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의 형제들 4 · "들어봐요, 형. 단번에 말할게요." 그가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이래요. 내가 형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죠? 잘 들어요. 형은 준비가 되지 않았고, 그런 십자가는 형의 몫이 아니에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준비되지 않은 형에게 그런 순교의 십자가는 필요하지도 않아요. 형이 아버지를 죽였다면 형이 자신의 십자가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형은 결백하고, 그런 십자가는 형에게 너무 과해요. 형은 고통을 통해 자신 안에서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어 했죠. 내 생각엔, 형이 어디로 도망치든 평생 그 다른 사람을 항상 기억만 하세요. 그걸로 충분해요. 형이 큰 십자가의 고통을 짊어지지 않는다는 건, 오히려 형이 스스로 더 큰 빚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 끊임없는 느낌이 평생 형의 거듭남에 도움이 될 거예요. 어쩌면 그곳에 가는 것보다 더 많이요. 왜냐하면 그곳에 가면 형은 견디지 못하고 원망할 것이며, 결국 정말로 '이제 빚은 다 갚았다'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변호사가 이번 사건에서 한 말은 사실이에요. 모든 사람에게 무거운 짐이 맞는 건 아니며, 어떤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죠. 형이 그렇게 내 생각을 원한다면 바로 이게 내 생각이에요. 만약 형의 탈옥 때문에 다른 사람들, 장교나 병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 난 형이 도망치는 걸 '허락하지' 않았을 거예요." 알료샤가 미소 지었다. "하지만 다들 그러더군요. (호송 책임자도 이반 형에게 직접 말했죠.) 수완만 있으면 큰 문책은 없을 것이고 사소한 일로 끝낼 수 있다고요. 물론 이 경우에도 뇌물을 쓰는 건 정직하지 못한 일이죠.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난 판단할 수 없어요. 사실 이반 형이나 카탸가 형을 위해 이 일을 나에게 맡겼다면, 난 뇌물을 써서라도 일을 처리했을 거라는 걸 나도 아니까요. 이건 형에게 솔직하게 말해야겠어요. 그래서 형이 어떻게 행동하든 난 형의 판관이 아니에요. 하지만 난 형을 결코 비난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줘요. 애초에 내가 어떻게 이 일에서 형의 판관이 될 수 있겠어요? 자, 이제 할 말은 다 한 것 같네요." | TRANSREA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