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막
벽에 뚫린 구멍
[카루다타의 하인 바르다마나카 등장.]
바르다마나카:
인자하고 자비로운 주인이라면 가난하더라도 하인들이 따르는 법. 재물만 믿고 빳빳하게 굴며 가혹하기만 한 주인은 잔인함으로 보답받을 뿐.
또한 이르기를,
곡식 잔치에 눈먼 황소는 막을 수가 없고, 남편을 두고 바람피우려는 아내는 막을 수가 없으며, 밤낮으로 도박에 빠진 사내 또한 막을 수가 없고, 사람이 타고난 결점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네.
카루다타님이 연주회에 가신 지 꽤 지났다. 자정이 넘었는데도 아직 돌아오지 않으시네. 바깥 홀에 들어가 잠깐 눈이나 붙여야겠다. [그는 그렇게 한다.]
……
[카루다타와 마이트레야 등장.]
카루다타: 레빌라의 노래는 정말이지 아름답더구나! 저 류트는 진정 보석이야. 바다에서 나는 보석이 아니라 말이지.
애타는 연인의 마음을 부드럽게 달래고, 정인이 만나지 못할 때 위로를 주며, 사랑에 굶주린 영혼에 더없는 안식을 보내니, 가장 달콤한 사랑에 그보다 더한 감미로움을 더하는구나.
마이트레야: 그럼 이제 안으로 들어가지요.
카루다타: 그래도 레빌라 님의 노래는 정말이지 훌륭했어!
마이트레야: 세상에 항상 저를 웃게 만드는 것이 딱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산스크리트어로 말하는 여자고, 다른 하나는 낮고 부드럽게 노래하려는 사내죠. 여자가 산스크리트어로 말하면 코에 새 고삐를 꿴 송아지 같아서 그저 쑤, 쑤, 쑤 하는 소리만 들리고, 사내가 낮고 부드럽게 노래하려 하면 꽃장식이 말라비틀어지는 줄도 모르고 경전을 웅얼대는 늙은 사제 생각이 납니다. 아니, 저는 딱 질색이에요!
카루다타: 친구, 오늘 저녁 레빌라 님의 노래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네. 그런데도 자네는 만족하지 못하는구먼.
사랑과 평화, 감미로움의 음률을 찾을 수 있으리, 가슴 떨리는 선율과 열정의 가락, 여인의 우아함과 고운 자태가 담긴 선율까지. 아, 내 보잘것없는 말로는 그 무엇 하나 제대로 표현할 수 없구나! 하지만 그 선율이 감미로운 박자로 울려 퍼질 때, 나는 그게 숨겨둔 나의 연인이 부르는 노래인 줄 알았네.
노래의 선율, 무심결에 떨리는 가냘픈 현의 울림이여. 열정이 고조될수록 더욱 또렷하게 들려오지만, 음악이 잦아들면 언제나 더욱 감미롭구나. 강렬한 열정은 다시금 내뱉고 싶어 하지만, 차마 두 번 말하지 못하고… 부질없구나. 하지만 이토록 감미로운 음악은 영원히 살아남아, 나는 여전히 가장 달콤한 음악을 듣는 것처럼 걸어가리라.
마이트레야: 저길 보세요, 친구! 시장을 내다보는 가게들마다 개들도 깊이 잠들었습니다. 어서 집으로 갑시다. [그는 앞을 내다본다.] 저것 보세요! 달님도 하늘 궁전을 떠나며 어둠에 자리를 내어주는군요.
카루다타: 그렇군.
달은 서산 너머로 지며 어둠에 자리를 내어주고, 솟아오른 달의 끝부분만 마치 정글 웅덩이에서 목욕하는 코끼리의 날카로운 상아 두 개가 드러난 듯 명료하게 솟아 있구나.
마이트레야: 자, 우리 집이 여기 있군. 바르다마나카, 바르다마나카! 문 좀 열어라!
바르다마나카: 마이트레야님의 목소리구나. 카루다타님께서 돌아오셨다. 어서 문을 열어 드려야지. [그는 그렇게 한다.] 주인님, 문안 인사 올립니다. 마이트레야님도 안녕하십니까. 침상은 준비되었습니다. 앉으시지요. [카루다타와 마이트레야가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마이트레야: 바르다마나카, 라다니카를 불러 우리 발 좀 씻게 해라.
카루다타: [연민을 담아] 라다니카는 잠들었네. 깨우지 말게.
바르다마나카: 마이트레야님, 제가 물을 가져올 테니 주인님 발을 씻겨 드리십시오.
마이트레야: [화가 나서] 이봐, 저 친구 좀 보게. 물을 가져오는 건 노예의 자식답게 잘하면서, 왜 나보고 자네 발을 씻으라 하는 건가? 나는 브라만이라고!
차루다타: 착한 마이트레야, 자네가 물을 좀 가져오게. 바르다마나카가 내 발을 씻겨 줄 테니.
바르다마나카: 네, 마이트레야님. 물을 가져와 주십시오. [마이트레야가 그렇게 한다. 바르다마나카가 카루다타의 발을 씻기고 물러난다.]
카루다타: 브라만을 위해 발 씻을 물을 가져오너라.
마이트레야: 발 씻어서 뭐합니까? 어차피 또 매 맞은 당나귀처럼 흙바닥을 뒹굴어야 할 텐데.
바르다마나카: 마이트레야님, 당신은 브라만이시지 않습니까.
마이트레야: 그렇고말고, 다른 뱀들 틈에 낀 느린 뱀처럼, 나도 모든 브라만들 틈에 낀 브라만일 뿐이지.
바르다마나카: 마이트레야님, 결국 제가 발을 씻겨 드리겠습니다. [그는 그렇게 한다.] 마이트레야님, 이 보석 상자는 낮에는 제가, 밤에는 당신이 맡기로 했지요. 받으십시오. [그는 마이트레야에게 상자를 건네고 퇴장한다.]
마이트레야: [상자를 받으며] 이 물건이 아직도 여기 있군. 우자이니에 내 잠을 앗아가는 이 고약한 물건을 훔쳐갈 도둑 하나 없단 말인가? 듣게. 안쪽 뜰로 가져가야겠어.
차루다타: 그런 방심은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네.
카루다타: 그런 방심은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네. 기녀가 우리를 믿고 맡긴 것이니, 브라만이여, 정직한 사람임을 증명하고 그것을 되돌려줄 때까지 안전하게 지켜주게.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44페이지에 나오는 노래의 가락과 튕기는 현이:라는 시구를 읊조린다.]
마이트레야: 주무실 겁니까?
카루다타: 그렇네, 그런 모양이군.
정복자 같은 잠이 내 눈꺼풀 위로 내려앉아, 저항할 수 없는 일격으로 먼저 이마를 치는구나.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늙음처럼, 적의 기운을 약하게 하여 스스로의 힘을 키우려 하는가.
마이트레야: 그럼 잡시다. [그는 잠든다.]
……
[샤르빌라카 등장.]
샤르빌라카:
기술과 무기로 억지로 길을 내어, 몸을 둥글게 말고 안으로 들어갔지! 낡은 허물을 벗어던지는 뱀처럼 기어다니느라 옆구리 살갗이 다 벗겨졌군. 이제 나는 내 직업이 이끄는 곳으로 간다.
[하늘을 바라보며 기쁘게] 보라! 복된 달이 지고 있구나. 나는 잘 알고 있다.
내 생업은 파수꾼의 눈을 피해 숨어들어야 하는 법. 용감하게 남의 집에 침입하리라. 보라, 깊은 어둠 속에 별들은 구름에 가리고, 밤은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나를 감싸주는구나.
과수원 담장에 구멍을 뚫고 들어왔다. 이제 안쪽 뜰까지 뚫고 들어가야겠어.
그래, 사람들이 이 일을 천박하다고 부르게 내버려 두자. 잠든 이들이 곯아떨어진 사이에 번창하는 생업을 말이다. 그래, 침대 위에서 방심한 사람들을 속이는 것을 용기가 아니라 사기라고 불러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