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힘껏 알료샤를 문밖으로 거의 밀어내다시피 했다. 알료샤가 비통함과 어리둥절함을 느끼며 바라보고 있을 때, 문득 오른손에 편지 한 통이 느껴졌다. 단단히 접혀서 봉인된 작은 쪽지였다. 그가 들여다보니 즉시 수신인을 읽을 수 있었다. 이반 표도로비치 카라마조프 앞. 그는 서둘러 리자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거의 무서울 정도로 굳어 있었다.
"전해 줘요, 꼭 전해 줘야 해요!" 온몸을 떨며 광기 어린 모습으로 그녀가 명령했다. "오늘, 지금 당장요! 그렇지 않으면 난 독을 마실 거예요! 당신을 부른 게 바로 그 때문이었단 말이에요!"
그녀는 서둘러 문을 닫아 버렸다. 빗장이 찰칵거렸다. 알료샤는 편지를 주머니에 넣고 호흘라코바 부인에게는 들르지도 않은 채, 아니 아예 잊어버린 채 곧장 계단으로 내려갔다. 알료샤가 떠나자마자 리자는 즉시 빗장을 돌리고 문을 아주 조금 열더니, 그 틈에 자신의 손가락을 넣고는 문을 쾅 닫아 힘껏 짓눌렀다. 10초쯤 지나 손을 빼낸 그녀는 조용하고 느릿하게 자신의 의자로 돌아가 앉아 허리를 꼿꼿이 펴고는, 검게 변한 손가락과 손톱 밑에서 배어 나온 피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술은 파르르 떨렸고, 혼자서 빠르게, 아주 빠르게 속삭였다.
'비열한 년, 비열한 년, 비열한 년, 비열한 년!'
IV. 찬가와 비밀
알료샤가 감옥 문에서 벨을 울렸을 때는 이미 꽤 늦은 시간이었다(11월의 낮이 길면 얼마나 길겠는가). 땅거미까지 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알료샤는 자신이 미탸를 만나러 가는 것을 아무도 가로막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곳 우리 소도시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모든 일이 다 그러했다. 물론 처음 예비 심문이 끝났을 무렵에는 미탸를 면회하려는 친척이나 다른 사람들의 출입에 필요한 형식적인 절차가 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형식들이 완화되었다기보다는 적어도 미탸를 면회하러 오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예외적인 상황들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심지어 면회실에서 수감자와 단둘이 만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극소수였으니, 그루셴카와 알료샤, 그리고 라키틴뿐이었다. 미하일 마카로비치 경찰서장은 그루셴카를 아주 좋게 보았다. 노인은 모크로예에서 그녀에게 소리를 질렀던 일이 마음에 걸려 있었다. 나중에 전말을 알게 된 뒤로는 그녀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고쳐먹었다. 묘한 일이었다. 그는 미탸가 죄를 저질렀다고 확신하면서도, 그가 수감된 이후로는 갈수록 그를 더 부드럽게 바라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람 자체는 좋은 영혼을 가졌을지도 모르는데, 술과 무질서 때문에 스웨덴 사람처럼 망해 버렸구나!' 예전의 공포심은 이제 그의 마음속에서 일종의 연민으로 바뀌어 있었다. 알료샤의 경우, 경찰서장은 그를 무척 아꼈고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였다. 라키틴은 나중에 수감자를 자주 찾아오게 되면서 경찰서장의 딸들, 그가 부르는 대로 '서장네 아가씨들'의 아주 가까운 친구가 되어 매일같이 그 집을 드나들었다. 그는 감옥 관리인의 집에서 과외를 해주기도 했는데, 관리인 또한 마음씨 좋은 노인이자 철저한 근무자였다. 알료샤 역시 관리인과는 예전부터 '지혜'에 대해 토론하기를 즐기던 각별한 사이였다. 관리인은 이반 표도로비치에 대해서는 존경심보다는 오히려 두려움을 느꼈는데, 그가 내리는 판단이 두려웠던 것이다. 물론 그 자신도 '스스로 깨우친' 나름의 철학자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알료샤에게만은 어쩔 수 없는 호감을 품고 있었다. 최근 1년 동안 노인은 외경 복음서에 빠져 지내며 젊은 친구인 알료샤에게 수시로 자신의 소감을 털어놓곤 했다. 예전에는 직접 수도원까지 찾아와 그와 수사들과 함께 몇 시간씩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알료샤는 감옥에 좀 늦게 도착하더라도 관리인만 찾아가면 항상 일이 수월하게 풀렸다. 게다가 감옥의 말단 간수들까지 모두 알료샤에게 익숙해져 있었다. 당연히 보초들도 상부의 허락만 있다면 그를 가로막지 않았다. 미탸는 호출을 받으면 언제든 자기 방에서 나와 면회를 위해 지정된 장소로 내려왔다.방으로 들어선 알료샤는 마침 미탸에게서 막 나오던 라키틴과 마주쳤다. 두 사람은 큰 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배웅하던 미탸는 무언가 때문에 크게 웃고 있었고, 라키틴은 투덜거리는 듯했다. 라키틴은 특히 최근 들어 알료샤와 마주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거의 말을 걸지도 않았으며 인사조차 억지로 하는 편이었다. 이제 알료샤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는 시선을 옆으로 돌렸는데, 마치 커다란 모피 깃털 외투를 여미는 일에 완전히 몰두한 듯했다. 그러고는 이내 우산을 찾기 시작했다.
"내 거나 잊지 말아야 할 텐데." 그가 그저 무슨 말이라도 하려는 듯 중얼거렸다.
"남의 거나 잊지 마시지!" 미탸가 농담을 던지고는 즉시 스스로의 재치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라키틴은 순식간에 화를 냈다.
"그런 말은 네 카라마조프 일가한테나 권해, 이 농노 근성 같은 족속들아. 라키틴한테 말고!" 그가 분노로 떨며 갑자기 소리쳤다.
"왜 이래? 농담이었어!" 미탸가 외쳤다. "이런, 빌어먹을! 저 녀석들은 다 그래." 그는 급히 떠나는 라키틴을 가리키며 알료샤에게 말했다. "방금까지 앉아서 웃고 즐거워하더니 갑자기 발끈하는군! 너한테 인사도 안 하던데, 둘이 완전히 틀어진 거야? 왜 이렇게 늦었어? 기다렸다기보다 온종일 네가 오기만을 간절히 바랐단다. 뭐 괜찮아! 이제 만회하면 되지."
"저 녀석이 왜 이렇게 자주 오는 거야? 너랑 친구라도 된 거야?" 알료샤가 라키틴이 사라진 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미하일하고 친구가 됐냐고? 아니, 그렇지는 않아. 그게 뭐, 돼지 같은 녀석이! 내가…… 비열한 놈이라고 생각하거든. 농담도 통하지 않아, 그게 저들의 핵심이지. 절대로 농담을 이해 못 할 거야. 저들의 영혼은 건조하고, 평범하고 메말랐어. 마치 내가 감옥으로 오면서 감옥 벽을 바라봤을 때처럼 말이야. 하지만 똑똑한 녀석이야, 똑똑해. 그래, 알렉세이, 이제 내 인생도 끝장이야!"
그는 벤치에 앉으며 알료사를 옆에 앉혔다.
"그래, 내일이 재판이지. 형, 정말로 아무런 희망도 없는 거야?" 알료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무슨 소리야?" 미탸가 모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 재판 말이야! 빌어먹을! 우린 지금까지 줄곧 쓸데없는 소리만 했군. 재판 타령이나 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건 말하지 않았어. 그래, 내일 재판이지. 하지만 내 인생이 끝장났다고 한 건 재판 때문이 아니야. 내 머리가 사라진 게 아니라, 머릿속에 들어 있던 게 사라졌다는 뜻이지. 왜 그렇게 비판적인 표정으로 날 쳐다봐?"
"무슨 뜻이야, 미탸?"
"이념, 이념들, 바로 그거야! 에피카. 에피카라는 게 도대체 뭐야?"
"에피카?" 알료샤가 놀라 물었다.
"그래, 무슨 학문 같은 건가?"
"응, 그런 학문이 있기는 해…… 하지만…… 고백하건대, 어떤 학문인지까지는 설명할 수가 없네."
"라키틴은 알 거야. 빌어먹을, 라키틴은 아는 게 너무 많아! 녀석은 수도사가 되지 않을 거야. 페테르부르크로 갈 작정이라더군. 거기서 비평 부서로 가겠다는데, 나름 고상한 방향으로 말이지. 뭐, 어쩌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출세할지도 모르지. 어우, 출세라면 저들은 선수들이야! 에피카는 집어치우자고! 나는 이제 끝장이야, 알렉세이. 나는 말이야, 이 신실한 사람아! 난 세상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너를 생각하면 내 마음이 흔들려. 그게 다야. 아까 말한 카를 베르나르가 누구였지?"
"카를 베르나르?" 알료샤가 다시 놀라며 물었다.
"아니, 카를이 아니야. 잠깐, 잘못 말했군. 클로드 베르나르야. 그건 또 뭐지? 화학 같은 건가?"
"아마 학자인가 봐." 알료샤가 대답했다. "그런데 고백하건대,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어. 학자라고만 들었지, 어떤 학자인지는 모르겠어."
"빌어먹을, 나도 몰라." 미탸가 욕을 했다. "아마 비열한 놈이겠지, 뭐 다들 비열하니까. 라키틴 녀석은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갈 거야. 틈새로 쏙 들어가겠지, 녀석도 베르나르야. 어우, 베르나르들! 놈들이 너무 많이 불어났어!"
"도대체 왜 그래?" 알료샤가 다그쳐 물었다.
"녀석은 나랑 내 사건에 관해 논문을 써서 문단에 이름을 알리고 싶어 해. 그래서 돌아다니는 거지, 자기가 직접 설명하더라고. 무슨 성향을 띠려나 봐. '환경에 짓눌려 죽이지 않을 수 없었다'는 식이라나, 뭐 그런 소릴 하더군. 사회주의 색채를 입히겠다고 하더군. 빌어먹을, 색채든 뭐든 난 상관없어. 이반 형을 싫어하고 증오하며, 너도 곱게 보지 않아. 그래도 난 똑똑한 녀석이라 내치지는 않아. 하지만 꽤 거드름을 피우더군. 방금도 말했지. '카라마조프 일가는 비열한 놈들이 아니라 철학자다. 진짜 러시아 사람들은 다 철학자니까. 넌 공부는 했어도 철학자는 아니야, 넌 천한 놈이야.' 그랬더니 악의에 차서 웃더군. 그래서 내가 '데 구스타비부스 논 에스트 디스푸탄둠(de gustibus non est disputandum, 취향에 관해서는 논할 수 없다)'이라고 했지. 멋진 농담이지? 어쨌든 나도 고전주의를 접해 본 셈이야." 미탸가 별안간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형, 왜 끝장났다는 거야? 아까 말했잖아?" 알료샤가 말을 끊었다.
"왜 끝장났냐고? 흠! 사실…… 전체적으로 다 따져 보면 신이 안타까워서 그래, 바로 그 이유 때문이지!"
"신이 안타깝다니?"
"상상해 봐. 신경 속, 머릿속, 그러니까 뇌 속에 말이야, 그런 신경들이(빌어먹을!)…… 아주 작은 꼬리 같은 게 있어. 신경의 꼬리 말이지. 놈들이 떨리기 시작하면…… 그러니까 봐, 내가 눈으로 무언가를 보면, 놈들이 떨리는 거야, 그 꼬리들이. 떨리면 상이 맺히는데, 즉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잠깐 동안,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어떤 순간이 나타나는 것 같아. 그러니까 순간이 아니라, 빌어먹을 순간 말고, 상이 맺히는 거지. 물체든 사건이든 뭐든 간에 말이야. 내가 대상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건 다 이 꼬리들 때문이야. 내게 영혼이 있다거나 내가 신의 형상을 닮았다는 건 다 헛소리라고. 어제 미하일이 설명해 줬는데 정말 섬뜩하더군. 알료샤, 이 학문은 정말 위대해! 새로운 인간이 나올 거야, 그건 이해할 수 있겠어. 하지만 그래도 신이 안타까워!"
"그거면 충분해." 알료샤가 말했다.
"왜 신이 안타깝냐고? 화학이야, 형제여, 화학이라고! 어쩔 수 없지, 신부님, 좀 비켜 주시게. 화학이 오고 있으니까! 라키틴은 신을 사랑하지 않아. 정말이지 아주 싫어하지! 그게 그들 모두에게 가장 아픈 곳이야! 하지만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연기를 하지. '그럼, 그걸 비평 부서에서 다룰 건가?'라고 내가 물었지. '뭐, 대놓고는 안 시켜 주겠지.' 녀석이 웃으며 그러더군. '그럼 그 후의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거지? 신도 없고 내세도 없다면 말이야? 그럼 이제 모든 게 허용되고,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인가?' '그걸 몰랐어?' 녀석이 말하며 웃었어. '똑똑한 사람에겐 모든 게 허용돼. 똑똑한 사람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지. 그런데 형은 사람을 죽여서 덜미가 잡혔고, 감옥에서 썩고 있잖아!' 나한테 그런 소리를 하더군. 천박한 돼지 같은 놈! 전 같으면 이런 놈은 당장 내쫓았을 텐데, 지금은 그냥 듣고 있어. 꽤 일리 있는 말도 많이 하거든. 글도 똑똑하게 써. 일주일 전쯤인가 녀석이 자기 글을 읽어 주기에, 세 줄을 일부러 받아 적어 뒀어. 잠깐만, 여기 있어."
미탸는 서둘러 조끼 주머니에서 종이쪽지를 꺼내 읽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인격을 현실과 대립시켜야 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아니, 모르겠어." 알료샤가 대답했다.
그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미탸를 유심히 지켜보며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몰라. 어둡고 모호하지만 그래도 똑똑해 보이잖아. '지금은 다들 그렇게 써. 환경이 그러니까.'라고 하더군. 환경을 두려워하는 거지. 녀석은 시도 써. 그 비열한 놈이 호흘라코바의 다리를 찬양하는 시를 썼지, 하하하!"
"들었어." 알료샤가 말했다.
"들었다고? 그 시도 들었어?"
"아니."
"내게도 있어, 여기, 읽어 줄게. 넌 모르겠지, 말 안 했으니까. 아주 긴 이야기가 있어. 저 망할 놈! 3주 전부터 나를 놀리기 시작하더군. '형은 3천 루블 때문에 바보같이 덜미를 잡혔지만, 나는 15만 루블을 챙겨서 어떤 과부와 결혼하고 페테르부르크에 돌집을 살 거야.' 그러더니 호흘라코바에게 수작을 부리고 있다고 하더군. 그 여자는 젊어서도 똑똑하지 않았는데, 마흔 살이 되니 아예 머리가 돌아버렸지. '게다가 아주 감상적이거든. 그 점을 이용할 거야. 결혼해서 페테르부르크로 데려가 신문을 발행할 생각이야.' 그러는데 입가에 아주 역겨운 음란한 침이 고이더군. 호흘라코바 때문이 아니라 그 15만 루블 때문이지. 녀석은 매일 나를 찾아와서는 확신에 차서 말했어. 잘 되고 있다고 말이야. 기쁨에 들떠서 말이지. 그런데 갑자기 쫓겨났어. 페르호틴 표트르 일리치가 선수 쳤거든, 잘했어! 그 바보 같은 여자가 녀석을 쫓아낸 것에 대해 당장이라도 뽀뽀해 주고 싶을 지경이라니까! 녀석은 나를 찾아올 때마다 그런 시를 썼어. '처음으로 붓을 더럽히는군. 유혹을 위한, 즉 유익한 일을 위한 시를 쓰는 거야. 그 바보 여자에게서 자본을 챙기면 나중에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을 할 수 있거든.' 놈들은 온갖 더러운 짓에도 항상 사회적 명분을 갖다 붙이지! '그래도 형의 푸시킨보다는 잘 썼어. 익살스러운 시 속에도 사회적 비탄을 담을 수 있었으니까.' 푸시킨 운운하는 건 내가 이해해. 어쨌든 녀석은 재주는 있는 놈인데, 고작 다리 타령이나 했다니! 그런데도 시를 얼마나 자랑하던지! 놈들의 자존심이란, 정말이지! <내 연인의 아픈 다리가 낫기를 기원하며>, 그게 녀석이 붙인 제목이야. 재치 있는 놈이지!"
정말이지 그 다리는, 살짝 부어 오른 다리! 의사들이 찾아와 치료하네, 붕대 감고 망쳐 놓네. 내가 그리워하는 건 다리가 아냐, 푸시킨에게나 찬양하라지. 내가 그리워하는 건 머리일 뿐, 사상을 이해 못 하는 머리. 조금은 이해했건만, 다리가 방해를 했네! 어서 다리가 나아서, 머리가 이해하게 되길.
"돼지 같은 놈, 천생 돼지야. 하지만 그 비열한 놈이 장난스럽게 잘 썼어! 정말로 '사회적인 것'을 담아냈거든. 쫓겨났을 때 어찌나 화를 내던지. 이를 갈더군!"
"이미 복수했어요." 알료샤가 말했다. "호흘라코바에 관한 기사를 썼거든요."
알료샤는 그에게 ≪소문≫ 신문에 실린 기사에 관해 서둘러 이야기해 주었다.
"역시 놈이야, 놈이었어!" 미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놈이야! 그런 기사들…… 난 잘 알지…… 예를 들면 그루셴카에 대해 얼마나 비열한 글들이 많이 실렸는지…… 그 여자, 카테리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흠!"
그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방 안을 서성거렸다.
"형, 나 오래 있을 수 없어." 잠시 침묵하던 알료사가 말했다. "내일은 형에게 끔찍하고도 위대한 날이야. 형에 대한 신의 심판이 내려질 테니까…… 그런데 난 놀라워. 형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정작 중요한 일은 제쳐 두고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니, 놀라지 마." 미탸가 열띤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 "저 고약한 개새끼에 대해 말이라도 하라는 거야? 그 살인자 놈 말이야? 우리 그 문제에 대해선 충분히 얘기했잖아. 더는 그 고약한 놈, 스메르댜야의 아들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아! 신이 그놈을 죽일 거야. 지켜보라고. 입 다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