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은 조용했고 탁자 위에는 등불이 타고 있었다. 구석에 있는 간이침대에서는 남동생이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숙여 동생에게 입을 맞추고는 탁자로 다가왔다.
“애비 양님이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고 조류의 흐름을 보아하니 한 시는 되었겠지. 밀물이 들어오고 있어. 치즈윅에 있는 아버지는 물때가 바뀌는 네 시 반이 되기 전에는 내려올 생각을 안 하실 거야. 여섯 시에 찰리를 깨워야지. 여기 앉아 있으면 교회 시계 종소리가 들릴 거야.”
그녀는 아주 조용히 얼마 남지 않은 불길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숄을 몸에 둘렀다.
“불빛 아래 찰리의 움푹 팬 볼은 이제 보이지 않는구나. 가엾은 찰리!”
시계가 두 시를, 세 시를, 네 시를 알렸지만, 그녀는 여자의 인내심과 자신만의 목적을 지닌 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새벽 네 시와 다섯 시 사이, 아침이 밝아올 무렵 그녀는 (자신의 움직임에 찰리가 깨지 않도록) 신발을 벗고 불을 조금씩 다듬었으며, 물을 끓이고 아침 식사를 위해 식탁을 차렸다. 그러고는 등불을 들고 사다리를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작은 꾸러미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주머니와 벽난로 선반, 그리고 가장 높은 선반에 뒤집어 놓은 대접에서 반페니짜리 동전들과 몇 개의 6펜스, 그보다 적은 수의 실링을 꺼내어, 수고스럽게 소리 없이 세어보고는 그중 한 무더기를 따로 떼어놓았다. 그녀가 여전히 그 일에 열중하고 있을 때,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랐다.
'어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남동생이 외쳤다.
"깜짝이야, 찰리."
"깜짝이야? 방금 눈을 떴을 때, 깊은 밤중에 어린 구두쇠 귀신처럼 거기 앉아 있는 누나를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깊은 밤 아니야, 찰리. 이제 곧 아침 여섯 시야."
"정말 그래? 그런데 누나 지금 뭐 하는 거야, 리즈?"
"여전히 네 점을 치고 있었지, 찰리."
"겨우 그게 전부라면 점괘가 너무 보잘것없어 보이는데." 소년이 말했다. "그 작은 돈 무더기는 왜 따로 떼어놓는 거야?"
"너 주려고, 찰리."
"무슨 뜻이야?"
"찰리, 침대에서 나와서 씻고 옷 입어. 그러고 나면 알려줄게."
차분한 그녀의 태도와 낮고 또렷한 목소리는 언제나 그에게 영향을 주었다. 금세 세숫대야에 머리를 박았다가 다시 꺼낸 그는 수건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세상에." 마치 원수라도 되는 양 수건으로 제 얼굴을 벅벅 닦으며 그가 말했다. "누나 같은 애는 처음 봐. 도대체 무슨 꿍꿍이야, 리즈?"
"찰리, 아침 먹을 준비 다 됐니?"
"그럼 차를 따라. 어라! 잠깐만? 저건 꾸러미야?"
"응, 꾸러미야, 찰리."
"설마 저것도 내 거야?"
"그래, 찰리. 정말이야."
아까보다 표정이 훨씬 진지해지고 행동도 느려진 소년은 옷을 다 입고 작은 아침 식탁에 앉아, 놀라움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있잖아, 사랑하는 찰리. 난 지금이 네가 여기서 떠나야 할 적기라고 마음먹었어. 훗날 찾아올 축복 같은 변화는 차치하고서라도, 넌 훨씬 더 행복해질 거고 지금보다 더 잘 살게 될 거야. 당장 다음 달부터라도 말이야. 아니, 당장 다음 주부터라도."
"누나가 어떻게 알아?"
"어떻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찰리, 난 알아." 변함없는 말투와 차분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차마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빵을 자르고 버터를 바르거나 차를 타는 등 다른 소소한 일에만 눈길을 두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맡겨야 해, 찰리. 내가 어떻게든 해 볼 테니. 하지만 넌 떠나야 해."
"누나는 참 예의 차릴 생각도 안 하는군." 소년이 심통이 나서 빵과 버터를 이리저리 던지며 투덜거렸다.
그녀는 대꾸하지 않았다.
"잘 들어." 소년이 갑자기 화가 난 듯 훌쩍이며 소리쳤다. "누나는 이기적인 계집애야. 우리 셋이 먹고살 게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날 쫓아내려는 거잖아."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래, 찰리. 그럼 나도 내가 이기적인 계집애이고, 우리 셋이 먹고살 게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널 쫓아내려 한다고 믿으마."
소년이 그녀에게 달려들어 목을 끌어안았을 때 비로소 그녀의 자제력이 무너졌다. 하지만 그때는 무너져 내려, 그를 붙들고 울음을 터뜨렸다.
"울지 마, 울지 마! 나 갈게, 리즈. 가기로 했어. 날 위해 보내주는 거 다 알아."
"오, 찰리, 찰리, 하늘이 알고 계셔, 내가 진심이라는 걸!"
"그래, 그래. 내가 했던 말은 신경 쓰지 마. 기억하지도 말고. 뽀뽀해 줘."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눈물을 닦고 다시금 강인하고 차분한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그를 놓아주었다.
"자, 들어봐, 사랑하는 찰리. 이건 꼭 해야 할 일이라는 걸 우리 둘 다 알잖아. 그리고 지금 당장 해야만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나만은 알고 있어. 학교에 곧장 가서 이건 우리 둘이 합의한 일이라고 말해. 아버지의 반대를 우리가 꺾을 수 없으니, 아버지는 학교를 절대 괴롭히지 않을 테지만 너를 다시 데려가지도 않을 거라고 말이야. 넌 학교의 자랑거리야. 앞으로 더 큰 자랑이 될 거고, 그들도 네가 자립할 수 있게 도와줄 거야. 가져온 옷가지와 돈을 보여주고, 내가 돈을 더 보낼 거라고 말해. 다른 방법이 없다면, 그날 밤 여기 왔던 두 신사분께 약간의 도움을 청할게."
"잠깐!" 남동생이 다급하게 외쳤다. "내 턱을 잡았던 그 녀석한테는 받지 마! 그 레이번인지 하는 녀석한테는 절대 받지 마!"
어쩌면 그녀의 얼굴과 이마에 붉은 기가 살짝 더 돌았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조용히 집중하도록 손을 그의 입술 위에 얹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점을 명심해, 찰리! 아버지에 대해서는 항상 좋게 말해야 해. 아버지에게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다하렴. 아버지가 배운 게 없어서 네가 배우는 걸 반대하신다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그 일 외에는 다른 어떤 이유로도 아버지를 나쁘게 생각하지 마. 그리고 네가 아는 대로, 누나가 아버지를 얼마나 헌신적으로 대하는지 꼭 말해주렴. 혹시라도 아버지에 대해 네가 처음 듣는 나쁜 이야기를 듣게 되더라도, 그건 사실이 아닐 거야. 명심해, 찰리! 사실이 아닐 거야."
소년은 의아하고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 꼭 기억해! 그건 사실이 아닐 거야. 사랑하는 찰리, 더 할 말은 없어. 다만 착하게 지내고 공부 열심히 하렴. 그리고 여기에서의 옛 생활은 어젯밤 꿈속에서 본 일처럼만 생각하도록 해. 잘 가, 내 소중한 동생!"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그녀는 이 작별의 말에 누나의 사랑이라기보다 엄마의 사랑에 가까운 애정을 담았고, 그 사랑 앞에 소년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소년은 격한 울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가슴에 꼭 껴안은 뒤, 팔로 눈을 가린 채 꾸러미를 들고 문밖으로 달려 나갔다.
겨울날의 하얀 얼굴은 서리 낀 안개에 가려 느릿하게 다가왔고, 강 위의 그림자 같은 배들은 천천히 검은 실체로 변해갔다. 검은 돛대와 야드 뒤편 동쪽 늪지대 위로 핏빛처럼 붉은 태양이 떠올랐는데, 마치 불태워 버린 숲의 잔해로 가득 찬 듯 보였다. 아버지를 찾던 리지는 아버지가 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가 자신을 볼 수 있도록 제방 위에 섰다.
그는 배 한 척 외에는 아무것도 없이 서둘러 다가왔다. 썰물 때 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신비한 힘을 이용해 생계를 꾸리는 듯한, 양서류 같은 인간 무리가 제방 근처에 모여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탄 배가 땅에 닿자, 그들은 진흙을 관조하는 척하며 흩어졌다. 그녀는 무언의 회피가 시작되었음을 깨달았다.
개퍼 역시 육지에 발을 디뎠을 때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에서 그것을 눈치챘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배를 끌어올려 단단히 묶고 노와 키, 밧줄을 꺼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리지의 도움을 받아 이것들을 옮긴 그는 집으로 향했다.
"아빠, 아침 식사 준비할 동안 불 가까이 앉으세요. 요리할 준비는 다 됐고 아빠만 기다렸어요. 정말 꽁꽁 얼었겠어요."
"글쎄, 리지, 난 온기가 전혀 없구나. 그건 확실해. 내 손이 노에 못 박힌 것만 같다. 얼마나 생기가 없는지 좀 봐라!" 그가 손을 들어 보였을 때, 그 손의 색깔과 어쩌면 리지의 얼굴에서 무언가 암시적인 것이 느껴졌는지, 그는 어깨를 돌려 손을 불 쪽으로 내렸다.
"아빠, 설마 그 살인적인 밤에 밖에 계셨던 건 아니죠?"
"아니란다, 얘야. 활활 타오르는 석탄 난로 옆 바지선 위에 누워 있었지. 그 녀석은 어디 있느냐?"
"아빠, 제가 고기를 뒤집는 동안 차에 넣으시라고 브랜디를 조금 준비했어요. 만약 강이 얼어붙으면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질 텐데, 안 그래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