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자네 어쩌다 그렇게 야위고 사람이 변했나... 그때 이후로..." 즈베르코프가 나와 내 옷차림을 훑어보며, 일말의 독기와 함께 건방진 동정심을 담아 덧붙였다.
"아유, 사람 좀 그만 당황하게 해." 페르피치킨이 킬킬대며 소리쳤다.
"여보쇼, 내가 당황하는 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아두시오." 나는 마침내 터져버렸다. "알겠나! 나는 여기 '카페 레스토랑'에서 내 돈으로 밥을 먹는 거지 남의 돈으로 먹는 게 아니란 말이오. 명심하시지, 페르피치킨 씨."
"뭐, 뭐라? 누가 여기 남의 돈으로 밥을 먹었다는 건가? 자네 지금..." 페르피치킨이 게처럼 얼굴이 시뻘게져서 나를 맹렬히 쏘아보며 덤벼들었다.
"그래." 내가 도를 넘었다는 걸 느끼며 대답했다. "이제 좀 더 지적인 대화나 나누는 게 좋겠군."
"자네, 지금 우리 앞에서 아는 척이라도 하려는 건가?"
"걱정 마시오, 여기서 그럴 필요는 전혀 없으니까."
"아니, 이보쇼, 지금 닭처럼 홰를 치는 이유가 뭐야? 관청에서 일하다가 아주 제정신을 잃어버린 거 아냐?"
"그만들 하시죠, 여러분, 그만!" 즈베르코프가 권위적으로 소리쳤다.
"정말 유치하군!" 시모노프가 투덜거렸다.
"정말이지 유치하네. 우리 좋은 친구를 여행 보내주려고 다들 모인 자리인데, 자네들은 지금 싸움이나 하고 있고." 트루돌류보프가 무례하게 나를 콕 집어 말했다. "자네 어제 직접 우리 사이에 끼어들겠다고 한 거 아닌가. 분위기 좀 망치지 말라고..."
"그만, 그만해!" 즈베르코프가 외쳤다. "자, 그만들 두시죠, 여러분. 이건 정말 보기 안 좋습니다. 차라리 저번 그저께 제가 거의 결혼할 뻔했던 이야기나 해드리죠..."
그러고는 이 양반이 그저께 거의 결혼할 뻔했다는, 알 수 없는 비방조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물론 결혼에 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없었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장군과 대령, 심지어는 카메르 융커(황실 시종)들까지 뻔질나게 등장했고, 즈베르코프는 그들 사이에서 거의 주인공 노릇을 하고 있었다.맞장구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페르피치킨은 아예 비명 같은 웃음소리까지 질러댔다.
모두가 나를 따돌렸고, 나는 짓밟히고 파멸한 기분으로 앉아 있었다.
'맙소사, 이게 정녕 내 친구들이란 말인가!' 나는 생각했다. '게다가 난 저들 앞에서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을 한 건가!'그렇지만 페르피치킨에게 너무 많은 것을 허용했어.이 멍청이들은 자기네 식탁에 자리를 내준 게 나한테 영광인 줄 알겠지만, 사실은 나야말로 그들에게 영광을 베풀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모르는군!'야위었네! 옷차림이 그게 뭐냐!' 저주받을 바지 같으니라고!아까 즈베르코프가 무릎의 누런 얼룩을 지적했지... 에잇, 다 무슨 소용이야!지금 당장, 바로 이 순간 식탁에서 일어나 모자를 집어 들고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나가는 거야... 경멸의 의미로 말이지!그리고 내일 결투를 신청해도 상관없어.비열한 놈들.겨우 7루블이 아까운 게 아니야.놈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젠장! 7루블은 하나도 안 아까워! 당장 여기서 나갈 테다!...
물론, 나는 남았다.
나는 울분을 달래려 라피트와 셰리주를 잔째 들이켰다.술을 잘 못 하는 탓에 금세 취기가 돌았고, 술기운이 오를수록 분노도 함께 커졌다.문득 그들 모두를 가장 모욕적인 방식으로 짓밟아주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기회를 봐서 나 자신을 증명해보이는 거다. '우습긴 하지만 똑똑하군'이라는 소리를 듣게... 그러고는... 젠장, 다 알게 뭐야!
나는 술에 취해 흐릿해진 눈으로 그들 모두를 오만하게 훑어보았다.하지만 그들은 이미 나라는 존재를 완전히 잊어버린 모양이었다.그들은 떠들썩하고 시끄럽게 흥을 돋우고 있었다.이야기를 주도하는 건 줄곧 즈베르코프였다.나는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즈베르코프는 자신이 결국 고백을 받아낸 어떤 화려한 부인에 대해 늘어놓고 있었다(물론 뻔뻔한 거짓말이었다). 그러면서 그 일에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3천 명의 농노를 거느린 귀족 후작, 후사르 콜랴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3천 명이나 거느린 콜랴라는 분은 자네를 배웅하러 여기에 코빼기도 안 보이는군." 나는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순간 모두가 침묵에 잠겼다.
"자네 지금 벌써 취한 모양이군." 트루돌류보프가 드디어 나를 알아챘다는 듯, 경멸 어린 눈초리로 곁눈질하며 말했다.즈베르코프는 나를 벌레 보듯 말없이 쳐다보았다.나는 시선을 내리깔았다.시모노프는 서둘러 샴페인을 따르기 시작했다.
트루돌류보프가 잔을 들었고, 나를 제외한 모두가 그를 따랐다.
"건배! 여행 잘 다녀와!" 그가 즈베르코프를 향해 소리쳤다. "옛날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만세!"
모두가 술을 마시고는 즈베르코프와 얼싸안고 입을 맞췄다.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술이 가득 담긴 내 잔은 손도 대지 않은 채 그대로 놓여 있었다.
"자네는 왜 안 마시는 건가?" 참다못한 트루돌류보프가 나를 험악하게 쏘아보며 으르렁거렸다.
"나도 따로 한마디 하고 싶어서 말이지... 그런 다음에 마시지, 트루돌류보프 씨."
"재수 없는 심술쟁이 같으니!" 시모노프가 투덜거렸다.
나는 의자 위에서 몸을 곧게 펴고 열기에 들떠 잔을 집어 들었다. 나는 뭔가 특별한 일을 해낼 생각으로 준비했으나, 막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조용!" 페르피치킨이 소리쳤다. "아주 대단한 지혜라도 쏟아내시겠지!" 즈베르코프는 사태를 짐작했는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기다렸다.
"즈베르코프 중위님," 나는 말을 시작했다. "알아두시오. 나는 허풍과 허풍쟁이, 그리고 잘록하게 조인 허리 따위를 아주 경멸한다는 것을. 이건 첫 번째 항목이고, 그다음 두 번째 항목이 이어질 것이오."
모두가 술렁거렸다.
"두 번째 항목, 나는 음담패설과 음담패설꾼들을 혐오하오. 특히나 음담패설꾼들을!"
"세 번째 항목, 나는 진실과 성실, 그리고 정직을 사랑하오." 나는 거의 기계적으로 말을 이어갔다. 나 자신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공포로 얼어붙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사상을 사랑하오, 즈베르코프 씨. 나는 진정한 동료애를, 대등한 관계를 사랑한단 말이오, 그게 아니라... 음... 나는... 어쨌든, 뭐 어떻소? 당신의 건강을 위해 건배하겠소, 즈베르코프 씨. 체르케스 여인들을 유혹하고, 조국의 적들을 쏘아 죽이고... 그리고... 당신의 건강을 위해, 즈베르코프 씨!"
즈베르코프는 의자에서 일어나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말했다.
"대단히 고맙군."
그는 몹시 기분이 상했는지 얼굴까지 창백해졌다.
"젠장!" 트루돌류보프가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치며 고함을 질렀다.
"안 되지, 이럴 땐 면상을 갈겨야지!" 페르피치킨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저놈을 쫓아내야 해!" 시모노프가 투덜거렸다.
"신사 여러분, 말도 행동도 하지 마시오!" 즈베르코프가 들끓는 분노를 가라앉히며 엄숙하게 소리쳤다. "모두 고맙지만, 그의 말을 내가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는 나 스스로 증명할 수 있소.""페르피치킨 씨, 내일 당장 당신이 한 말에 대해 내게 결투로 사죄하시오!" 나는 페르피치킨을 향해 거드름을 피우며 크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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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결투를 하자는 건가? 좋지," 그가 대답했다. 하지만 결투를 신청하는 내 꼴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는지, 또 내 모습과 얼마나 어울리지 않았는지,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심지어 페르피치킨까지도 자지러지게 웃어젖혔다.
"그래, 당장 저놈을 내쫓아야 해! 완전히 취했잖아!" 트루돌류보프가 역겹다는 듯이 말했다.
"저놈을 초대한 걸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거야!" 시모노프가 다시 툴툴거렸다.
'지금 당장 저놈들에게 술병을 던져버리면 딱 좋을 텐데.' 나는 속으로 생각하며 술병을 집어 들고는... 잔에 가득 술을 따랐다.
'...아니,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게 낫겠어.' 나는 계속 생각했다. '당신들은 내가 나가주길 바라겠지, 신사 양반들. 절대로 그럴 순 없지. 일부러라도 끝까지 앉아서 술을 마실 거야. 당신들에게는 털끝만큼의 가치도 두지 않는다는 증거로 말이지. 나는 앉아서 술을 마실 거야, 이곳은 술집이고 난 입장료를 냈으니까. 당신들을 졸로, 존재하지도 않는 졸로 생각하기 때문에 끝까지 앉아서 술을 마실 거야. 나는 앉아서 술을 마실 거야... 그리고 내키면 노래도 부를 거야. 그래, 노래를 부를 거야. 왜냐면 나에겐 노래를 부를 권리가 있으니까... 음.'
하지만 나는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나는 그들 중 누구도 쳐다보지 않으려 애썼고, 아주 거만한 자세를 취한 채 그들이 먼저 내게 말을 걸어주기를 간절히 기다렸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아, 나는 지금 이 순간 그들과 화해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간절히 바랐다!8시가 지났고, 마침내 9시가 되었다.그들은 식탁에서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즈베르코프는 한쪽 다리를 원형 탁자에 올려놓은 채 긴 의자에 드러누웠다.술도 그곳으로 옮겨졌다.그는 정말로 자기 술 세 병을 그들에게 내놓았다.물론 나를 초대하지는 않았다.모두가 소파에 앉은 그를 둘러쌌다.그들은 거의 경외심을 품고 그의 말을 들었다.그들이 그를 좋아한다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대체 왜? 도대체 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가끔 그들은 술에 취해 황홀경에 빠져 서로 껴안고 입을 맞추곤 했다.그들은 코카서스에 대해, 진정한 열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잘록한 허리에 대해, 승진하기 좋은 자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아무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후사르 포드하르졥스키의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이야기하며 그가 많은 수입을 올린다는 사실에 기뻐하기도 했다. 그리고 역시 아무도 본 적 없는 D 공작부인의 비범한 아름다움과 우아함에 대해 떠들었으며, 마침내 셰익스피어는 불멸한다는 결론에까지 도달했다.
나는 경멸하는 미소를 지으며 방 저편, 소파와 정면으로 마주 보는 벽을 따라 탁자에서 난로까지, 그리고 다시 난로에서 탁자까지 왔다 갔다 했다.나는 그들 없이도 얼마든지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온 힘을 다했지만, 한편으로는 일부러 구두 굽 소리를 크게 내며 걸었다.하지만 모든 게 허사였다.그들은 내게 전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나는 인내심을 갖고 8시부터 11시까지 그들 바로 앞에서 똑같은 장소를 탁자에서 난로로, 다시 난로에서 탁자로 왔다 갔다 했다.'난 이렇게 걷고 있는 거야,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방에 들어온 하인이 몇 번인가 멈춰 서서 나를 쳐다봤다. 자꾸 빙글빙글 도는 통에 머리가 어지러웠고, 순간순간 내가 헛것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세 시간 동안 나는 세 번이나 식은땀을 흘리고 말리기를 반복했다.때때로 가장 깊고 독한 고통과 함께 이런 생각이 내 가슴에 박혔다. 십 년, 이십 년, 사십 년이 지나도, 설령 사십 년이 지난 후라 해도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지저분하고 우스꽝스러우며 끔찍했던 이 순간들을 혐오와 굴욕감을 느끼며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스스로를 이보다 더 파렴치하고 자발적으로 비하할 수는 없을 터였다. 나는 이 사실을 아주 똑똑히,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탁자와 난로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오, 당신들이 내가 얼마나 대단한 감정과 생각을 품을 수 있는지, 내가 얼마나 고도로 발달한 사람인지 알기만 한다면!' 내 적들이 앉아 있는 소파를 향해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하지만 내 적들은 마치 내가 방에 존재하지라도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딱 한 번, 오직 한 번 그들이 나를 돌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즈베르코프가 셰익스피어에 대해 떠들 때 내가 갑자기 경멸하듯 웃음을 터뜨렸을 때였다.나는 너무나 가식적이고 역겹게 콧방귀를 뀌었기에 그들 모두가 일제히 대화를 멈추고 2분 동안 침묵 속에서 진지하게, 웃지도 않은 채 내가 벽을 따라 탁자와 난로 사이를 걷는 모습과 그들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태도를 지켜보았다.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2분 뒤 다시 나를 무시했다.11시가 되었다.
"신사 양반들, 이제 다들 거기로 가자고." 즈베르코프가 소파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그럼, 당연하지!" 다른 사람들이 맞장구쳤다.
나는 즈베르코프 쪽으로 홱 돌아섰다.나는 너무나 지치고 꺾여버려서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나는 열병을 앓고 있었다. 식은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와 관자놀이에 달라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