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봐요, 형. 단번에 말할게요." 그가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이래요. 내가 형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죠? 잘 들어요. 형은 준비가 되지 않았고, 그런 십자가는 형의 몫이 아니에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준비되지 않은 형에게 그런 순교의 십자가는 필요하지도 않아요. 형이 아버지를 죽였다면 형이 자신의 십자가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형은 결백하고, 그런 십자가는 형에게 너무 과해요. 형은 고통을 통해 자신 안에서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어 했죠. 내 생각엔, 형이 어디로 도망치든 평생 그 다른 사람을 항상 기억만 하세요. 그걸로 충분해요. 형이 큰 십자가의 고통을 짊어지지 않는다는 건, 오히려 형이 스스로 더 큰 빚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 끊임없는 느낌이 평생 형의 거듭남에 도움이 될 거예요. 어쩌면 그곳에 가는 것보다 더 많이요. 왜냐하면 그곳에 가면 형은 견디지 못하고 원망할 것이며, 결국 정말로 '이제 빚은 다 갚았다'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변호사가 이번 사건에서 한 말은 사실이에요. 모든 사람에게 무거운 짐이 맞는 건 아니며, 어떤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죠. 형이 그렇게 내 생각을 원한다면 바로 이게 내 생각이에요. 만약 형의 탈옥 때문에 다른 사람들, 장교나 병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 난 형이 도망치는 걸 '허락하지' 않았을 거예요." 알료샤가 미소 지었다. "하지만 다들 그러더군요. (호송 책임자도 이반 형에게 직접 말했죠.) 수완만 있으면 큰 문책은 없을 것이고 사소한 일로 끝낼 수 있다고요. 물론 이 경우에도 뇌물을 쓰는 건 정직하지 못한 일이죠.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난 판단할 수 없어요. 사실 이반 형이나 카탸가 형을 위해 이 일을 나에게 맡겼다면, 난 뇌물을 써서라도 일을 처리했을 거라는 걸 나도 아니까요. 이건 형에게 솔직하게 말해야겠어요. 그래서 형이 어떻게 행동하든 난 형의 판관이 아니에요. 하지만 난 형을 결코 비난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줘요. 애초에 내가 어떻게 이 일에서 형의 판관이 될 수 있겠어요? 자, 이제 할 말은 다 한 것 같네요."
"하지만 난 나 자신을 심판할 거야!" 미탸가 외쳤다. "난 도망칠 거야. 이건 너와 이야기하기 전부터 결정된 일이었어. 미트카 카라마조프가 도망치지 않을 수 있겠어? 하지만 난 나를 심판할 것이고, 그곳에서 영원히 내 죄를 참회할 거야! 예수회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지 않아? 지금 우리가 하는 것처럼 말이야, 안 그래?"
"그럼요." 알료샤가 나지막이 미소 지었다.
"널 정말 사랑하는 이유는 네가 언제나 가감 없이 진실만을 말해주기 때문이야!" 미탸가 즐겁게 웃으며 외쳤다. "내 알료샤를 예수회 사람처럼 붙잡았군! 이 일 때문에라도 너를 통째로 안아줘야겠어! 자, 이제 나머지도 들어봐. 내 영혼의 나머지 절반도 다 펼쳐 보일 테니까. 내가 생각하고 결심한 게 뭔지 알아? 설령 내가 도망친다고 해도, 돈과 여권까지 챙겨서 미국으로 간다고 해도, 내가 도망치는 건 즐겁거나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이보다 못하지 않을 또 다른 유형지로 떠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지탱해 줘. 정말이야, 알렉세이, 정말로 이보다 못하지 않아! 난 이 미국이라는 나라를, 빌어먹을, 벌써부터 혐오해. 그루샤가 나와 함께하겠지만, 그녀를 좀 봐. 그녀가 미국 여자야? 그녀는 러시아인이야, 뼛속까지 러시아인이라고. 그녀는 모국인 이 땅을 그리워할 테고, 나는 매시간 그녀가 나 때문에 그리워하고 나 때문에 이런 십자가를 짊어졌다는 걸 보게 될 텐데, 그녀가 무슨 죄가 있어? 그렇다고 내가 그곳의 천한 놈들을 견뎌낼 수 있을까? 비록 그들 모두가 나보다 낫다 하더라도 말이야. 난 벌써부터 미국이 싫어! 그곳 사람들이 모두 대단한 기계 기술자든 뭐든 상관없어. 빌어먹을, 그들은 내 사람이 아니고, 내 영혼의 사람이 아니야! 난 러시아를 사랑해, 알렉세이, 러시아의 신을 사랑한다고, 비록 나 자신이 파렴치한 인간일지라도 말이야! 그러다간 난 거기서 죽어버릴 거야!" 그는 갑자기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그의 목소리가 눈물로 떨려왔다.
"그럼 이렇게 결심했어, 알렉세이, 잘 들어봐!" 그는 다시 감정을 억누르며 말을 이었다. "그루샤와 함께 그곳에 도착하면 즉시 땅을 갈고 일할 거야. 야생 곰들과 함께, 아주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서 말이야. 그곳에도 더 멀리 떨어진 어딘가 자리는 있겠지! 거기엔 아직 홍인들도 있다던데, 지평선 끝 어딘가에 사는 최후의 모히칸들한테로 가는 거지. 그리고 곧바로 그루샤와 나 둘 다 문법 공부를 시작할 거야. 노동과 문법, 그렇게 딱 3년만 하는 거야. 그 3년 동안 우리는 진짜 영국인들만큼이나 영어를 완벽하게 배울 거야. 배우고 나면 미국 생활은 끝이야! 미국 시민이 된 채로 여기 러시아로 도망쳐 돌아오는 거지. 걱정 마, 이 고향 동네로는 안 올 테니까. 북쪽이나 남쪽, 아주 먼 어딘가에 숨을 거야. 그때쯤이면 나도 변해 있을 거고 그루샤도 마찬가지겠지. 그곳 미국에서 의사가 뭐든 보조개 같은 걸 만들어줄 수도 있잖아, 괜히 기계공들이겠어? 안 되면 눈 하나를 찌르고, 아르신 길이의 흰 수염을 기를 거야. 러시아에선 금방 세니까 아마 못 알아볼걸. 혹시 알아본다면 그냥 유배 보내라지, 어차피 운명이 아닌 거니까! 이곳에서도 어딘가 외진 곳에서 땅을 갈며 평생 미국인인 척하고 살 거야. 그래도 고국 땅에서 죽는 거니까. 이게 내 계획이야. 절대적인 거라고. 찬성해?"
"찬성합니다." 알료샤가 그와 논쟁하고 싶지 않아 대답했다.
미탸가 잠시 입을 다물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런데 법정에서 그들이 어쩌면 그렇게까지 몰아붙였을까? 정말이지 끔찍하게 몰아붙였어!"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형은 어차피 유죄 판결을 받았을 거예요." 알료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이 동네 사람들도 이제 내가 지겨운 거지! 다들 내버려 두라지, 그래도 마음이 무겁구나!" 미탸가 고통스럽게 신음했다.
다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알료샤, 차라리 지금 나를 죽여 줘!" 그가 갑자기 외쳤다. "그녀가 지금 올까, 안 올까? 말해 봐! 뭐라고 했어? 어떻게 말했느냐고?"
"올 거라고 했어요. 하지만 오늘일지는 모르겠네요. 그분도 참 힘들 테니까요." 알료샤가 조심스럽게 형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연히 힘들겠지, 힘들고 말고! 알료샤, 난 그것 때문에 미쳐 버릴 것 같아. 그루샤는 계속 나를 지켜보고 있어. 다 알고 있는 거지. 오 주여, 제발 저를 다스려 주소서. 저는 지금 무엇을 요구하는 것입니까? 카탸를 요구하다니! 제가 무슨 짓을 요구하는지 제정신인가요? 카라마조프 가문의 절제 없는 불경한 짓이죠! 아뇨, 난 고통을 감내할 위인이 못 돼! 나는 파렴치한이야, 더 할 말이 없군!"
"저기 왔어요!" 알료샤가 외쳤다.
그 순간 문턱에 카탸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넋을 잃은 듯한 시선으로 미탸를 훑어보았다. 미탸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스쳤으며 창백해졌으나, 곧 그의 입가에는 조심스럽고 애원하는 듯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돌연 억제할 수 없는 충동으로 카탸를 향해 양손을 내밀었다. 이를 본 카탸는 급히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움켜잡고 거의 강제로 침대에 앉힌 뒤, 곁에 앉아 그의 손을 놓지 않은 채 꽉, 경련하듯 움켜쥐었다. 두 사람은 몇 번이나 무언가를 말하려다 멈추기를 반복했고, 다시 아무 말 없이, 마치 서로에게 묶여 버린 것처럼 이상한 미소를 띠고 빤히 서로를 응시했다. 그렇게 2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용서한 거야, 아니야?" 미탸가 마침내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물었고, 동시에 알료샤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기쁨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쳤다.
"내 질문 들려, 들리냐고!"
"내가 당신의 마음을 그토록 넓게 보았기에 당신을 사랑했던 거예요!" 카탸가 갑자기 내뱉듯 말했다. "당신에겐 내 용서가 필요 없고, 나에겐 당신의 용서가 필요 없어요. 당신이 용서하든 아니든, 당신은 평생 내 영혼에 아픈 상처로 남을 것이고 나 또한 당신에게 그럴 테니까요. 그것이 운명이죠……. " 그녀는 숨을 고르기 위해 말을 멈췄다.
"내가 무엇 때문에 왔겠어요?" 그녀가 다시 격앙되고 급박하게 말을 이어갔다. "당신의 두 다리를 껴안고, 손을 이렇게 아플 정도로 꽉 잡으려고, 모스크바에서 당신 손을 잡았을 때를 기억하나요? 다시 한번 말해주려고, 당신은 나의 신이고 나의 기쁨이며, 내가 당신을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려고요." 그녀는 고통 속에 신음하듯 말하더니 갑자기 그의 손에 입술을 탐욕스럽게 갖다 대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알료샤는 말없이 당황한 채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이 본 광경을 도저히 예상하지 못했다.
"사랑은 끝났어요, 미탸!" 카탸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하지만 끝난 것이 내겐 고통스러울 정도로 소중해요. 이것만은 영원히 알아둬요. 하지만 지금, 딱 한순간만이라도, 어쩌면 가능했을지도 모를 그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해봐요." 그녀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다시 기쁘게 그의 눈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당신은 이제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나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만, 그래도 난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 거예요. 당신도 나를 사랑할 거죠, 알고 있었나요? 들려요? 나를 사랑해 줘요, 평생 동안 사랑해 줘요!" 그녀는 거의 위협적일 정도로 목소리를 떨며 외쳤다.
"사랑할 거야, 그리고…… 알고 있지, 카탸." 미탸도 말을 한마디씩 내뱉으며 숨을 골랐다. "알고 있지, 닷새 전 그날 저녁에 난 당신을 사랑했어…… 당신이 쓰러지고 사람들이 당신을 옮길 때 말이야…… 평생 동안! 그렇게 될 거야, 영원히 그렇게 될 거야……."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거의 의미 없고 격앙된, 어쩌면 거짓일지도 모를 말들을 쏟아냈지만,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진실이었고 그들 스스로도 이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카탸," 미탸가 갑자기 외쳤다. "내가 죽였다고 믿어? 지금은 안 믿는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때…… 당신이 증언했을 때는…… 정말, 정말로 믿었던 거야?"
"그때도 믿지 않았어! 단 한 번도 믿은 적 없어! 당신을 미워하다가 갑자기 나 자신을 속였던 거야, 딱 그 순간에 말이야…… 증언할 때…… 스스로 속여서 믿었던 거지…… 하지만 증언이 끝나자마자 즉시 믿음을 멈췄어. 이 모든 걸 알아둬. 내가 나 자신을 벌주러 왔다는 것도 잊고 있었어!" 그녀는 방금 전의 사랑스러운 속삭임과는 전혀 다른, 아주 새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 참 힘들겠군, 여인이여!" 미탸의 입에서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나를 보내 줘요." 그녀가 속삭였다. "다시 올게요, 지금은 너무 힘들어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방 안으로 갑자기, 하지만 아주 조용히 그루셴카가 들어왔다. 아무도 그녀가 올 줄은 몰랐다. 카탸는 급히 문 쪽으로 걸어갔지만, 그루셴카와 마주치자마자 멈춰 섰다. 그녀는 분필처럼 하얗게 질려, 작게, 거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그루셴카에게 신음하듯 말했다.
"용서해 줘요!"
그녀는 카탸를 빤히 바라보더니 잠시 멈췄다가 독기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 둘 다 악독해요, 언니! 둘 다 똑같아! 당신이나 나나 어떻게 서로를 용서하겠어? 어쨌든 그 사람을 구해 줘요. 그럼 평생 당신을 위해 기도할게요."
"그럼 용서할 마음은 없다는 거군!" 미탸가 광기 어린 원망을 담아 그루셴카에게 소리쳤다.
"안심해요, 그 사람을 당신 곁으로 구해낼 테니까!" 카탸가 재빨리 속삭이고는 방을 뛰쳐나갔다.
"그녀가 스스로 '용서해 줘'라고 말했는데도 당신은 용서할 수 없었단 말이야?" 미탸가 다시 쓴웃음을 지으며 외쳤다.
"미탸, 그녀를 비난하지 마요, 그럴 권리 없잖아요!" 알료샤가 형에게 격렬하게 소리쳤다.
"그녀의 입은 교만한 말을 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어." 그루셴카가 혐오감을 담아 말했다. "만약 그 여자가 당신을 구해 준다면, 모든 걸 용서할게요……."
그녀는 마치 마음속의 무언가를 짓누르듯 침묵했다. 그녀는 아직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마주칠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도 기대하지도 못한 채 그저 우연히 들어온 것이었다.
"알료샤, 뒤따라가 봐!" 미탸가 다급하게 동생을 향해 말했다. "그녀에게 말해…… 뭐라고 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그냥 가게 두지 마!"
"저녁 무렵에 찾아올게!" 알료샤가 외치고는 카탸를 뒤따라 달려갔다. 그는 병원 울타리 밖에서 그녀를 따라잡았다. 그녀는 서둘러 빠르게 걷고 있었지만, 알료샤가 따라잡자마자 그에게 급히 말했다.
"아니, 이 여자 앞에서 나를 벌할 수는 없어! 내가 그녀에게 '용서해 줘'라고 말한 건 나 자신을 끝까지 벌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어. 하지만 그녀는 용서하지 않았지…… 그래서 그녀를 사랑해!" 일그러진 목소리로 카탸가 덧붙였고, 그녀의 눈이 야만적인 분노로 번뜩였다.
"형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알료샤가 작게 중얼거렸다. "형은 그녀가 오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그렇겠지. 그 이야기는 그만두죠." 그녀가 딱 잘라 말했다. "잘 들어요. 난 지금 당신들과 함께 장례식장에 갈 수가 없어요. 그 아이의 관 위에 놓을 꽃은 보냈어요. 아이들에게 돈은 아직 좀 있는 것 같더군요. 만약 필요하게 되면, 앞으로도 내가 그들을 절대 외면하지 않을 거라고 전해 줘요…… 자, 이제 나를 좀 내버려 둬요, 제발. 당신들은 이미 늦었어요, 늦은 미사 종이 울리고 있잖아요…… 제발, 나를 그냥 좀 내버려 둬요!"
III. 일리우셰치카의 장례식. 돌 앞에서의 연설
정말로 그는 늦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를 기다리다 못해 그 없이도 꽃으로 장식한 예쁜 관을 교회로 옮기기로 마음먹은 참이었다. 그것은 가엾은 소년 일리우셰치카의 관이었다. 아이는 미탸의 판결이 내려진 지 이틀 뒤에 세상을 떠났다. 알료샤가 집 대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일리우샤의 친구인 소년들이 소리를 지르며 그를 맞았다. 아이들은 모두 초조하게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가 마침내 온 것을 기뻐했다. 열두 명쯤 모인 아이들은 저마다 책가방과 가방을 어깨에 메고 왔다. '아빠가 우실 거야, 아빠 곁에 있어 줘.' 일리우샤는 죽기 전에 아이들에게 유언을 남겼고 소년들은 그 말을 잊지 않았다. 아이들의 우두머리는 콜랴 크라소트킨이었다.
"오셨군요, 카라마조프! 정말 기뻐요!" 콜랴가 알료샤에게 손을 내밀며 외쳤다. "이곳은 끔찍해요. 정말 차마 볼 수가 없어요. 스네기료프 씨는 취한 게 아니에요. 오늘 아무것도 마시지 않았다는 걸 우리는 확실히 알아요. 그런데도 취한 사람 같아서…… 전 언제나 의연하지만, 이건 정말 끔찍하군요. 카라마조프, 시간 안 뺏을 테니 들어가시기 전에 딱 하나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무슨 일이지, 콜랴?" 알료샤가 걸음을 멈추며 물었다.
"형님이 범인인가요, 아니면 무죄인가요? 아버지를 죽인 건 그분인가요, 아니면 하인인가요? 형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믿을게요. 저 그 생각 때문에 나흘 밤을 꼬박 새웠어요."
"하인이 죽였고, 내 형은 무죄야." 알료샤가 대답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스무로프라는 소년이 갑자기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