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온 들판에 있는 영웅들이나 반신반인들이 느끼는 축복이 저기 있는 노파들 말처럼 아스포델이나 암브로시아, 혹은 넥타르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내 생각에 그들이 느끼는 축복은 바로 거위 새끼로 엉덩이를 닦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장 선생도 같은 의견이죠."
가르강튀아가 신학자에게 라틴어 교육을 받은 이야기
이 말을 들은 그랑구지에 영감은 아들 가르강튀아의 고결한 식견과 경이로운 이해력을 보고 감탄하며 유모들에게 말했다.
"마케도니아의 왕 필리포스는 아들 알렉산드로스가 말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을 보고 그의 비범함을 알아보았지. 그 말은 너무 사납고 길들여지지 않아 아무도 올라타려 하지 않았거든. 올라타는 사람마다 거칠게 흔들어대서 어떤 이는 목뼈가 부러지고, 어떤 이는 다리가 부러지고, 어떤 이는 뇌가 터지고, 어떤 이는 턱뼈가 나갔으니 말이야. 그런데 알렉산드로스는 히포드롬(말을 훈련시키고 타는 곳)에서 이 광경을 보고, 말의 사나움이 단지 자신의 그림자를 무서워해서 생긴 것임을 깨달았네. 그래서 말에 올라타 태양을 등지고 달리게 하여 그림자가 뒤로 떨어지게 함으로써 말을 순하게 길들였지.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그런 신성한 통찰력을 보고, 당시 그리스의 모든 철학자 중에서 가장 존경받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아들을 가르치게 했다네."
"하지만 방금 여러분 앞에서 아들 가르강튀아와 나눈 이 대화만 보아도, 나는 녀석의 이해력이 신성함과 맞닿아 있음을 알겠네. 녀석의 식견이 그토록 예리하고 세밀하며 깊고 차분하니, 제대로만 교육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지혜의 경지에 이를 것이야. 그러니 녀석의 역량에 맞춰 가르칠 현자를 찾아 맡기겠네. 비용은 아끼지 않을 생각이네."
그리하여 그는 튀발 올로페른 선생이라는 위대한 신학 박사를 가정교사로 맞이했다. 선생은 가르강튀아에게 알파벳을 가르쳤는데, 녀석은 그것을 거꾸로 외울 정도로 완벽하게 익혔고 그 과정에 5년 3개월이 걸렸다. 그다음에는 『도나투스』, 『파세투스』, 『테오돌레투스』, 『알라누스의 잠언』을 읽어주었고, 그 공부에 13년 6개월 2주가 걸렸다.
하지만 그때는 인쇄술이 아직 도입되지 않았으므로, 선생은 가르강튀아에게 고딕 서체를 쓰도록 가르쳤고 녀석은 책을 전부 손으로 베껴 썼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가르강튀아는 보통 7천 퀸탈이 넘는 거대한 필통을 들고 다녔는데, 그 필통의 잉크통은 에네의 커다란 기둥만큼이나 크고 굵었으며, 잉크병은 커다란 철사슬에 매달려 있었는데 그 크기가 상업용 통 한 개 정도나 되었다.
그 후 선생은 위르트비즈, 파스캥, 트로프디퇴, 갈로, 장 르 보, 빌로니오, 브렐랭광두 등의 주석이 달린 『의미의 양태에 관하여(De Modis significandi)』를 가르쳤는데, 이 공부에 18년 11개월이 넘게 걸렸다. 가르강튀아는 그것을 너무나 잘 익혀서 껑충 뛰며 거꾸로 암송할 지경이었고, 어머니에게 손가락으로 따져가며 『의미의 양태』 같은 것은 학문이 아니라고 증명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다음에는 『컴포스트』를 읽어주었는데, 가르강튀아는 그 공부에 16년 2개월을 보냈고, 그때 그의 가정교사가 죽었다.
그해는 천사백이십 년이었네,
그에게 닥친 매독 때문에.
그 후 조블랭 브리데 선생이라는 늙은 기침쟁이가 가정교사로 들어와 『후구티오』, 에브라르의 『그레시스무스』, 『도크트리날』, 『파르스』, 『키드 에스트』, 『수플레멘툼』, 『마르모트레』, 『식탁 예절에 관하여(de Moribus in mensa servandis)』, 세네카의 『사추덕에 관하여(de Quatuor virtutibus cardinalibus)』, 주석이 달린 『파사반투스』, 축일을 위한 『도르미 세쿠레』, 그리고 그와 비슷한 수준의 다른 책들을 읽어주었다. 그 책들을 읽고 난 뒤 녀석은 우리 그 누구보다도 지혜로워졌다.
가르강튀아가 다른 가정교사들에게 배운 이야기
그러는 동안 아버지는 가르강튀아가 정말 열심히 공부하며 온 시간을 쏟고 있는데도 아무런 성과가 없으며, 설상가상으로 멍청하고 바보 같아졌으며, 늘 몽상에 잠겨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 일을 파펠리고스의 부왕 돈 필리프 데 마레에게 하소연했는데, 데 마레는 그런 스승 밑에서 그런 책들을 배우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편이 낫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그들의 지식은 그저 어리석음에 불과하고 그들의 지혜는 벙어리장갑처럼 쓸모없어서, 훌륭하고 고귀한 정신을 타락시키고 청춘의 꽃을 시들게 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말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중에서 겨우 2년 동안 공부한 사람을 하나 데려와 보십시오. 만약 그 사람이 당신 아들보다 판단력이나 말솜씨, 언변이 뛰어나지 않고, 세상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나 정직함이 부족하다면, 저를 영원히 브렌의 베이컨이나 써는 촌놈으로 여기셔도 좋습니다."
그랑구지에는 그 제안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그대로 실행하라고 명령했다.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데 마레는 빌공기 출신의 젊은 시종 외드몽을 데려왔는데, 그는 머리 손질과 옷차림이 깔끔하고 태도도 바르기 그지없어 사람이라기보다는 작은 천사처럼 보였다.그러고는 그랑구지에에게 말했다.
"저 아이를 보십시오. 아직 열두 살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옛날의 그 망상에 빠진 신학자들의 지식과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가진 지식이 어떻게 다른지 한번 확인해 보시지요."
그랑구지에는 그 시험이 마음에 들어 시종에게 말을 시작해 보라고 명령했다.그러자 외드몽은 주인인 부왕에게 허락을 구한 뒤, 모자를 손에 들고 밝은 얼굴과 붉은 입술,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가르강튀아를 향해 소년다운 겸손함을 담아 똑바로 섰다. 그는 가르강튀아를 찬미하고 칭송하기 시작했는데, 첫째는 그의 미덕과 바른 행실을, 둘째는 그의 학식을, 셋째는 그의 고귀한 혈통을, 넷째는 신체적 아름다움을 기렸다. 다섯째로는 그를 잘 가르치기 위해 애쓰는 아버지를 정성을 다해 공경하라고 부드럽게 권유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그의 가장 낮은 종으로라도 거두어 달라고 청했는데, 지금 하늘에 바라는 것은 오직 가르강튀아를 기쁘게 할 수 있는 작은 봉사의 기회를 얻는 것뿐이라고 했다.
외드몽은 그 모든 말을 아주 적절한 몸짓과 또렷한 발음, 유창한 목소리, 세련되고 격조 높은 라틴어로 구사하여, 마치 이 시대의 소년이라기보다는 과거의 그라쿠스나 키케로, 혹은 에밀리우스가 환생한 듯 보였다. 하지만 가르강튀아는 그저 소처럼 엉엉 울음을 터뜨리며 모자로 얼굴을 가릴 뿐이었고, 죽은 당나귀가 방귀를 뀔 수 없듯 녀석의 입에서는 도무지 한마디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에 격분한 아버지는 조블랭 선생을 죽여버리려 했다. 그러나 데 마레의 설득으로 간신히 노여움을 가라앉혔다. 그는 선생에게 급료를 치러 내보내고 신학자답게 술이나 실컷 마시게 한 뒤, 저주받을 곳으로 꺼지라고 명령했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저 녀석이 영국인처럼 술에 취해 죽어버린다 해도 주인에게 별로 손해는 안 되겠군."
조블랭 선생이 집을 떠나자, 그랑구지에는 부왕과 함께 가르강튀아에게 붙일 새로운 가정교사를 상의했다. 그들은 외드몽의 스승인 포노크라테스를 적임자로 정하고, 당시 프랑스 소년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함께 파리로 가기로 했다.
가르강튀아가 파리로 떠난 이야기와 그를 태운 거대한 암말이 보스의 쇠파리들을 물리친 이야기
같은 시기에 누미디아의 제4대 왕 파욜레스는 아프리카에서 그랑구지에에게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가장 거대하고 괴물 같은 암말을 보냈다(아프리카가 항상 새로운 것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익히 알 것이다). 그 말은 코끼리 여섯 마리만큼이나 컸고,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말처럼 발굽이 갈라져 있었으며, 랑그독의 염소처럼 귀가 축 늘어져 있고 엉덩이에는 작은 뿔이 하나 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털색은 적갈색이었고 회색 반점이 얼룩덜락하게 섞여 있었다. 무엇보다 꼬리가 끔찍하게 컸는데, 대략 랑제 근처의 생마르 탑만큼이나 굵었고, 꼬리털은 마치 밀 이삭처럼 뻣뻣하게 돋아나 있었다.
이런 사실에 놀랐다면, 스키티아 산 양들의 꼬리에 대해서는 더 크게 놀라야 할 것이다. 그 꼬리는 무게가 30파운드가 넘고, 테노의 말이 맞다면 시리아 산 양들의 경우에는 그 길고 무거운 꼬리를 지탱하려고 엉덩이에 수레를 매달아주어야 할 정도니 말이다. 평지에 사는 너희 얼간이들에게는 그런 꼬리가 없지!
그 말은 카라크선 세 척과 브리간틴선 한 척에 실려 탈몽데의 올론 항구까지 왔다. 그랑구지에가 그것을 보고 말했다.
"자, 내 아들을 파리로 데려다줄 딱 맞는 녀석이군. 됐다, 신의 뜻대로 모든 게 잘될 거야. 녀석은 장차 위대한 학자가 되겠지. 짐승 녀석들만 아니었다면 우리도 학자처럼 살 수 있었을 텐데."
다음 날 아침, 술을 마신 뒤(알다시피), 가르강튀아와 그의 가정교사 포노크라테스, 수행원들, 그리고 어린 시종 외드몽은 길을 떠났다. 날씨가 맑고 온화했기에, 아버지는 그에게 황갈색 부츠를 신겼는데 바뱅은 이를 장화라고 불렀다. 그렇게 그들은 즐겁게 여행하며 가는 곳마다 성대한 잔치를 벌였고, 오를레앙 위쪽까지 도달했다. 그곳에는 길이 35리그, 폭 17리그 정도 되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이 숲은 쇠파리와 말벌이 끔찍하게 들끓어서 가엾은 암말과 당나귀, 말들에게는 그야말로 강도 구역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가르강튀아의 암말은 녀석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자기 종족이 당한 모든 수모를 정당하게 갚아주었다. 숲에 들어서자마자 말벌들이 공격해오자, 암말은 꼬리를 휘둘러 숲 전체를 쓸어버릴 정도로 훌륭한 일전을 벌였다. 좌우로, 앞뒤로, 이리저리, 위아래로 휘두르는 꼬리는 마치 낫을 든 농부가 풀을 베어내듯 나무들을 쓰러뜨렸다. 그 덕분에 그 이후로는 숲도 말벌도 사라졌고, 그 지역 전체가 평원이 되어버렸다.
이를 본 가르강튀아는 별다른 자랑도 없이 아주 흡족해하며 수행원들에게 말했다. "보스(이곳은 참 아름답구나)." 그 때문에 이후로 이 땅은 보스(Beauce)라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아침 식사는 온통 하품(bailler)으로 때웠는데, 그 기억을 기려 오늘날까지도 보스의 신사들은 하품을 하며 아침을 먹고, 덕분에 아주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며 가래를 더 시원하게 뱉어낸다고 한다.
마침내 그들은 파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2, 3일간 머물며 수행원들과 함께 즐겁게 회포를 풀었고, 당대 파리에 어떤 학자들이 있는지, 그곳 사람들은 어떤 포도주를 마시는지 수소문했다.
가르강튀아가 파리 시민들에게 환영의 대가를 치르고 노트르담 성당의 큰 종을 가져간 이야기
파리에서 며칠간 회포를 푼 뒤, 그가 시내를 구경하러 나가자 모두가 그를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본래 파리 사람들은 어리석고 멍청하며 눈치가 없어서, 거리 한복판에서 곡예사나 잡동사니 장수, 방울 달린 노새, 악사만 나타나도 훌륭한 복음 전도자가 설교할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을 정도였다. 사람들은 끈질기게 그를 따라다녔고, 결국 그는 노트르담 성당의 탑 위로 피신해야 했다. 그곳에 올라가 자신을 에워싼 수많은 사람을 내려다보며 그가 분명하게 말했다.
"이 얼간이들이 내가 여기서 환영의 대가와 축하주를 내길 바라는 모양이군. 그러지 뭐. 포도주를 대접해주지, 다만 '웃음'으로 말이야."
그러고는 미소를 지으며 멋진 바지 지퍼를 풀고는 성기를 하늘로 향해 치켜들고 아주 거세게 오줌을 갈겨댔다. 그 오줌줄기에 여자와 어린아이들을 제외하고도 26만 418명이 익사하고 말았다.
그 오줌 세례를 운 좋게 피한 이들은 재빨리 대학교 꼭대기로 도망쳤다. 땀을 뻘뻘 흘리고 기침과 가래를 뱉으며 숨을 헐떡이던 그들은 분노 혹은 웃음을 섞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카리마리, 카리마라! 성 마미여, 우리가 오줌(ris)으로 목욕을 했구나!" 그래서 그 도시의 이름이 그 후로 파리(Paris)가 되었다. 스트라보의 제4권에 따르면 그전에는 그리스어로 '백색'이라는 뜻의 '레우케테(Leucèce)'라고 불렸는데, 이는 그곳 여인들의 흰 허벅지 때문이었다. 파리라는 이름이 새로 붙여졌을 때 그곳에 있던 이들이 저마다 자기 교구의 성인들을 들먹이며 맹세했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사람들로 구성된 파리 사람들은 본래부터 욕도 잘하고 법학에도 능하며 약간은 자만심이 강하다. 조아니누스 데 바랑코는 그의 저서 『존경의 풍요로움에 관하여』에서 파리 사람들이 그리스어로 '당당하게 말하는 자들'이라는 뜻의 '파르헤시아인'으로 불린다고 추정했다.
그 일을 마치고 그는 탑에 걸린 커다란 종들을 바라보며 아주 조화롭게 울려 퍼지도록 흔들어 보았다. 그러다 문득 그 종들이 브리 치즈와 신선한 청어를 잔뜩 실어 아버지께 돌려보낼 암말의 목에 걸어줄 방울로 쓰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정말로 그 종들을 자신의 숙소로 가져가 버렸다.
그사이 성 안토니오 수도회의 햄 담당 수도원장이 기름진 탁발을 하러 왔는데, 그는 멀리서도 자기 존재를 알리고 식료품 저장고의 베이컨이라도 떨게 하려고 몰래 종을 가져가려 했다. 하지만 체면 때문인지 종을 두고 갔는데, 종이 너무 뜨거워서가 아니라 들고 가기에는 다소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자는 부르 출신의 수도원장은 아니었다. 그는 내 친구와 너무 가까운 사람이니까.
온 도시가 폭동으로 들끓었다. 다들 알다시피 파리 사람들은 워낙 선동되기 쉬워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소란을 보고도 제대로 된 법 집행으로 그들을 다스리지 않는 프랑스 왕들의 인내심에 외국인들이 놀랄 정도다. 하느님께 기도하건대, 이런 분열과 독점의 음모가 어디서 꾸며지는지 알아내 우리 교구의 신도들 앞에 낱낱이 밝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이 미친 듯이 몰려든 곳은 소르본이었는데, 그곳은 당시 루테시아의 신탁이 있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곳에서 종을 가져간 사건의 경위가 제기되고 그로 인한 폐해가 지적되었다.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오간 끝에, 신학부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유능한 자를 가르강튀아에게 보내 종을 잃어버린 끔찍한 폐해를 설명하게 하기로 결정했다. 이 임무가 신학자보다는 연설가에게 더 어울린다는 대학 내 몇몇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결국 우리 스승 자노투스 드 브라그마르도가 이 일에 적임자로 선출되었다.
자노투스 드 브라그마르도가 가르강튀아에게서 큰 종을 되찾으러 파견된 이야기
시저식으로 머리를 깎고 신학자용 후드(lyripipion)를 두른 자노투스 선생은, 오븐에서 갓 꺼낸 모과 젤리와 지하실의 성수(포도주)로 속을 든든히 채운 뒤 가르강튀아의 숙소로 향했다. 그는 붉은 주둥이를 한 송아지 세 마리를 앞세우고, 가사 일로 진흙투성이가 된 무능한 학자 대여섯 명을 뒤에 줄줄이 끌고 갔다. 입구에서 그들을 만난 포노크라테스는 기괴한 차림새를 보고 혹시 제정신이 아닌 광대들이 아닐까 싶어 겁이 덜컥 났다. 그래서 그 무능한 학자 무리 중 한 명에게 이 구경거리가 무슨 용건인지 물었더니, 그들은 종을 돌려받으러 왔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 말을 듣자마자 포노크라테스는 가르강튀아에게 달려가 소식을 전했고, 가르강튀아는 즉각 대답을 준비하고 행동 방침을 논의했다. 사건을 보고받은 가르강튀아는 스승 포노크라테스, 집사 필로토미, 시종 김나스테, 외드몽을 따로 불러 대응 방안을 간단히 상의했다. 그들은 모두 종을 되찾으러 온 자들을 술 저장고로 데려가 신학자답게 술을 잔뜩 먹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이 기침쟁이가 자기 요청으로 종을 돌려받았다는 허영심에 빠지지 않도록, 그가 술을 마시는 동안 도시의 총독, 학부 학장, 성당 주임 신부를 불러 모아 그들이 도착하면 신학자가 용건을 꺼내기도 전에 미리 종을 내주기로 했다. 그 후에야 그들 앞에서 그의 거창한 연설을 듣기로 한 것이다. 계획대로 총독 일행이 도착하자 신학자는 중앙 홀로 안내되었고, 기침을 연신 해대며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열었다.
자노투스 드 브라그마르도 선생이 종을 되찾으려 가르강튀아에게 한 연설
"에헴, 헴, 헴! 므나 디에스, 나리, 므나 디에스, 그리고 신사 양반들. 우리 종을 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니까요. 헴, 헴, 하쉬! 예전에 런던 사람들(카오르 지방에 있는)이 좋은 값에 사겠다고 했을 때도 우리는 거절했지요. 보르도 사람들(브리에 있는)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들은 우리 종의 본질적이고 원소적인 성질, 그 실체적 본성에 깃든 고유한 성질 때문에 종을 사려 했지요. 우리 포도밭의 우박과 소용돌이를 쫓아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물론 우리 포도밭은 아니지만, 근처 밭들 말이죠. 술(piot)을 잃으면 우리는 모든 것, 즉 이성과 법도 잃게 되니까요."
"제 요청대로 종을 돌려주시면, 저는 소시지 여섯 덩이와 다리에 딱 맞는 좋은 바지 한 벌을 얻게 될 겁니다. 약속대로라면 말이죠. 오! 신이시여, 나리, 바지 한 벌이면 충분하죠. 지혜로운 자는 바지를 마다하지 않을 테니까요. 하! 하! 아무나 바지를 가질 순 없지요. 저야 잘 압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나리. 열여덟 날 동안 이 멋진 연설을 준비하느라 머리를 굴렸습니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바치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토끼가 바로 거기 숨어 있지요. 맹세컨대 나리, 제 방에서 함께 저녁을 드시지요. 신의 몸을 걸고 맹세하건대, 우리 사이좋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봅시다. 돼지 한 마리를 잡았고 아주 좋은 포도주도 있답니다. 좋은 포도주를 마시면 형편없는 라틴어는 나올 수가 없지요. 자, 신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종을 돌려주시오. 여기 학부를 대신해 드리는 설교가 있으니, 부디 우리에게 종을 돌려주시오. 면죄부도 필요하십니까? 맹세컨대 공짜로 드리겠습니다."
"오, 나리! 종을 우리에게 돌려주십시오. 신이여, 종은 도시에 유익한 물건입니다. 모두가 사용하니까요. 나리의 암말에게도 좋다면, 우리 학부에도 좋겠지요. 성서 어디선가 말하길 '무지한 짐승에 비길 바'라 했으니 말입니다. 내 수첩에 적어두었는데……. 아무튼 아주 훌륭한 핑계입니다. 에헴, 헴, 에헴, 하쉬!"
"자, 이제 제가 왜 종을 돌려주셔야 하는지 증명해 보이죠. 내 논증은 이렇습니다. '모든 종은 종루에서 울려 퍼지며, 울리는 성질을 지니고, 종을 울리게 하는 울림 그 자체로 울리는 자들을 울리게 하노라.' 파리에는 종이 있죠. 그러므로 땡. 하, 하, 하, 이건 정말 명언 아닙니까! 이건 제1법 제3격, 다리(Darii) 논법이나 그 비슷한 것 어딘가에 있죠. 맹세컨대, 한때는 저도 악마처럼 논쟁을 해댔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꿈만 꾸고 살지요. 이제 제게 필요한 건 좋은 포도주, 좋은 잠자리, 등은 난로에 대고 배는 식탁에 붙인 채로 든든하게 먹을 그릇뿐입니다. 오, 나리, 비오니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 종을 돌려주십시오. 성모님의 가호가 당신께 깃들어 악으로부터 보호하시길, 영원 무궁토록 다스리시는 그분께, 아멘. 에헴, 헴, 하쉬, 아쉬, 그렌헨하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