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어오라 청했건만, 내 가난을 덜어주려 들어오지 않는구나; 아는 남자는 많을 텐데,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곤 정숙한 귀를 거스르는 법이 없으니.
[큰 소리로] 바산타세나 님, 제가 무심결에 결례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알아보지 못하고 하인으로 대했으니,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합니다.
바산타세나: 이렇듯 예의 없이 침입한 제가 잘못한 것이지요. 저 또한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합니다.
마이트레야: 예, 예. 두 분이 아주 정답게 머리를 맞대고 절을 하시니, 마치 논밭 두 마지기를 보는 것 같구먼. 나도 낙타 새끼 무릎 꿇듯 절할 테니, 이제 두 분 다 일어나시지요. [그가 절을 한 뒤 일어난다.]
차루다타: 좋습니다. 이제 그런 격식으로 서로 불편하게 지내는 일은 그만둡시다.
바산타세나: [혼잣말로] 참으로 재치 있는 말씀이시네! 하지만 내가 온 경위를 생각하면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는 건 적절치 않겠어. 뭐, 일단 이렇게라도 말씀드려야지. [큰 소리로] 나리께서 이토록 후의를 베풀어 주신다면, 제 이 보석들을 나리 댁에 맡겨두고 싶습니다. 그 악당들이 저를 쫓아온 것도 다 이 보석들 때문이었거든요.
차루다타: 우리 집은 그런 귀한 물건을 맡을 만한 곳이 못 됩니다.
바산타세나: 나리, 잘못 생각하셨어요! 보물은 집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니까요.
차루다타: 마이트레야, 이 보석들을 좀 받아주겠나?
바산타세나: 큰 신세를 지겠습니다. [그녀가 보석을 그에게 건넨다.]
마이트레야: [보석을 받으며] 부인, 하늘의 축복이 함께하시길 빕니다.
차루다타: 이 바보야! 이건 잠시 맡아두는 것뿐이라고.
마이트레야: [혼잣말로] 그렇다면 도둑들이 가져가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지.
차루다타: 머지않아……
마이트레야: 저분이 우리에게 맡기신 건 곧 우리 것이나 다름없지.
차루다타: 나는 곧 돌려줄 생각일세.
바산타세나: 나리, 혹시 저 분께서 저를 집까지 바래다주신다면 참으로 감사하겠습니다.
차루다타: 마이트레야, 부탁하니 우리 손님을 잘 바래다드리게.
마이트레야: 저분은 암컷 백조처럼 우아하게 걷고, 나리께서는 그 곁을 따르는 멋진 플라밍고 같으시니 참으로 잘 어울리겠지만, 저는 그저 가난한 브라만일 뿐입니다. 제가 어딜 가든 사람들은 마치 길거리에 던져진 먹잇감을 보고 달려드는 개들처럼 저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차루다타: 좋습니다. 그럼 내가 직접 바래다주지. 큰길에서 안전하도록 횃불을 밝히게.
마이트레야: 바르다마나카, 횃불을 밝혀라.
바르다마나카: [마이트레야에게 귓속말로] 뭐라구요! 기름도 없이 어떻게 횃불을 밝힙니까?
마이트레야: [차루다타에게 귓속말로] 우리네 횃불이란 게 가난한 연인을 멸시하는 창녀들과 같아서 말입니다. 기름을 듬뿍 먹여주지 않으면 절대 불을 밝히지 않거든요.
차루다타: 그만하게, 마이트레야! 횃불은 필요 없네. 보게, 저기 왕의 큰길에 등불이 밝혀져 있지 않은가.
별들이 호위하고, 사랑에 빠진 처녀의 뺨처럼 창백하게, 우리 눈앞에 달의 밝은 공이 떠오르네. 그 순수한 빛은 높이 쌓인 어둠 위에 떨어져, 말라붙은 늪지로 향하는 우윳빛 줄기 같구나.
[열정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바산타세나 님, 댁에 도착했습니다. 어서 들어가시지요. [바산타세나가 그를 애틋하게 바라보다 퇴장한다.] 친구, 바산타세나는 갔네. 자, 우리도 집으로 가세.
모든 존재는 큰길에서 자취를 감추고, 파수꾼들은 눈앞을 서성이며 순찰을 도네. 배신을 막는 것은 옳고 당연한 일, 밤은 그토록 많은 죄악을 품어주니까.
[그가 주위를 거닌다.] 자네가 밤에는 이 황금 상자를 지키고, 바르다마나카가 낮에 지키도록 하게.
마이트레야: 알겠습니다. [둘 다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