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머가 촛불을 켰다. 불빛 속에 드러난 방문객은 사시 섞인 눈으로 힐끔거리는 험상궂은 사내였다. 사내는 말을 하면서 축축하고 형체도 없으며 털이 다 빠진 낡은 모자를 만지작거렸는데, 그 모자는 마치 물에 빠져 썩어가는 개나 고양이, 혹은 강아지나 새끼 고양이의 사체처럼 보였다.
"자." 모티머가 말했다. "용건이 뭐지?"
"두 신사 양반." 사내가 아첨하듯 비굴한 어조로 대답했다. "두 분 중에 누가 라이트우드 변호사님이신지?"
"내가 라이트우드 변호사다."
"라이트우드 변호사님." 사내는 비굴한 태도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저는 제 이마에 맺힌 땀으로 먹고사는 사람이고, 또 그렇게 먹고살려고 애쓰는 사람입니다. 제 노고의 대가를 한 푼도 떼이지 않으려면, 더 이야기하기 전에 선서를 먼저 하고 싶습니다."
"나는 선서를 받는 사람이 아니네, 친구."
그 방문객은 이 답변을 도무지 믿지 못하겠다는 기색으로, 끈질기게 웅얼거렸다. "알프레드 데이비드……."
"그게 자네 이름인가?" 라이트우드가 물었다.
"제 이름요?" 사내가 대꾸했다. "아뇨, 저는 '알프레드 데이비드'를 하고 싶단 말입니다."
(담배를 피우며 그를 유심히 관찰하던 유진은, 그 말이 '진술서(Affidavit)'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보게 친구," 라이트우드가 나른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나는 선서 따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네."
"그가 자네에게 욕을 할 수는 있지." 유진이 설명했다. "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그 이상의 일은 해줄 수 없네."
이 말에 몹시 당황한 방문객은 물에 빠져 썩어가는 개나 고양이, 혹은 강아지나 새끼 고양이의 사체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채 두 신사 양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마침내 그가 결론을 내렸다.
"그럼 받아 적으셔야겠군요."
"어디에?" 라이트우드가 물었다.
"여기에요." 사내가 말했다. "펜과 잉크로요."
"우선, 용건이 무엇인지부터 말해보게."
"용건은요." 사내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쉰 목소리를 낮추고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말했다. "5천에서 1만 파운드 정도의 현상금에 관한 겁니다. 그게 용건이에요. 살인 사건에 관한 거라고요. 그게 바로 용건입니다."
"탁자 가까이 오게. 앉으라고. 와인 한 잔 하겠나?"
"예, 마시겠습니다." 그 사내가 말했다. "나리들, 속이는 게 아닙니다."
와인이 그에게 건네졌다. 그는 팔꿈치까지 팔을 빳빳하게 펴고 와인을 입안으로 들이붓더니, 오른쪽 뺨으로 옮기며 '이거 어때?' 하는 듯했고, 왼쪽 뺨으로 옮기며 '자네는 또 어떻게 생각하나?' 하는 듯했으며, 꿀꺽 삼키며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지?' 하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입맛을 다시는 모습은 마치 셋 다 '훌륭합니다'라고 대답하는 듯했다.
"한 잔 더 하겠나?"
"네, 그러죠." 그가 다시 대답했다. "거짓말하는 거 아닙니다, 두 신사 양반." 그리고 그는 앞서 했던 동작을 똑같이 반복했다.
"이제," 라이트우드가 말을 꺼냈다. "이름이 뭔가?"
"아니, 그건 너무 성급하시군요, 라이트우드 변호사님." 그는 항의하듯 대꾸했다. "모르시겠습니까, 라이트우드 변호사님? 너무 서두르시는 거 아닙니까. 저는 제 이마에 맺힌 땀으로 5천에서 1만 파운드를 벌어들이려 하는 사람입니다. 제 노고에 정당한 대가를 받으려는 가난한 사람이, 이름조차 받아 적히지 않은 채 선뜻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펜과 잉크, 그리고 종이의 법적 효력을 굳게 믿는 사내의 태도를 존중하여, 라이트우드는 그 수단을 직접 챙기겠느냐는 유진의 눈짓에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유진은 그것들을 탁자로 가져와 서기나 공증인처럼 자리에 앉았다.
"이제," 라이트우드가 말했다. "이름이 뭔가?"
하지만 이 정직한 사내의 이마에 맺힌 땀을 위해서는 여전히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라이트우드 변호사님," 사내가 조건을 내걸었다. "제가 한 말이 틀림없다는 걸 저기 다른 신사 양반께 증인으로 서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저기 다른 신사 양반께서 친절하게 이름과 주소를 제게 던져주실 수 있겠습니까?"
유진은 입에 시가를 문 채 펜을 들고 그에게 명함을 던져 주었다. 천천히 철자를 확인한 사내는 명함을 작게 말더니, 더 천천히 목도리 끝자락에 묶어 두었다.
"자." 라이트우드가 세 번째로 말했다. "이제 준비를 다 마쳤고, 마음도 진정되었으며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는 걸 확실히 확인했다면, 이름이 뭔가?"
"로저 라이더후드입니다."
"거주지는?"
"라이머스 홀입니다."
"하는 일이나 직업은?"
앞선 두 질문만큼 대답이 매끄럽지는 못했지만, 라이더후드 씨는 "물가 사람"이라고 직업을 정의했다.
"전과가 있는가?" 유진이 받아 적으며 나직하게 물었다.
다소 멈칫한 라이더후드 씨는 천연덕스러운 태도로, 저기 다른 신사 양반이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물었던 것 같다고 얼버무렸다.
"문제에 휘말린 적은?" 유진이 물었다.
"한 번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라이더후드 씨가 덧붙였다.)
"혐의는――"
"선원의 지갑을 훔쳤다는 혐의였습니다." 라이더후드 씨가 말했다. "사실 저는 그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로서 그를 돌봐주려던 것뿐이었거든요."
"그 이마에 맺힌 땀으로 말인가?" 유진이 물었다.
"비 오듯 쏟아질 정도로 흘렸죠." 로저 라이더후드가 말했다.
유진은 의자에 깊숙이 기대어 앉아, 또다시 무언가를 기록할 준비가 된 펜을 손에 든 채 느긋하게 밀고자를 바라보며 담배를 피웠다. 라이트우드 또한 느긋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담배를 피웠다.
"자, 다시 받아 적으시죠." 라이더후드가 물에 젖은 모자를 이리저리 뒤집어 보고는 소매로 (애초에 결이 있다면) 결 반대 방향으로 쓱쓱 닦아내며 말했다. "하몬 살인 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개퍼 헥섬이라는 제보를 하겠습니다. 시체를 발견했다는 그 사람 말입니다. 강가와 해안에서 흔히 개퍼라 불리는 제시 헥섬의 손이 바로 그 일을 저질렀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의 손 말입니다."
두 친구는 이전보다 훨씬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무슨 근거로 그런 고발을 하는지 말해 보게." 모티머 라이트우드가 말했다.
"그 근거는 이겁니다." 라이더후드가 소매로 얼굴을 닦으며 대답했다. "저는 개퍼의 동업자였고, 길고 긴 낮과 어둡고 긴 밤 내내 그를 의심했습니다. 제가 그의 방식을 알기 때문이라는 근거입니다. 제가 위험을 감지하고 동업을 깼다는 근거입니다. 그의 딸이 뭐라고 둘러댈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도 그게 무슨 가치가 있을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 애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온 세상과 넓은 하늘을 통틀어 거짓말을 할 테니까요. 강변 도로와 선착장에서 다들 그가 그랬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근거입니다. 그가 범인이기에 제 곁을 떠났다는 근거입니다. 제가 그가 그랬다고 맹세하겠다는 근거입니다. 절 어디든 데려가서 맹세를 시켜도 좋다는 근거입니다. 저는 뒷감당을 피할 생각이 없습니다. 마음을 굳혔습니다. 어디든 저를 데려가시죠."
"그 모든 건 아무것도 아니네." 라이트우드가 말했다.