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보핀 부인이 외쳤다. "제 생각엔, 세상은 우리 모두가 살기에 충분히 넓은 것 같아요!"
"그렇지, 여보." 보핀 씨가 말했다. "문인이 아닐 때는 말이야. 하지만 문인이 되면 상황이 달라지지. 난 웨그를 고용했을 때 내가 유행을 좇거나 보워를 떠날 생각 같은 건 전혀 없었다는 걸 명심해야 해. 이제 와서 그가 무시당한다고 느끼게 하는 건 비열한 짓이고, 눈부신 빛의 홀에 눈이 멀어버린 꼴이 될 거야. 신이시여, 그런 일은 없어야지! 로크스미스, 자네가 저택에서 사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이 저택 말씀입니까?"
"아니, 아니. 이 저택은 다른 계획이 있어. 새로 이사할 저택 말이야."
"보핀 씨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전 전적으로 씨의 뜻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현재 제가 어디 사는지도 아시지 않습니까."
"음!" 보핀 씨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우선 지금 그대로 지내도록 하게. 나중에 다시 결정하지. 자네가 당장 새 저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리하기 시작해주겠나?"
"기꺼이 그러겠습니다. 오늘 바로 시작하죠. 주소를 알려주시겠습니까?"
보핀 씨가 주소를 말해주자 비서는 수첩에 적어 넣었다. 보핀 부인은 그가 수첩에 적는 틈을 타 지금까지보다 더 자세히 그의 얼굴을 관찰했다. 첫인상이 좋았는지 그녀는 보핀 씨 쪽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였다. "저 사람 마음에 들어요."
"당장 모든 것이 제대로 준비되도록 살피겠습니다, 보핀 씨."
"고맙네. 온 김에, 보워를 한번 둘러보겠나?"
"정말 그러고 싶습니다. 이곳에 얽힌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리 오게!" 보핀 씨가 말했다. 그리고 그와 보핀 부인이 앞장섰다.
보워는 음울한 저택으로, 하모니 감옥으로 불리던 긴 세월 동안 구두쇠의 소유였음을 보여주는 비루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페인트도 칠해지지 않고, 벽지는 바래고, 가구도 없으며, 인간의 삶이 깃든 경험조차 전무했다. 인간이 인간의 거주를 위해 지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자연의 창조물처럼 그 존재의 목적을 다해야 마땅하건만, 그렇지 않으면 곧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 낡은 저택은 사용됨으로써 닳아 없어진 것보다 방치됨으로써 훨씬 더 많이 망가졌는데, 보통 집의 이십 년 세월을 혼자서 다 짊어진 듯했다.
충분히 생기가 깃들지 않은 집은 마치 생기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것처럼 어떤 수척함이 감돌기 마련인데, 이곳도 그런 기색이 역력했다. 계단, 난간, 그리고 손잡이는 마치 뼈대만 남은 것처럼 야위어 보였으며, 벽의 판자나 문과 창문의 문틀에서도 그런 기색이 느껴졌다. 드문드문 놓인 가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았더라면, 그것들이 허물어져 생긴 먼지가 바닥에 두껍게 쌓였을 것이다. 그 바닥들은 색깔이나 나뭇결이나 오랫동안 홀로 지내온 노인의 얼굴처럼 닳아 있었다.
그 억척스러운 노인이 삶의 끈을 놓아버린 침실은 그가 떠난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커튼도 없이 감옥 같은 철제 테두리와 뾰족한 장식이 달린 불길한 옛 사주식 침대가 놓여 있었고, 낡은 조각보 덮개도 그대로였다. 악하고 비밀스러운 이마처럼 윗부분이 뒤로 굽어 있는 꽉 다문 낡은 서랍장과, 침대 옆에 놓인 다리가 뒤틀린 투박한 옛 탁자, 그리고 유언장이 들어 있었던 탁자 위의 상자도 그대로였다. 벽에 기대어 놓인 몇 개의 낡은 조각보 덮개 의자들 아래로는 보관해야 할 더 귀중한 물건들이 누군가의 눈을 즐겁게 하지도 못한 채 천천히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 모든 물건에는 딱딱하고 가족적인 공통점이 서려 있었다.
"이 방은 이렇게 유지해 왔네, 로크스미스." 보핀 씨가 말했다. "아들이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말이야. 한마디로 이 집의 모든 것은 우리가 처음 그대로, 그 아이가 보고 승인할 수 있도록 보존해 왔지. 자네가 방금 떠나온 아래층의 우리 방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아무것도 변한 게 없어. 아들이 생애 마지막으로 집에 돌아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두 사람이 만난 곳은 아마도 이 방이었을 걸세."
비서가 방 안을 두루 둘러보다가 구석에 있는 곁문으로 시선을 옮겼다.
"또 다른 계단이지." 보핀 씨가 문을 열며 말했다. "마당으로 이어지는 계단이야. 마당도 보고 싶을 테니 이리로 내려가자고. 가는 길이니까. 아들이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갈 때나 아버지에게서 올 때 주로 이 계단을 오르내렸지. 아이는 아버지를 무척 어려워했어. 가엾게도, 아이가 수줍음 타는 모습으로 이 계단에 앉아 있는 걸 여러 번 봤지. 보핀 부인과 나는 이 계단에 앉아 작은 책을 읽는 아이를 자주 위로해주곤 했다네."
"아! 가엾은 여동생도요." 보핀 부인이 말했다. "그리고 여기, 하얀 벽에 햇살이 드는 이 자리에서 아이들이 언젠가 서로 키를 재보곤 했죠. 아이들이 직접 작은 손으로 연필을 들고 이름을 써놓았는데, 이름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가엾은 아이들은 영영 떠나버렸네요."
"그 이름들을 잘 보존해야 해, 여보." 보핀 씨가 말했다. "그 이름들을 잘 지켜야지. 우리 살아있는 동안엔 지워지지 않게 할 거고, 우리가 할 수만 있다면 우리 이후의 세대까지도 그대로 두게 할 거야. 가엾은 아이들 같으니!"
"아, 가엾은 아이들!" 보핀 부인이 말했다.
그들은 마당으로 이어지는 계단 아래쪽 문을 열고 나와 햇살 속에 서서, 계단 위 두세 단쯤에 서툰 어린아이 손으로 휘갈겨 쓴 낙서를 바라보았다. 짓밟힌 어린 시절의 소박한 기념비와 보핀 부인의 다정함이 묻어나는 그 광경은 비서의 마음을 울렸다.
보핀 씨는 이어 자신의 새로운 업무 대리인에게 쓰레기 더미들과, 전체 유산을 물려받기 전 유언에 따라 유산으로 받았던 자신만의 특별한 쓰레기 더미를 보여주었다.
"우리한테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거네." 보핀 씨가 말했다. "만약 신께서 그 두 젊은 생명의 가슴 아픈 죽음을 거두어주셨더라면 말이야. 우린 나머지는 원치 않았어."
비서는 마당의 보물들과 저택 외관, 그리고 보핀 씨가 오랜 세월 하인으로 일할 때 자신과 아내가 거주했던 별채를 흥미롭게 둘러보았다. 보핀 씨가 보워의 모든 진기한 것들을 두 번이나 다 보여주고 나서야 그는 다른 곳에서 처리해야 할 자신의 업무를 떠올렸다.
"이곳과 관련해서 저에게 주실 지시 사항은 없으십니까, 보핀 씨?"
"없네, 로크스미스. 없군."
"무례하게 들리지 않는다면, 혹시 이곳을 매각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물론 없네. 우리 옛 주인님과 주인님의 아이들, 그리고 우리가 해온 오랜 봉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보핀 부인과 나는 이곳을 현재 모습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야."
비서의 눈길이 쓰레기 더미들을 향해 너무나 의미심장하게 머물렀기에, 보핀 씨가 마치 어떤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입을 열었다.
"아이고, 그건 별개의 문제지. 내가 저것들을 팔지도 모르지만, 이 동네에서 저것들이 사라지는 건 아쉬울 것 같군. 쓰레기 더미가 없으면 그저 볼품없고 죽은 땅처럼 보일 테니까. 그렇다고 풍경의 미관을 위해서 저것들을 언제까지나 여기 둘 생각은 없네. 서두를 건 없어. 지금으로선 그저 그뿐이야. 로크스미스, 내가 학식은 부족해도 먼지에 대해서만큼은 꽤 빠삭하지. 저 쓰레기 더미들의 값어치를 정확히 매길 수 있고, 어떻게 처리하는 게 가장 좋을지도 잘 알고 있네. 그리고 저것들이 지금 자리에 그대로 있다고 해서 상하지도 않지. 내일도 들러주겠나? 그래 줄 수 있겠어?"
"매일 들르겠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을 새집으로 하루라도 빨리 모시는 게 사장님께서도 더 기쁘신 일이겠지요?"
"글쎄, 당장 죽을 듯이 서두르는 건 아닐세." 보핀 씨가 말했다. "단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라고 돈을 줄 때는, 정말 그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확인하는 게 좋지 않겠나.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비서가 대답하고는 물러갔다.
"자." 보핀 씨가 마당에서 평소처럼 서성거리는 습관대로 움직이며 혼잣말을 했다. "웨그랑 원만하게 지낼 수만 있다면, 내 일도 술술 풀리겠지."
비열한 꾀를 부리는 자는 당연히 고결하고 단순한 사람을 압도했다. 인색한 자는 당연히 관대한 자보다 우위를 점했다. 그런 정복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그것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일상적인 경험이며 포드스냅주의로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속임수라곤 모르는 보핀 씨는 교활한 웨그의 덫에 깊이 빠져들어, 자신이 웨그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주려 함에도 정작 본인이 매우 흉계를 꾸미는 사람인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웨그가 워낙 교묘했기에, 정작 웨그가 자신에게 요구하려 계획하던 일을 스스로 꾸미고 있으면서도, 보핀 씨 눈에는 마치 자신이 은밀한 음모를 짜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하여 오늘 아침, 보핀 씨는 마음속으로 웨그에게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한 미소를 짓고 있었으면서도, 스스로 혹시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보핀 씨는 저녁이 되어 웨그 씨가 로마 제국으로 느긋하게 절뚝거리며 올 때까지 근심 어린 시간을 보냈다. 이 무렵 보핀 씨는 자신에게는 '불리 소이어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지만, 명성으로는 더 잘 알려져 고전 학자라면 더 쉽게 알아볼 법한, '벨리사리우스'라는 덜 영국적인 이름을 가진 위대한 군사 지도자의 운명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심지어 이 장군의 생애조차도 웨그와 함께 양심의 짐을 덜어내는 일 앞에서는 보핀 씨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래서 그 문학적 신사가 관례대로 먹고 마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평소처럼 들뜬 목소리로 '자, 보핀 씨, 이제 쇠락하고 몰락할 시간입니다!'라고 하며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보핀 씨가 그를 제지했다.
"웨그, 내가 자네한테 무슨 제안을 하고 싶다고 처음 말했던 때를 기억하나?"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사장님." 그 신사가 펼쳐져 있던 책을 뒤집어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저한테 제안을 하고 싶다고 처음 말씀하셨을 때요? 어디 한번 봅시다." (마치 꼭 그래야 할 필요라도 있다는 듯이) "아, 물론 기억하지요, 보핀 씨. 제 길모퉁이에서였죠. 그럼요, 그랬죠! 사장님께서 제게 사장님 성함을 좋아하느냐고 물으셨고, 저는 솔직히 말해야 했기에 아니라고 답했었죠. 사장님, 그때는 제가 그 이름이 얼마나 친숙해질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앞으로 더 친숙해지길 바라네, 웨그."
"그러시길 바라십니까, 보핀 씨?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쇠락하고 몰락할까요?" 그가 책을 집어 드는 시늉을 하며 물었다.
"아직은 아니네, 웨그. 사실, 자네한테 할 다른 제안이 하나 더 있거든."
며칠 밤 동안 그 생각밖에 없었던 웨그 씨는 태연한 놀라움을 가장하며 안경을 벗었다.
"자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군, 웨그."
"감사합니다, 사장님." 그 신중한 사람이 대답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모로 말입니다." (이는 박애주의적인 열망을 표현한 것이었다.)
"웨그, 가판대를 접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보핀 씨가 말했다.
"제 생각엔 말이죠, 사장님." 웨그가 대답했다. "그만한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된 신사분을 한번 뵙고 싶군요!"
"여기 있지."
웨그 씨는 '나의 은인'이라고 말하려던 참에 '나의 은'까지만 내뱉고는, 과장된 어조로 태도가 싹 바뀌었다.
"아니요, 보핀 씨, 사장님이 아니십니다. 사장님만 아니면 됩니다. 보핀 씨, 사장님의 금으로 사들인 이 건물에 제 미천한 장사로 오물을 묻힐까 봐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장님의 저택 창문 아래에서 제 작은 장사를 벌이는 건 제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압니다. 벌써 생각했고 대책도 세웠습니다. 돈 주고 내보낼 필요 없습니다, 사장님. 스텝니 필즈는 방해가 될까요? 충분히 멀지 않다면 더 먼 곳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의 노래에 이런 구절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