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있던 소년이 여기에서 끙 하는 소리를 냈는데, 마치 '하지만 아버지는 나를 때린단 말이야!'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건 과거의 모습들 중 일부일 뿐이야, 찰리."
"그럼 계속해 봐." 소년이 말했다. "이번엔 점을 쳐달라고. 미래에 대한 걸로."
"글쎄! 거기에는 아버지와 계속 함께하며 아버지를 따르는 내가 있어. 아버지도 나를 사랑하고 나도 아버지를 사랑하니까. 난 책조차 읽을 수가 없어. 만약 내가 글을 배웠다면 아버지는 나를 버린다고 생각하셨을 테고, 그럼 내 영향력도 사라졌을 테니까. 내가 원하는 만큼의 영향력은 없어서 멈추게 하려던 끔찍한 일들을 다 막을 순 없지만, 언젠가 때가 올 거라는 희망과 믿음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고 있어. 그러는 동안에도 난 내가 아버지의 버팀목이 된다는 걸 알아. 만약 내가 아버지께 충실하지 않다면 그분은 복수심이나 실망감, 혹은 둘 다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고 말 거야."
"나에 대한 점괘 그림도 좀 보여줘."
"거기로 넘어가려던 참이었어, 찰리." 말을 시작할 때와 같은 자세로 앉아 있던 소녀가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앞의 건 전부 그 이야기로 이어지는 거였어. 거기 네가……"
"나는 어디 있는데, 리지?"
"여전히 불빛 아래 저 움푹한 곳에."
"그 불빛 아래 움푹한 곳에는 도대체 무슨 끔찍한 일이라도 벌어지는 모양이네." 소년이 그녀의 눈에서 시선을 돌려 화로를 쳐다보며 말했다. 가느다란 다리가 달린 화로는 기괴한 해골처럼 보였다.
"거기에는 네가 있어, 찰리. 아버지 몰래 학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고, 상도 받고, 점점 더 나아지고 있지. 그리고 마침내 네가 되는 건…… 그때 네가 나한테 뭐라고 불렀더라?"
"하하! 점을 치면서 이름도 모르다니!" 소년이 외쳤다. 불빛 아래 움푹한 곳이 대답을 못 한 덕분에 오히려 안도하는 기색이었다. "견습 교사(Pupil-teacher)라고."
"너는 견습 교사가 되고, 계속 더 나아지다가 마침내 학식과 존경을 두루 갖춘 선생님이 되는 거야. 하지만 그 비밀을 아버지께서 훨씬 전에 알게 되셨고, 그 때문에 너와 아버지 사이, 그리고 너와 나 사이가 갈라지고 말았어."
"그렇지 않아!"
"그랬어, 찰리. 네가 가는 길은 우리 길과는 다르고, 설령 아버지께서 네가 그 길을 택한 걸 용서하신다 해도(절대 그러실 리 없지만), 네 길은 우리 길 때문에 어두워질 거라는 게 아주 명확히 보여. 하지만 나한테는 또 이런 것도 보여, 찰리……"
"여전히 아주 명확히 보인다고, 리지?" 소년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응! 여전히. 너를 아버지의 삶에서 떼어내어 새롭고 좋은 시작을 하게 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야. 그래서 난 찰리, 여기 홀로 아버지와 남아서 그분을 어떻게든 바른길로 이끌려고 애쓰고, 내가 가진 것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를 엿보고 있어. 혹시라도 운 좋게, 혹은 아버지께서 아프시거나, 아니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때에 아버지께서 더 좋은 일을 하고 싶게끔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야."
"책을 읽을 줄 모른다고 했잖아, 리지. 내 생각엔 네 서재는 저 불빛 아래 움푹한 곳인가 봐."
"진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야. 난 배움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 찰리. 하지만 이게 나와 아버지 사이를 잇는 끈이라는 걸 몰랐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거야. ……쉿! 아버지 발소리야!"
이제 자정이 넘었으니, 그 맹금류는 곧장 보금자리로 향했다. 다음 날 정오, 그는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식스 졸리 펠로십 포터스에 다시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검시관 배심원단 앞의 증인 자격이었다.
모티머 라이트우드 씨는 증인 중 한 사람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신문에도 정식으로 기록되었듯 고인의 유족을 대리하여 재판 절차를 참관하는 저명한 변호사의 역할을 겸임했다. 조사관 역시 재판을 지켜보았으나, 그 관찰 결과를 철저히 자신만의 것으로 간직했다. 줄리어스 핸드퍼드 씨는 정확한 주소를 밝혔고 호텔 숙박비도 지불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호텔에서는 그저 사생활이 매우 은둔적이라는 사실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는 소환장을 받지 않았으며, 그저 조사관의 마음속 그늘진 곳에 존재할 뿐이었다.
이 사건은 고인이 된 존 하먼 씨가 영국으로 돌아온 정황에 관해 모티머 라이트우드 씨가 증언하면서 대중의 흥미를 끌었다. 이 정황에 대해 비니어링, 트웸로, 포드스냅, 그리고 모든 버퍼 일가는 며칠 동안 저녁 식탁에서 마치 자신들만이 독점적인 정보를 아는 양 떠들어댔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스스로 앞뒤 말을 바꾸기 일쑤였다. 또한 배의 급사였던 잡 포터슨과 같은 배의 승객이었던 제이콥 키블 씨의 증언도 이 사건을 흥미롭게 만들었는데, 고인 존 하먼 씨가 내릴 때 들고 있던 손가방에 자신의 작은 토지를 급하게 매각하여 마련한 현금, 즉 700파운드가 넘는 거액을 가지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나아가 템스강에서 수많은 시신을 건져 올린 제시 헥섬의 놀라운 경험담 또한 흥미를 더했다. 그를 열렬히 흠모하게 된 한 익명의 인물은 스스로를 '매장의 친구(아마도 장의사일 것이다)'라고 칭하며 18개의 우표와 5통의 '지금 당장 신사 양반'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타임스 편집자에게 보내기도 했다.
배심원단은 제출된 증거를 토대로, 존 하먼 씨의 시신이 상당히 부패하고 훼손된 상태로 템스강에 떠 있는 채 발견되었으며, 그가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사망했다는 평결을 내렸다. 다만 누구의 소행인지, 혹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망했는지는 이 배심원단 앞에 제시된 증거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은 평결과 더불어 내무부에 이 미스터리를 해결할 자에게 현상금을 내걸 것을 권고했는데, 조사관은 이 권고를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48시간 이내에 100파운드의 현상금이 공고되었고, 실제 범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죄를 묻지 않는다는 면죄부와 그 외 정식 절차에 따른 조건들도 함께 발표되었다.
이 공고로 인해 조사관은 더욱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고, 강가 계단과 둑길에 서서 깊은 생각에 잠기거나 배를 타고 몰래 돌아다니며 이것저것을 짜 맞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저것을 짜 맞추는 능력에 따라, 여인과 물고기를 따로 떼어놓고 보느냐, 아니면 인어라는 조합으로 보느냐가 갈리는 법이다. 조사관은 인어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판사나 배심원단 그 누구도 믿어줄 리 없는 허상일 뿐이었다.
그렇게, 그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던 밀물처럼, 대중적으로 '하먼 살인 사건'이라 불리게 된 그 사건은 오르락내리락하며 밀려들었다 밀려나가곤 했다. 도시에서, 시골에서, 궁궐에서, 오두막에서, 귀족과 숙녀들 사이에서, 그리고 노동자와 망치질하는 사람들과 밸러스트를 나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렇게 떠돌다가, 오랜 정체기를 거친 뒤 마침내 바다로 나가 멀리 흘러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