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천두할 만한 물건이 있다면."
라고 전언을 보냈다. 아카시는 수중에 있던 물건을 갖추어 보내왔다. 의복 상자 두 짐이었다. 사자인 벤은 빨리 돌아가야 했기에 즉시 여자 의복이 천두로 내어졌다.
광명에 가까운 이름뿐이어도 아침저녁 안개도 개지 않는 산골 마을.
라는 것이 겐지의 칙답 노래였다. 제의 행차를 기다려 받들 뜻이 있는 것이리라. 「가운데에 자라난」(먼 하늘 가운데에 자라난 마을이라, 오직 그 빛만을 의지할 듯하오)이라며 겐지는 옛 노래를 읊조렸다. 겐지가 다시 미쓰네가 「아와지에서 만남이라 멀리서 보았던 달이 가까운 오늘 밤은 어찌 이리도 밝은지」라며 신기해했던 노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겐지의 지난날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도 나타났다. 모두들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돌아와 손에 잡힐 듯 밝기도 하구나, 아와지 섬에서 만남이라 보았던 달이여.
이것이 겐지의 작품이다.
뜬구름에 잠시 가리웠던 달 그림자, 끝까지 맑게 비추는 밤은 한가로우리.
도노노추조의 노래이다. 우다이벤은 노인이었으며 고인의 대에도 친밀하게 부림을 받았던 사람인데, 그 사람의 작품은,
구름 위의 거처를 버리고 한밤의 달은 어느 골짜기에 그림자를 숨겼는가.
그 외에도 여러 사람의 작품이 있었으나 생략한다. 노래가 나온 뒤로는 사람들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이런 인간들이 서로 사랑하는 세계를 천 년이라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니조인에서 나온 지 나흘째 아침이 된 겐지는 오늘만큼은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며 서둘렀다. 일행에게 온갖 짐을 짊어진 수행원이 더해진 행렬이 안개 사이를 지나는 모습은 가을 풀밭 같아서 아름다웠다. 고위부의 유명한 예인인 사녀로, 무슨 일만 있으면 겐지를 따라오는 남자에게 오늘 아침에도 「그 말」 등을 부르게 했으나, 겐지를 비롯한 고관들이 벗어주는 옷의 수가 많아서 그 또한 가을 들판의 비단이 나부끼는 듯한 정취가 있었다. 떠들썩하게 야단법석을 떨며 가쓰라의 원을 떠나가는 사람들의 소리를 오이의 산장에서는 멀리서 듣고 쓸쓸하게 생각했다. 아무 말도 전하지 않고 돌아가는 것을 겐지는 안쓰럽게 생각했다.
니조인에 도착한 겐지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부인에게 사가에서의 이야기를 했다.
"그대와 약속한 날이 지나버려 나는 괴로웠소. 풍류를 아는 남자들이 뒤따라와서는 너무 붙잡는 바람에 그만 거기에 이끌리고 말았구려. 피곤하구려."
라고 말하고는 겐지는 침실로 들어갔다. 부인이 심통이 난 기색인 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 겐지는 대하고 있었다.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을 경쟁자라도 되는 양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오. 그대는 그대 자신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으면 되는 것이오."
라고 겐지는 일러주었다. 해 질 녘 전에 입궁하려다 나가는 길에 겐지가 숨기듯 종이를 꺼내 편지를 쓰는 것은 오이로 보낼 것 같았다. 꼼꼼하게 적혀 있는 모습이 엿보였다. 시종을 불러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편지를 건네는 겐지를 여관들은 밉게 보았다. 그날 밤은 어소에서 숙직을 할 예정이었으나, 부인의 기분이 풀리지 않았음을 생각하여 밤이 깊었음에도 겐지는 부인을 달랠 생각으로 돌아왔는데, 마침 오이에서 온 답장을 사자가 가지고 왔다. 숨길 수도 없어 겐지는 부인 곁에서 그것을 읽었다. 부인을 불쾌하게 할 만한 내용은 적혀 있지 않았기에,
"이걸 찢어서 그대 손으로 버려주오. 곤란하니까. 이런 것들이 굴러다니는 일은 이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이니까."
부인 쪽으로 그것을 내민 겐지는 교소쿠에 기대앉아 속으로는 오이의 아가씨가 그리워 등불을 바라보며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편지는 펼쳐진 채 그대로 있었으나 뇨오가 보려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보지 않으려 하면서도 눈길 어딘가로 보고 있지 않소."
하며 웃으면서 부인에게 말을 건네는 겐지의 얼굴에는 흘러넘치는 애교가 있었다. 부인 곁으로 다가가,
"사실은 귀여운 아이를 보고 왔소. 그런 사람을 보면 역시 전생의 인연이 깊지 않나 싶지만, 어쨌든 아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구려. 공공연히 내 아이로 삼는 것도 세상 보기에 부끄러운 일이라 나는 그 문제로 번민하고 있소. 당신도 함께 걱정해 주구려. 어떻겠소, 당신이 키워보지 않겠소? 세 살이 되었는데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도무지 저버릴 수가 없구려. 어릴 때 당신 아이로 삼아주면 아이의 장래를 밝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실례라고 생각지 않는다면 당신 손으로 하카마기를 입혀주구려."
라고 겐지는 말했다.
"저를 심술궂은 사람으로만 단정하시고, 지금까지 저에게는 중요한 일을 모두 숨겨 오셨잖아요. 저만 당신을 신뢰하고 있다는 생각도 이제는 바꿔야겠다고 요즘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작은 아가씨의 상대는 되어 드릴 수 있어요. 얼마나 귀여울까요, 그 아이는."
라고 말하며 뇨오는 살며시 미소 지었다. 부인은 아이를 무척 좋아했기에 그 아이를 자신이 데려와 직접 안고 애지중지 키워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찌할까, 그렇게 말은 했지만 과연 이곳으로 데려와야 할 것인가 하고 겐지는 다시 번민했다.
겐지가 오이의 산장을 방문하기란 어려웠다. 사가의 미도에서 열리는 염불 날을 기다려야만 나갈 수 있었기에, 한 달에 두 번 이상 만나러 갈 날은 없었던 셈이다. 칠석보다 짧은 기간이라 해도 여인에게는 괴로운 보름이 거듭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