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활한 하늘에서 비치는 서리 서린 빛, 안뜰 문살 너머로 지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남은 빵과 고기, 맥주가 주는 기운 덕분이 아니었다면 나는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도움들이 있었어도 에스텔라가 나를 내보내려고 열쇠를 들고 다가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나는 그렇게 빨리 제정신을 찾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겁먹은 모습을 본다면 그녀가 나를 깔보는 것도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될 테지만, 사실 그녀에게는 그럴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녀는 나를 스쳐 지나가며 의기양양한 눈빛을 보냈는데, 마치 내 거친 손과 투박한 부츠를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문을 열고 붙잡고 서 있었다. 내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그녀가 비꼬는 듯한 손길로 나를 툭 쳤다.
"왜 울지 않니?"
"울고 싶지 않으니까."
"울고 싶잖아." 그녀가 말했다. "눈이 반쯤 멀 정도로 울어놓고는, 이제 또 울려고 하잖아."
그녀는 경멸하듯 웃으며 나를 밀쳐내고 문을 잠가버렸다. 나는 곧장 펌블척 씨의 집으로 갔는데, 그가 집에 없다는 사실에 무척 안도했다. 그래서 점원에게 해비셤 양의 집에 다시 오라는 날짜를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는, 4마일 떨어진 우리 대장간을 향해 걸어갔다. 길을 가면서 나는 내가 본 모든 것을 곱씹어 보았고, 내가 평범한 노동자 소년이라는 것, 손이 거칠다는 것, 부츠가 투박하다는 것, 네이브를 잭이라고 부르는 비열한 습관에 빠졌다는 것, 어젯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식하다는 것, 그리고 전반적으로 내가 천박하고 형편없는 처지에 있다는 사실을 깊이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