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씀을요,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라고 우콘이 말하자,
"잘난 듯해서 부끄럽구나. 어쨌든 나를 닮았다면 안심이다."
일부러 아버지처럼 굴며 겐지는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뒤부터 겐지는 가끔 우콘만을 따로 불러 히메기미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나는 그 아이를 로쿠조인으로 맞이하기로 하겠네. 예전부터 무슨 일만 있으면 그 사람의 행방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마음이 어두워지곤 했으니까. 행방을 알아냈으면 즉시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것이 마음에 걸려. 친아버지인 대신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없네. 이미 많은 자식들 때문에 야단법석일 테니 말이야. 변변치 못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그 틈에 끼어들어가 봐야 결국 고생만 더 시키게 될 걸세. 내 쪽은 아이가 적으니, 뜻밖의 곳에서 찾은 딸이라고 세상에 알리고 귀공자들이 연모할 정도로 내가 정성껏 보살펴 보겠네."
겐지의 말을 들으며 우콘은 히메기미의 운이 이렇게 열리게 될 것 같아 기뻤다.
"모든 것이 나으리의 뜻대로 될 일입니다. 내대신께 알리는 일 또한 나으리께서 직접 나서지 않으시면 안 될 일입니다. 불행하게 돌아가신 부인을 대신해서라도 어떻게든 도와주신다면, 나으리의 죄도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
라고 우콘이 말하자,
"여전히 나를 그런 식으로 탓하는구먼."
겐지는 미소 지으면서도 눈시울을 붉혔다.
"짧고 덧없는 인연이었다고, 나는 항상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네. 이 집에 모여 있는 부인들도 말이야, 그때 그 사람을 생각했던 것만큼의 애정을 느꼈던 상대도 아니었는데, 모두 그 사람처럼 단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잘 잊지 않는 남자라는 것을 보고들 있군. 그런데 그 사람의 유품인 우콘 너만을 돌보고 있었던 사실이 내내 안타까웠는데, 이제 히메기미를 내 곁으로 데려올 수 있게 된다면 참 기쁘겠지."
이렇게 말하며 겐지는 히메기미에게 첫 편지를 썼다. 스에쓰무하나에게 느꼈던 환멸을 잊지 못한 겐지는, 그처럼 역경 속에서 자란 미인의 딸이자 대신의 친자식이라도 반드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불안감에, 편지에 대한 답장을 쓰는 태도로 먼저 그 사람을 판단하려 했다. 진지하고 꼼꼼하게 쓴 글 끝에,
이렇게나 제가 당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해도 물어서 알 수 없는 미시마 강의 억새 줄기는 끊어지지 않으리라.
라고도 적었다. 우콘은 이 편지를 직접 가지고 가서 겐지의 의향을 설명했다. 히메기미를 위한 의복, 여방들의 옷감 등이 많이 전달되었다. 겐지는 부인과도 상의한 듯, 의복 담당하는 곳에 준비되어 있던 물건들도 모두 가져오게 하여 색의 조화와 겹쳐 입는 배합이 특히 뛰어난 것을 골라 보냈던 터라, 규슈의 시골에 오래 머물던 사람들의 눈에 진귀하고 황홀한 물건으로 비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히메기미 자신은 이런 훌륭한 물건이 아니더라도 친아버지의 손에서 작은 선물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기뻤겠지만, 모르는 사람과 교섭을 시작하려는 것이 뜻밖이라는 듯 은근히 말하며 선물을 받는 것을 괴로워하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우콘은 어머니와 겐지 사이에 맺어진 깊은 인연을 히메기미에게 말해주었다. 사람들도 옆에서 설득했다.
"그렇게 겐지 대신의 후의로 훌륭하게 되신다면, 내대신님께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인정해주실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이란 끊어진 듯해도 끊어지지 않는 법입니다. 우콘인 저조차 뵙고 싶다고 간절히 기도해 온 결과가 어떠합니까. 신불의 인도가 있었던 것이 아닙니까. 양분 모두 건강하시기만 하면 분명히 만나 뵐 때가 올 것입니다."
하고 우콘은 위로했다. 무엇보다 빨리 답장을 쓰라며 모두가 달라붙어 히메기미를 재촉하여 글을 쓰게 했다. 스스로 이미 완전히 시골뜨기가 되었다며 히메기미는 글 쓰는 것을 쑥스러워하는 기색이었다. 편지지는 향을 배게 한 당지였다.
수에도 들지 못하는 삼릉은 무슨 인연이기에, 괴로운 곳에 이토록 뿌리를 내렸는가.
라고 은은하게 적었다. 글씨는 가녀리고 힘이 없어 보이기도 했으나, 품위가 있고 느낌이 나쁘지 않은 것을 보고 겐지는 안심했다. 히메기미를 어디에 거처하게 할까 겐지는 고민했으나, 남쪽 구역은 빈 궁전이 없었다. 호사스러운 생활의 중심지라 사람들의 출입이 너무 잦아 젊은 여성에게는 안쓰러웠다. 중궁이 머무는 구역 안에는 그런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조용한 궁전도 비어 있었으나, 중궁의 여방이 된 것처럼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좋지 않다고 겐지는 생각하여, 조금 수수한 곳이기는 하나 동북쪽 하나치루사토의 거처 중 서쪽 별채가 도서실로 쓰이고 있는 것을, 책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곳에 살게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곁에 있는 사람도 심성이 착하고 온화한 사람이니, 하나치루사토와 가깝게 지내며 사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렇게 된 뒤에 겐지는 부인에게도 옛 유가오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 비밀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부인은 원망했다.
"곤란하구려. 살아있는 사람에 관한 일이라면 나에게 먼저 말해주어야 할 것도 있겠지만 말이야. 설령 이런 때라도 옛날 그런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대가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이라오."
라고 말하는 겐지에게는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 경험뿐만이 아니지만, 타인의 경우로도 자주 보았는데 여자라는 것은 그다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꽤 질투를 하는 법이라,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으니 나는 무서워서 호색한 생활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그사이 자연스레 방종하게 되어 몇 사람이나 연인을 두었지만, 그중에서도 가련하고 또 가련하게 생각되던 여자로 그 사람이 떠오르는구려. 살아있었다면 나는 북쪽 마을에 있는 사람만큼은 반드시 사랑했을 것이오. 누구 하나 같은 유형의 사람은 없지만, 그 사람은 재녀라거나 훌륭하다는 점은 부족했어도 품위 있고 귀여웠지."
라고 겐지가 말하자,
"하지만 아카시의 파도에 비할 정도는 어떤가요."
라고 부인은 말했다. 지금도 북쪽 궁전의 사람을 부당할 정도로 훌륭한 사랑을 받는 여자라며 부인은 질투하고 있었다. 어린 히메기미가 귀여운 모습으로 앞에 앉아 듣고 있는 것을 보자, 부인의 말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고 겐지는 생각했다. 그 모든 일은 9월 중의 일이었다.
히메기미가 로쿠조인으로 옮겨가는 일은 쉽게 되지 않았다. 우선 예쁘고 젊은 여방과 동녀를 찾기 시작했다. 규슈에 있을 무렵에는 상당한 가문의 출신이면서 시골로 내려온 것 같은 여자를 발견하는 대로 고용하여 히메기미의 여방으로 붙여두었으나, 탈출이 갑작스럽게 행해졌기에 그 사람들은 모두 두고 왔고 세 명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교토는 넓은 곳이라 이치메 같은 자들에게 부탁해 두면 솜씨 좋게 찾아서 데려온다. 누구의 히메기미인지 같은 것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일단 우콘의 고조 집으로 히메기미를 옮겨 그곳에서 여방을 엄선하고 의복 준비도 모두 마친 뒤, 10월에 로쿠조인으로 들어갔다. 겐지는 새로운 히메기미에 대해 하나치루사토에게 이야기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공연히 비관하여 교외 어딘가로 숨어버렸는데, 아이도 있었기에 오랫동안 찾게 했으나 아무런 소득이 없어 어엿한 여자가 될 때까지 다른 곳에 두었던 셈입니다만, 그 아이의 소식을 들었을 때 즉시 맞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하여 이곳으로 오게 한 것입니다. 어머니는 이미 죽었습니다. 주장을 당신의 아이로 삼고 있으니, 한 명 더 있어도 괜찮겠지요. 돌봐주십시오. 소박한 생활을 해왔기에 시골풍인 점이 많을 것입니다. 여러모로 가르쳐 주십시오."
"정말로 그런 분이 계셨나요. 저는 조금도 몰랐습니다. 아가씨가 한 분뿐이라 조금 너무 적적했는데, 잘된 일이지요."
하나치루사토는 너그럽게 말했다.
"어머니였던 사람은 아주 선량한 여자였소. 당신도 다정한 사람이니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것이오."
등등 겐지가 말했다.
"어머니답게 돌볼 일도 지금까지 별로 없어서 지루했는데, 좋은 일이라 생각해요. 함께 사는 것은요."
라고 하나치루사토는 말하고 있었다. 여방들은 겐지의 히메기미인 줄 모르고,
"또 어떤 분을 맞아들이시는 걸까요. 같은 곳으로 말이에요. 너무나 부인을 고물 취급하시는 게 아니신가요."
라고 말하고 있었다.
히메기미는 수레 세 대 정도에 나누어 탄 여방들과 함께 로쿠조인으로 옮겨왔다. 여방들의 복장 등도 우콘이 따라붙어 시골티 나지 않게 꾸며졌다. 겐지 쪽에서 그런 이들에게 필요한 비단과 기타 견직물류는 충분히 제공해 두었다.
그날 밤 곧바로 겐지는 히메기미가 있는 곳으로 왔다. 규슈에 가 있던 사람들은 예전 히카루 겐지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 있었으나, 시골 생활을 하는 동안 그 희귀한 미모의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기에, 지금 희미한 등불 아래 기장의 틈새로 조금 보이는 겐지의 얼굴을 보고는 두려움마저 느꼈다. 겐지가 지나오는 문을 우콘이 열자,
"이 문으로 들어올 특권은 내가 가지고 있겠지."
하고 웃으며 들어와 툇마루 앞의 방에 앉아서,
"등불이 너무 어둡구려. 연인이 찾아오는 밤도 아니지 않소. 부모 얼굴은 보고 싶어 한다고들 하지만, 이 불빛으로는 어떠하겠소. 그대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라고 말하며 겐지는 기장을 조금 옆으로 밀어 젖혔다. 히메기미가 부끄러워하며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에서 좋은 느낌을 받아 겐지는 기뻤다.
"조금 더 밝게 하는 게 어떻겠소. 너무 지나치게 내숭을 떠는 것처럼 보이오."
라고 겐지가 말하기에, 우콘은 등심지를 조금 돋우어 가까이 가져다 놓았다.
"너무 쑥스러워하는구려."
겐지가 빙그레 웃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듯한 히메기미의 눈길이었다. 조금도 남처럼 대하지 않고, 겐지는 부모처럼 말했다.
"오랫동안 네가 어디 있는지 몰라 걱정만 했단다.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되었어도 아직 꿈만 같구나. 게다가 옛일이 떠올라 내 마음속에서 참을 수 없는 것들이 솟구치는구나. 그래서 말도 제대로 나오질 않는군."
라고 말하며 눈물을 닦는 겐지였다. 그것은 거짓이 아니라, 겐지는 유가오와 사별했던 그날을 슬프게 회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월을 헤아려 보며,
"부모 자식 사이로 이토록 오래 만나지 못했다는 것은 유례없는 일일 것이오. 원망스러운 운명이었지. 이제 너도 소녀처럼 부끄러워만 할 나이는 지났으니, 오늘까지의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데 왜 너는 침묵만 지키고 있느냐."
하고 겐지가 원망 섞인 말을 하는 것을 듣자, 히메기미는 무엇이라 대답해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부끄러웠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