."내가 가난했고 그녀가 나를 기다리다 지쳤기 때문에 당신과 결혼한 것뿐이오.끔찍한 실수였지만, 그녀는 마음속으로 단 한 번도 나 말고 다른 누구를 사랑한 적이 없소!"
이 시점에서 조던과 나는 자리를 뜨려 했지만, 톰과 개츠비는 경쟁이라도 하듯 단호하게 남으라고 고집을 부렸다. 마치 두 사람 모두 숨길 것이 없으니 그들의 감정을 대리 체험하는 것이 특권이라도 된다는 듯이.
"앉아, 데이지." 톰의 목소리는 가장다운 권위를 찾으려 애썼지만 실패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전부 다 듣고 싶군."
"내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했잖소." 개츠비가 말했다."5년 동안이나 계속된 일인데―당신은 몰랐지."
톰이 날카롭게 데이지 쪽으로 몸을 돌렸다.
"당신, 5년 동안이나 이 녀석을 만난 거야?"
"만난 게 아니오." 개츠비가 말했다."아니오, 우린 만날 수 없었소.하지만 우린 그 긴 시간 동안 서로를 사랑했고, 이봐요, 당신은 그걸 몰랐던 거요.가끔 웃음이 나곤 했소." 하지만 그의 눈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당신이 몰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말이오."
"오, 겨우 그거군."톰은 성직자처럼 두툼한 손가락을 맞부딪치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너 미쳤군!" 그가 폭발하듯 말했다."5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알 바 아니야, 그때는 데이지를 몰랐으니까. 뒷문으로 식료품이나 배달한 게 아니라면 네가 어떻게 그녀 근처에라도 갔을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군.하지만 나머지는 전부 빌어먹을 거짓말이야.데이지는 나랑 결혼할 때 나를 사랑했고 지금도 나를 사랑해."
"아니오." 개츠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