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고모가 나에 대한 결심을 내리다
아침에 내려가 보니 고모가 쟁반에 팔꿈치를 괴고 아침 식탁 위에서 너무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던 나머지, 온수통에서 물이 넘쳐 찻주전자를 지나 식탁보를 온통 적시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고모의 명상은 깨져버렸다. 나는 분명 내가 고모의 고민 대상이었으리라 확신했고, 나에 대한 고모의 의중을 알고 싶은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고모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나는 내 불안함을 감히 내색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 눈은 혀만큼 내 마음대로 통제되지 않아 아침 식사 내내 자꾸만 고모 쪽으로 향했다. 고모를 잠시라도 바라보면, 어느새 고모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작은 원형 식탁 반대편에 앉아 있는 내가 아주 멀리 떨어진 사람이라도 된 양, 기묘하고 골똘한 표정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고모는 아주 천천히 의자에 등을 기대고, 미간을 찌푸린 채 팔짱을 끼고는 느긋하게 나를 관찰했다. 고모의 그 고정된 시선에 나는 당혹감을 이기지 못하고 압도당했다. 아직 아침을 다 먹지 못했던 나는 당황함을 감추려 식사를 계속하려 했지만, 칼은 포크 위로 굴러떨어지고 포크는 칼에 걸리고 말았다. 베이컨 조각들은 내가 먹으려고 썰려던 게 아니라 공중으로 높이 튀어 올랐고, 마시던 차는 자꾸만 엉뚱한 기도로 넘어가 캑캑거리기 일쑤였다. 결국 나는 완전히 포기하고 고모의 끈질긴 시선 아래 얼굴을 붉힌 채 앉아 있었다.
한참 만에 고모가 입을 열었다. "어이!"
나는 고개를 들어 고모의 날카롭고 총명한 시선을 공손히 마주했다.
"그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 고모가 말했다.
"누구……요?"
"네 의붓아버지 말이다." 고모가 대답했다. "내 편지를 받으면 알아서 잘 처리하라고 전했어.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나랑 끝장을 보게 될 거라고, 그렇게 말해두었지!"
"제가 어디 있는지 알고 계시나요, 고모?" 나는 불안한 마음에 물었다.
"알려주었다." 고모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다시 저 사람에게 보내질까요?" 나는 말을 더듬었다.
"글쎄다." 고모가 말했다. "두고 봐야지."
"오! 머드스톤 씨에게 다시 돌아가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외쳤다.
"난 아무것도 모른다." 고모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확실히 말할 순 없구나. 두고 봐야지."
그 말씀을 듣자 기운이 쭉 빠졌고, 나는 몹시 낙담하여 마음이 무거워졌다. 고모는 나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이더니, 찬장에서 턱받이가 달린 거친 앞치마를 꺼내 입었다. 그러고는 직접 찻잔을 씻어 모든 것을 다시 쟁반 위에 올려놓고, 행주를 접어 그 위에 덮은 뒤 재닛을 불러 가져가게 했다. 다음으로 고모는 (장갑을 먼저 끼고) 작은 빗자루로 카펫 위의 먼지를 하나도 남김없이 쓸어 냈다. 그러고는 이미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던 방을 다시 먼지 털고 정리했다. 이 모든 일이 고모의 성에 차게 끝난 뒤, 고모는 장갑과 앞치마를 벗어 접어서 찬장의 원래 있던 구석에 넣어 두었다. 그런 다음 창가에 있는 자신의 식탁으로 반짇고리를 가져와 초록색 부채를 빛과 자신 사이에 두고 앉아 바느질을 시작했다.
고모는 바늘귀를 꿰며 말했다. "위층에 좀 다녀오렴. 딕 씨에게 내 안부 좀 전하고, 기념비 원고는 어떻게 되어가는지 좀 물어봐 주겠니?"
나는 이 심부름을 완수하기 위해 아주 민첩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모는 바늘귀를 꿸 때만큼이나 뚫어지게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내 생각엔 말이다, 너는 딕이라는 이름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지, 안 그러니?"
"어제는 좀 짧은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자백했다.
고모는 더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그분이 쓰고 싶어만 한다면 더 긴 이름이 없다고 생각지 마라. 베이블리, 리처드 베이블리 씨, 그게 그 신사의 진짜 이름이니까."
나는 어린 나이에 이미 그분과 너무 친근하게 굴었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자각하며, 앞으로는 그 긴 이름을 제대로 불러드리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려던 참이었다. 그때 고모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그렇게 부르지 마라. 그분은 자기 이름을 아주 질색하거든. 그분의 특이한 점이지. 뭐 그리 대단한 특이점도 아니겠지만 말이야. 하늘도 다 아시듯,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워낙에 모진 꼴을 많이 당해서 그 이름이라면 아주 죽도록 싫어하게 된 거란다. 지금은 이곳이나 다른 어디서나 딕 씨로 통하고 있거든. 그분이 다른 곳을 다니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러니 조심하렴, 얘야. 그분을 절대 딕 씨 말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 마라."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심부름을 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동안 생각하기를, 딕 씨가 내가 내려올 때 열린 문틈으로 본 것과 같은 속도로 계속 기념비 원고를 작성해 왔다면 정말 아주 잘해나가고 있는 게 틀림없을 것 같았다. 방에 들어가 보니 그는 여전히 긴 펜을 휘두르며 머리를 거의 종이에 붙이다시피 하고 글을 쓰고 있었다. 그는 글쓰기에 워낙 열중하고 있어서, 그가 내가 온 것을 알아채기 전까지 나는 구석에 놓인 커다란 종이 연과 어지럽게 쌓인 원고 뭉치들, 수많은 펜, 그리고 무엇보다 (하프 갤런짜리 단지에 담겨 수십 개는 되어 보이는) 엄청난 양의 잉크를 여유롭게 관찰할 수 있었다.
"하! 포이보스!" 딕 씨가 펜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세상일은 좀 어때? 저기 말이지." 그는 목소리를 낮추며 덧붙였다. "남들에게 알려지길 바라진 않지만, 그게……." 그러고는 나를 손짓해 불러 귓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미친 세상이야. 베들램처럼 미쳤다고, 얘야!" 딕 씨는 식탁 위의 둥근 통에서 코담배를 꺼내 넣으며 호탕하게 웃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감히 내 의견을 말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그저 심부름만 전달했다.
"그래." 딕 씨가 대답했다. "고모에게 내 안부 좀 전해주렴. 나는…… 이제 막 시작했단다. 이제 시작한 것 같아." 딕 씨는 회색 머리카락 사이로 손을 쓸어 넘기며 원고를 자신감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학교는 다녀봤니?"
"네, 선생님." 내가 대답했다. "잠깐 다녔어요."
"기억하니?" 딕 씨가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기록하기 위해 펜을 집어 들고 물었다. "찰스 1세 왕이 참수당한 날짜 말이야." 나는 1649년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래." 딕 씨가 펜으로 귀를 긁적이며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책에는 그렇게 나오지.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가 안 돼. 만약 그게 그렇게 오래전 일이라면, 머리가 잘린 뒤에 그분 머리에서 나온 골칫거리 일부를 사람들이 실수로 내 머릿속에 집어넣을 수가 있었겠니?"
나는 그 질문에 무척 놀랐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말해 줄 수가 없었다.
"참 이상한 일이지." 딕 씨가 자신의 원고를 낙담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다시 머리카락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도무지 제대로 풀리지가 않아. 완벽하게 명확하게 만들 수가 없단 말이지. 하지만 뭐 상관없어, 상관없어!" 그가 활기차게 자신을 추스르며 말했다. "시간은 충분하니까! 트로트우드 양에게 안부 전해줘, 아주 잘해나가고 있다고 말이야."
내가 떠나려는데 그가 나에게 연 쪽을 보라고 했다.
"저 연, 어떻게 생각하니?" 그가 말했다.
나는 그것이 아름다운 연이라고 대답했다. 아마 높이가 7피트는 족히 되어 보였다.
"내가 만든 거야. 너랑 나랑 가서 날리자." 딕 씨가 말했다. "이거 보이니?"
그는 내게 연이 원고로 덮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주 빽빽하고 공들여 쓴 글씨였지만, 줄을 따라 읽어보니 한두 군데에서 다시 찰스 1세 왕의 머리에 관한 언급이 보였다.
"끈은 충분해." 딕 씨가 말했다. "연이 높이 날아오르면 사실도 멀리까지 전달되지. 그게 바로 내가 사실을 퍼뜨리는 방식이야. 어디에 떨어질지는 알 수 없지. 상황이나 바람 같은 것에 달렸으니까. 하지만 난 그저 운에 맡길 뿐이야."
그의 얼굴은 아주 온화하고 즐거워 보였으며, 건강하고 활기차면서도 어딘가 위엄이 서려 있어서, 나는 그가 나를 상대로 유쾌한 농담을 하는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웃었고 그도 웃었으며, 우리는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 헤어졌다.
"그래, 얘야."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고모가 물었다. "오늘 아침 딕 씨는 어떠더냐?"
나는 고모에게 그가 안부를 전했고 아주 잘해나가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니?" 고모가 물었다.
나는 그분을 아주 좋은 신사라고 대답하여 질문을 피해보려는 어렴풋한 생각을 했지만, 고모는 그렇게 쉽게 넘어갈 분이 아니었다. 고모는 무릎 위의 바느질감을 내려놓고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자! 네 누이 벳시 트로트우드라면 누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즉시 내게 말했을 거다. 최대한 네 누이처럼 행동해 보렴, 어서 말해 보렴!"
"그분은…… 딕 씨는…… 잘 몰라서 여쭤보는 거예요, 고모. 혹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신가요?" 나는 위험한 주제를 꺼냈다는 느낌에 더듬거렸다.
"전혀 아니란다." 고모가 말했다.
"아, 그렇군요!" 나는 힘없이 대답했다.
"딕 씨가 세상에서 가장 아닌 것이 있다면," 고모가 아주 단호하고 힘 있는 태도로 말했다. "바로 그거란다."
나는 또다시 소심하게 "아, 그렇군요!"라고 말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가 미쳤다는 소리를 들은 적은 있지." 고모가 말했다. "그가 미쳤다고 불렸다는 사실을 말하는 데는 내 이기적인 기쁨도 좀 섞여 있단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실 네 누이 벳시 트로트우드가 나를 실망하게 한 이후로 쭉 내가 그분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조언을 구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