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스티어포스가 난로를 바라보며 대꾸했다. "어떤 형제들은 별로 사랑받지 못하기도 하지. 그리고 어떤 사랑은…… 어쨌든 직접 따라 마시게, 코퍼필드! 자네를 축하하는 의미로 들판의 데이지를 위해, 그리고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 골짜기의 백합을 위해 건배하자고. 내 몫이기도 하니까,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가 이 말을 명랑하게 하자 얼굴에 서려 있던 침울한 미소가 사라지고, 그는 다시 솔직하고 매력적인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차를 마시러 들어갔을 때 나는 괴로운 호기심을 느끼며 자꾸 그 흉터로 눈길이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 흉터가 그녀 얼굴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가 창백해질 때면 그 자국이 가장 먼저 변했는데, 불길 속에 들어간 투명 잉크 글씨처럼 점점 진해지며 납빛 줄무늬가 길게 뻗어 나왔다. 백개먼 주사위 던지기 문제로 그녀와 스티어포스 사이에 작은 언쟁이 있었는데, 그때 나는 그녀가 순간적으로 분노의 폭풍에 휩싸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 흉터가 벽에 새겨진 예언의 글귀처럼 툭 튀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스티어포스 부인이 아들을 헌신적으로 아끼는 것을 보고 나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아들 말고는 다른 것에 대해 말하거나 생각할 수 없는 사람 같았다. 그녀는 로켓에 담긴 어린 시절의 아들 사진과 아기의 머리카락을 보여주었고, 내가 처음 그를 알았을 때의 사진도 보여주었으며, 지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가슴에 달고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 보낸 모든 편지는 난로 옆 의자 근처 수납장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녀는 내게 그 편지들 중 일부를 읽어주려 했고 나 역시 그것을 듣고 싶어 무척 기뻤을 테지만, 그가 중간에 끼어들어 부드럽게 말려 그 생각을 접게 했다.
"내 아들에게 들으니 자네들이 처음 알게 된 건 크리클 씨네 학교였다더군." 스티어포스 부인이 말했다. 그녀와 내가 한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들은 다른 테이블에서 백개먼을 즐기고 있었다. "사실 그때 아들이 자기보다 어린 학생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 하지만 자네 이름은, 짐작하다시피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았지."
"그 시절 그는 제게 정말 관대하고 고귀한 친구였습니다, 부인." 내가 말했다. "저는 그런 친구가 절실히 필요했거든요. 그가 없었다면 저는 완전히 꺾여버렸을 겁니다."
"그 아이는 언제나 관대하고 고귀하지." 스티어포스 부인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신께 맹세코 진심으로 그 말에 동의했다. 그녀도 내가 동의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들을 칭찬할 때를 제외하고는 나를 대하는 그녀의 위엄 있는 태도가 이미 누그러졌기 때문인데, 아들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그녀의 기색은 늘 오만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거긴 내 아들에게 어울리는 학교가 아니었네." 그녀가 말했다. "전혀 아니었지. 하지만 당시에는 학교 선택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어. 내 아들의 높은 기개는 그 우월함을 느끼고 기꺼이 굴복할 줄 아는 사람 밑에 두는 게 바람직했거든. 우리는 거기서 그런 사람을 찾은 셈이지."
그 작자를 알기에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더 경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스티어포스처럼 거부할 수 없는 존재에게 저항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에게 어떤 미덕이라도 인정해 줄 수 있다면, 그것이 그나마 그에게 남은 구원이라고 생각했다.
"내 아들의 위대한 능력은 자발적인 경쟁심과 자의식적인 자부심 덕분에 그곳에서 더 자극받았네." 그 자애로운 부인이 말을 이었다. "그 아이는 모든 구속에 저항했겠지만, 자신이 그곳의 군림자임을 깨닫고는 오만하게도 그 지위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지. 그 아이다운 일이었어."
나는 온 마음과 영혼을 다해 그게 정말 그답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래서 내 아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강요 없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모든 경쟁자를 앞지를 수 있는 길을 택했지." 그녀가 말을 이었다. "내 아들이 내게 전하길, 코퍼필드 씨, 자네가 그를 무척 따랐고 어제 만났을 때는 기쁨의 눈물까지 흘리며 그에게 다가갔다고 하더군. 내 아들이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걸 보고 놀란 척한다면 가식적인 여자가 되겠지. 하지만 아들의 장점을 그렇게 잘 알아보는 사람을 무관심하게 대할 수는 없는 법이라네. 자네를 이곳에서 보게 되어 무척 기쁘고, 그 아이가 자네에게 남다른 우정을 느끼고 있으니 그 보호를 믿어도 좋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군."
다틀 양은 다른 모든 일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열정적으로 백개먼을 즐겼다. 만약 그녀를 처음 본 것이 저 판 앞이었다면, 나는 세상의 다른 일은 다 제쳐두고 오로지 이 놀이에만 몰두하느라 그녀의 몸은 야위고 눈은 커졌으리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이 대화의 한마디도 놓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내가 이 말을 듣고 무척 기뻐하며 스티어포스 부인의 신뢰에 영광을 느꼈고, 캔터베리를 떠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을 때, 나의 표정 하나조차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저녁이 깊어가고 술잔과 술병이 담긴 쟁반이 들어왔을 때, 스티어포스는 난로가에서 나와 함께 시골로 내려가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서두를 것 없다고 그는 말했고, 일주일 뒤면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그의 어머니도 손님을 대하듯 다정하게 거들었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내게 몇 번이나 데이지라고 불렀고, 그럴 때마다 다틀 양은 다시 끼어들었다.
"하지만 정말이지, 코퍼필드 씨." 그녀가 물었다. "그거 별명인가요? 왜 그런 별명을 부르는 거죠? 혹시…… 어?…… 당신이 어리고 순진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가요? 제가 이런 것엔 워낙 둔해서요."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고 대답하며 얼굴이 붉어졌다.
"아!" 다틀 양이 말했다. "이제야 알아서 기쁘네요! 정보를 얻으려고 물어본 건데 알게 되어 다행이에요. 그가 당신을 어리고 순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친구로 지내는 거군요. 세상에, 정말 즐거운 일이네요!"
그녀는 이 일이 있은 후 곧 잠자리에 들었고, 스티어포스 부인도 물러갔다. 스티어포스와 나는 난로가에 반시간쯤 더 머물며 옛 세일럼 하우스의 트래들스와 다른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 스티어포스의 방은 내 방 옆이라 나는 그 방을 구경하러 들어갔다. 그곳은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안락의자와 쿠션, 발받침대 등으로 가득 차 있어 안락함 그 자체였고, 방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 하나 빠진 게 없었다. 마지막으로, 벽에 걸린 초상화 속 그녀의 아름다운 이목구비는 자기 아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마치 자신의 분신이 잠든 아들을 지켜본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도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
그때쯤 내 방에 들어서니 난로 불은 충분히 맑게 타오르고 있었고, 창문과 침대 주위에는 커튼이 쳐져 있어 방 안이 무척 아늑해 보였다. 나는 행복을 음미하려고 난로 앞 큰 의자에 앉았다. 한참 동안 그런 생각에 잠겨 즐기고 있는데, 벽난로 위에서 다틀 양의 초상화가 나를 간절하게 응시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똑 닮은 초상화였기에 당연히 놀라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화가가 흉터를 그려 넣은 것은 아니었지만, 내 눈에는 그것이 보였다. 그것은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저녁 식사 때 보았던 것처럼 윗입술에만 국한되기도 하고, 그녀가 격앙되었을 때 보았던 것처럼 망치에 입은 상처의 전체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다.
나는 왜 하필이면 내 방에 그녀를 배치해 두었는지 짜증스럽게 생각했다. 그녀를 안 보려고 나는 서둘러 옷을 벗고 불을 끈 뒤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잠들려 할 때도 그녀가 여전히 '정말인가요? 알고 싶어요'라는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었다. 밤중에 잠에서 깼을 때도 나는 꿈속에서 의미도 모른 채 온갖 사람들에게 그것이 정말인지 아닌지를 불안하게 묻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